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택시잡기 어렵다" "돈이 안된다"
서울시 "내년 3월 의견 수렴, 보완 예정"
서울시가 연말 택시 승차거부로 인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심야전용택시'를 도입했지만 시민들은 물론 운전기사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여전히 심야 시간에 택시를 잡기 어렵다는 반응이며, 기사들은 새벽 1~2시 이후 손님이 끊어져 전일제로 하던 기존 방식보다 돈을 벌기 힘들다고 한다.
서울시는 지난 11일부터 출근시간대(오전 6~9시)와 심야시간대(밤 9시~새벽2시) 택시 수요가 급증하는데 비해 심야에 개인택시 운행율이 급격히 떨어져 택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심야전용택시'를 도입했다.

<서울시가 택시 승차거부로 인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심야전용택시 1479대를 운행하기 시작한 11일 밤 종로 거리에서 시민들이 여전히 택시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시스 박상훈 기자>
심야전용택시는 기존 개인택시의 3부제 운행(2일 운행 후 1일 휴무)과는 달리 월요일~토요일 매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운행하는 개인택시이다. 일요일은 휴무다. 표지판에 쓰인 '개인9'이라는 숫자로 식별할 수 있고 요금은 기존과 동일하다. 일주일에 6일간 운행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3부제 운행보다 근무일수는 많지만 시간상으로는 24시간 이상 적다.
심야전용택시를 도입했지만 시민들의 기대에는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밤 연말송년모임을 한 송 모(48·강남구 역삼동)씨는 "심야전용택시가 다닌다는 말을 듣고 기대가 컸는데 어디에 있는지 한대도 보이지 않았다"며 "택시 잡기가 여전히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들이 택시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심야전용택시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 승차거부를 줄이기 위해선 약 8000대의 택시가 야간에 투입돼야 한다. 심야전용택시 도입에 앞서 서울시가 지원자를 접수한 결과 시에 등록된 개인택시 4만9000대 가운데 1479대(3%)만 신청했다.
택시 승차거부 근절에 필요한 택시와 실제 투입된 택시 대수의 차이가 무려 6500여대에 달하다 보니 심야전용택시로 투입된 1479대만으로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처럼 개인택시 기사들이 심야전용택시를 신청 하지 않는 이유에는 경제적 문제가 크다.
구로동에 거주하는 개인택시 운전자 도 모(50)씨는 "신청자를 모집했지만 새벽 1~2시가 지나면 손님이 뚝 끊어져 수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신청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심야전용택시를 신청한 기사들을 보면 나이가 많아 연말 취객 때문에 심야에 운행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은 것도 심야 택시 부족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씨는 또 "영업시간대를 좀더 앞으로 당기거나 단거리 운행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등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심야전용택시 신청자가 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도 이런 문제에 공감하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인과 개인택시 운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심야전용택시 운행시간대를 결정했지만 개인택시 운영자들이 심야시간대에 운영하기를 꺼리는 게 현실"이라며 "심야전용택시를 몇개월 운영해보고 내년 3월쯤 운전자들의 운행패턴을 분석한 뒤 보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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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년 3월 의견 수렴, 보완 예정"
서울시가 연말 택시 승차거부로 인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심야전용택시'를 도입했지만 시민들은 물론 운전기사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여전히 심야 시간에 택시를 잡기 어렵다는 반응이며, 기사들은 새벽 1~2시 이후 손님이 끊어져 전일제로 하던 기존 방식보다 돈을 벌기 힘들다고 한다.
서울시는 지난 11일부터 출근시간대(오전 6~9시)와 심야시간대(밤 9시~새벽2시) 택시 수요가 급증하는데 비해 심야에 개인택시 운행율이 급격히 떨어져 택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심야전용택시'를 도입했다.

<서울시가 택시 승차거부로 인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심야전용택시 1479대를 운행하기 시작한 11일 밤 종로 거리에서 시민들이 여전히 택시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시스 박상훈 기자>
심야전용택시는 기존 개인택시의 3부제 운행(2일 운행 후 1일 휴무)과는 달리 월요일~토요일 매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운행하는 개인택시이다. 일요일은 휴무다. 표지판에 쓰인 '개인9'이라는 숫자로 식별할 수 있고 요금은 기존과 동일하다. 일주일에 6일간 운행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3부제 운행보다 근무일수는 많지만 시간상으로는 24시간 이상 적다.
심야전용택시를 도입했지만 시민들의 기대에는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밤 연말송년모임을 한 송 모(48·강남구 역삼동)씨는 "심야전용택시가 다닌다는 말을 듣고 기대가 컸는데 어디에 있는지 한대도 보이지 않았다"며 "택시 잡기가 여전히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들이 택시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심야전용택시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 승차거부를 줄이기 위해선 약 8000대의 택시가 야간에 투입돼야 한다. 심야전용택시 도입에 앞서 서울시가 지원자를 접수한 결과 시에 등록된 개인택시 4만9000대 가운데 1479대(3%)만 신청했다.
택시 승차거부 근절에 필요한 택시와 실제 투입된 택시 대수의 차이가 무려 6500여대에 달하다 보니 심야전용택시로 투입된 1479대만으로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처럼 개인택시 기사들이 심야전용택시를 신청 하지 않는 이유에는 경제적 문제가 크다.
구로동에 거주하는 개인택시 운전자 도 모(50)씨는 "신청자를 모집했지만 새벽 1~2시가 지나면 손님이 뚝 끊어져 수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신청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심야전용택시를 신청한 기사들을 보면 나이가 많아 연말 취객 때문에 심야에 운행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은 것도 심야 택시 부족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씨는 또 "영업시간대를 좀더 앞으로 당기거나 단거리 운행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등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심야전용택시 신청자가 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도 이런 문제에 공감하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인과 개인택시 운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심야전용택시 운행시간대를 결정했지만 개인택시 운영자들이 심야시간대에 운영하기를 꺼리는 게 현실"이라며 "심야전용택시를 몇개월 운영해보고 내년 3월쯤 운전자들의 운행패턴을 분석한 뒤 보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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