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서 더욱 아름다워지는 삶의 모습

탐방 - 창단 3주년 맞이한 구미호스피스회

지역내일 2002-02-19
‘사람이 죽지 않고 영원을 산다면 우리의 삶의 모습은 어떠할까’ 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면 우리는 어떠한 말들을 나눌 수 있을까. 죽음이 있기에 삶이 희망차질 수 있다고 답하면 언어적 유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죽어 가는 이들의 모습을 지켜주며 지친 삶에 꿈을 찾고 함께 나누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임종 앞둔 환자 40여명 돌봐
올해로 창단 3주년을 맞는 구미호스피스회. 구미지역에 거주하는 말기나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자유롭게 선택하는 환경 속에서 자신의 삶의 질을 향상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전인적인 간호를 제공하는 단체이다. 종교를 초월한 단체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언제든 달려가며 호스피스회나 구미보건소 또는 각급 병원을 통하여 연결 가능하다.
휠체어나 산소발생기, 산소탱크 등 일반 가정에서 구입하여 환자를 돌보기 힘든 의료기구들도 무료대여하며 전문 의료경력을 가진 간호사와 교육받은 자원봉사자들이 환자의 상태에 맞는 간호뿐만 아니라 가족의 치유에까지 그 활동영역은 넓다. 현재 전임 간호사 2명, 자원봉사자 12명으로 임종을 앞둔 환자 40여명을 돌보고 있다. 말기암 환자와 함께 해 본 가족이라면 이러한 단체에 도움을 받고 싶은 생각이 있겠지만 죽음이라는 현실은 환자자신은 물론이요 가족들조차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으므로 호스피스라는 단어는 여지껏 우리들에게 알려진 것에 비해 낯설기만 하다.

호스피스활동, 단순한 간병은 아니다
구미호스피스회를 이끌고 있는 간호사 강애경씨는 “죽음은 나이순이 아니기 때문에 삶이 더욱 있고 잃는 것 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자신한다. “환자와 봉사자 모두 삶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사람과 많이(?) 남은 사람 사이의 ‘벽 허물기’를 통해 현재 삶에 겸손해 지며 욕심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것이 이 활동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한다.
구미호스피스회 창단과 함께 활동해온 성영진(44)씨. 주변에 좋은 일 하는 사람들을 돕다보니 자신이 이러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홍보부족으로 호스피스회를 찾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환자의 통증이나 고통으로부터 밝은 혜택을 받기를 원한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본인이 말기암이라는 것을 인지 중인 환자를 돌보고 있어요. 이제는 우리 호스피스를 밝게 맞아들이고 있어요. 저는 비록 간호사 치료 후 뒷 수발밖에 한 일이 없지만 얼마나 고마워하시든지… 죽음을 받아들이고 생을 되돌아보는 모습에서 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배우고 있어요.” 말기유방암 환자를 돌보고 있는 박금자(48)씨의 말이다.
호스피스는 단순한 간병인은 아니다. 환자의 간호에서부터 남은 가족의 치유, 경조사까지 함께 한다. 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대신하여 시집가는 딸의 이바지음식도 했다는 호스피스들의 경험담에 겨울이 춥지만은 않다.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활동
봉사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결코 남을 위해하는 일이 아니라고 한다. 자신이 더욱 풍요로워짐에 그 과정이 즐겁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미호스피스회는 뜻 있는 사회단체로 그 자리매김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준비과정도 있었다. 더욱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 속에 사회적 안전망 기구로 자리하길 원한다. 누구든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또 시간과 여유가 되는 사람들의 후원과 자원봉사를 기다린다.
“저는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며 수없이 많은 주검을 보아왔고 빨리빨리 정리해서 치우고 다음 환자를 받아야되는 입장에서 한번도 죽어 가는 사람에 대해 마음을 줘 본적이 없습니다. 나도 언제나 죽을 수 있고 그 전에 내 모습을 가꾸어야 한다는 생각에 호스피스가 되고 싶었습니다.” 지금 막 호스피스회 자원봉사자로 문을 두드린 차병원 간호사 이순옥(43)씨의 참여동기가 바쁘고 사무적인 우리들의 생활을 돌아보게 한다. 사무적인 자세에서 세상을 향해 마음열기를 한 그녀의 결심처럼 우리도 일상의 무미건조함에서 의미 있는 삶을 향한 도전을 한 구미호스피스회 회원들을 만나보자.
매달 첫째주 목요일 6시 LG화재빌딩 11층 구미호스피스회 사무실, 그녀들의 아름다운 경험과 미소가 우리의 가슴을 적셔줄 것 같다.
문의 ☎458-0203(구미호스피스회)

윤은희 리포터 gangcholyun@hanmail.net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