예측 불가능 변수 여전히 위력 발휘
차분한 정책선거 '머나먼 과제' 전락
역시 대한민국 대선은 막판까지 예측불가능이었다. 표심에 영향을 줄만한 변수가 소진됐다고 했더니 대선 사흘을 남기고 또다른 변수가 쏟아졌다. 여야 인사가 때를 놓치지 않고 '실언성 발언'을 흘렸고, 3위권 후보가 전격사퇴했다. 경찰은 국정원 불법선거운동 의혹 중간수사결과를 밤늦게 갑자기 발표했다. 전부 표심을 흔들만한 대형변수들이다. 대선 사흘전 쏟아진 변수들은 정책중심의 예측가능한 대선은 아직까지 '머나먼 과제'임을 실감케 했다.
◆여야 뒤질새라 실언 경쟁 = 새누리당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16일 "이제는 중립지대 표심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의 게임"이라며 "흑색선전이 난무하면 중립지대의 부동표는 대부분 투표를 기권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이를 '투표 포기 유도' 발언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국민이 투표권 행사를 못하게 하겠다는 새누리당의 투표방해 전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뒤늦게 해명자료를 통해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와 흑색선전이 난무하면 새 정치를 바라는 합리적인 중도·부동층의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트위터에 "꼰대들 '늙은 투표'에 인생 맡기지 말고 '나에게 표를' 던지는 거야"라는 한 신문 대담내용을 리트윗했다가 뒤늦게 삭제했다. 대한노인회는 16일 민주당을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노인을 욕되게 할 뿐만 아니라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는 망언이 반복되는 현실에 분노와 좌절감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과 정 고문의 발언 또는 리트윗은 본인 뜻과는 달리 해석될 수 있는 오해의 소지를 남기면서 상대편 유권자들의 투표를 부르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정희 사퇴 득실 엇갈려 =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는 16일 오후 전격사퇴하면서 사실상 문재인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 전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p 안팎을 기록했다. 그 자체만으론 미미한 수치지만, 박-문 빅2 후보간 격차가 오차범위내인 것을 고려하면 무시할 숫자는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이 전 후보 지지표가 문 후보에게 쏠리면서 문 후보에게 득이 될 것이란 전망과 거꾸로 박 후보 지지세력의 결속력을 높이면서 문 후보에겐 사실상 득이 없을 것이란 예측이 엇갈린다.
◆국정원 수사결과도 연장선 = 경찰은 16일 밤 TV토론이 끝나자마자 국정원 여직원 불법선거운동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국정원 여직원 김 모씨의 개인 컴퓨터 등을 분석한 결과 문 후보에 대한 비방·지지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재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간발표이기는 하지만 민주당의 의혹제기를 묵살하면서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결국 문 후보측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저지른 선거공작이었던 것이 드러났다"며 "문 후보는 정치공작에 대해 사죄하고, 관련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광온 대변인은 "내일(17일)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TV토론이 끝난 한밤 중에 기습적으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명백한 경찰의 선거개입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사결과 발표가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생겼지만, 역으로 경찰의 뒤끝 찜찜한 발표시간은 야권지지층의 결집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전문가는 17일 "우리 대선은 여전히 차분한 정책중심 선거보단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다이나믹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다이나믹한 선거는 흥미를 끄는데는 좋지만 (유권자의) 바른 판단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정치권과 유권자가 함께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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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정책선거 '머나먼 과제' 전락
역시 대한민국 대선은 막판까지 예측불가능이었다. 표심에 영향을 줄만한 변수가 소진됐다고 했더니 대선 사흘을 남기고 또다른 변수가 쏟아졌다. 여야 인사가 때를 놓치지 않고 '실언성 발언'을 흘렸고, 3위권 후보가 전격사퇴했다. 경찰은 국정원 불법선거운동 의혹 중간수사결과를 밤늦게 갑자기 발표했다. 전부 표심을 흔들만한 대형변수들이다. 대선 사흘전 쏟아진 변수들은 정책중심의 예측가능한 대선은 아직까지 '머나먼 과제'임을 실감케 했다.
◆여야 뒤질새라 실언 경쟁 = 새누리당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16일 "이제는 중립지대 표심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의 게임"이라며 "흑색선전이 난무하면 중립지대의 부동표는 대부분 투표를 기권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이를 '투표 포기 유도' 발언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국민이 투표권 행사를 못하게 하겠다는 새누리당의 투표방해 전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뒤늦게 해명자료를 통해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와 흑색선전이 난무하면 새 정치를 바라는 합리적인 중도·부동층의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트위터에 "꼰대들 '늙은 투표'에 인생 맡기지 말고 '나에게 표를' 던지는 거야"라는 한 신문 대담내용을 리트윗했다가 뒤늦게 삭제했다. 대한노인회는 16일 민주당을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노인을 욕되게 할 뿐만 아니라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는 망언이 반복되는 현실에 분노와 좌절감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과 정 고문의 발언 또는 리트윗은 본인 뜻과는 달리 해석될 수 있는 오해의 소지를 남기면서 상대편 유권자들의 투표를 부르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정희 사퇴 득실 엇갈려 =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는 16일 오후 전격사퇴하면서 사실상 문재인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 전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p 안팎을 기록했다. 그 자체만으론 미미한 수치지만, 박-문 빅2 후보간 격차가 오차범위내인 것을 고려하면 무시할 숫자는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이 전 후보 지지표가 문 후보에게 쏠리면서 문 후보에게 득이 될 것이란 전망과 거꾸로 박 후보 지지세력의 결속력을 높이면서 문 후보에겐 사실상 득이 없을 것이란 예측이 엇갈린다.
◆국정원 수사결과도 연장선 = 경찰은 16일 밤 TV토론이 끝나자마자 국정원 여직원 불법선거운동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국정원 여직원 김 모씨의 개인 컴퓨터 등을 분석한 결과 문 후보에 대한 비방·지지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재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간발표이기는 하지만 민주당의 의혹제기를 묵살하면서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결국 문 후보측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저지른 선거공작이었던 것이 드러났다"며 "문 후보는 정치공작에 대해 사죄하고, 관련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광온 대변인은 "내일(17일)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TV토론이 끝난 한밤 중에 기습적으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명백한 경찰의 선거개입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사결과 발표가 민주당에 악재로 작용할 여지가 생겼지만, 역으로 경찰의 뒤끝 찜찜한 발표시간은 야권지지층의 결집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전문가는 17일 "우리 대선은 여전히 차분한 정책중심 선거보단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다이나믹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다이나믹한 선거는 흥미를 끄는데는 좋지만 (유권자의) 바른 판단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정치권과 유권자가 함께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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