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직후 노동자 잇따라 자살

지역내일 2012-12-24 (수정 2012-12-24 오후 3:20:58)
한진중 이어 현대중사내하청노동자도 … 박근혜 당선인 노동정책 시험대

대통령선거 직후 한진중공업과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가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장기화된 노사갈등 사업장들에서 이어진 자살 사건으로 대통합을 외친 박근혜 새누리당 당선인에겐 노사정책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 21일 한진중공업 노조 최강서 조직차장이 노조탄압 등을 비관해 자살했고, 하루 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에서 노조간부로 활동하던 이운남씨도 투신했다.

최씨는 사망 직전 남긴 메모를 통해 '회사를 증오한다. 가진 자들의 횡포에 졌다. 소해배상 철회하라. 158억 죽어서도 기억한다'며 노조를 상대로 한 한진중공업의 손해배상소송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 '나쁜 생각해서 미안하다. 마음이 너무 아파 슬픔이나 아픔 없는 곳으로 간다. 돈이 무섭다'는 등 가족에게 미안함을 나타냈다.

최씨는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으로 금속노조가 노조를 상대로 한 손배소 철회 등을 요구하며 6월7일부터 198일째 이어오고 있는 천막농성에 참여해왔다. 그는 최근 재취업했지만 회사에 일감이 없어 일을 하지 못해 생활고를 호소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인 최강서씨가 158억 손배가압류를 비관하며 사망한데 이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이 모씨가 투신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진보정의당 노회찬, 조준호 공동대표 및 최고위원, 의원단이 잇따른 노동자들의 사망과 관련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성봉 기자 >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간부 출신 이운남씨는 22일 오후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투신 사망했다. 1997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한 이씨는 2003년 사내하청노조 설립과정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노조간부로 활동하다 해고된 이씨는 2004년 하청노동자 분신사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크레인 농성도 벌였다. 그는 해고된 뒤 택시기사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2일 서울민권연대 최경남 청년활동가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금속노조는 최씨에 대해 "사측에서 노동조합이 운영하는 회사 내 소비조합을 강제로 폐쇄했고 노조 사무실도 영도조선소 밖으로 옮길 것을 통보하는 등 노조를 탄압해왔다"며 "고인이 절망감을 이기지 못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씨의 사망에 대해 "자본의 폭거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살아남은 이들은 남겨진 몫을 다하자"고 했다.

민주노총은 23일 논평에서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3일만에 청년노동자 3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지난 5년보다 더 한 5년이 올 것이라는 암담함이 젊은 청춘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내 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또 "현 정권은 철탑에 있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도록 하고, 손배가압류와 노조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동계는 이번 잇단 노동자 사망에 대해 추모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를 비롯한 지역 노동, 사회단체 등은 24일 오후,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이운남 조직부장 추모 문화제를 연다. 부산 한진중공업지회 역시 매일 한진중공업 정문 앞 촛불문화제를 이어가며, 노동계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연대를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한편 쌍용자동차에서는 지금까지 23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목숨을 잃었고, 지난 4일에는 노조파괴 사업장으로 알려진 유성기업에서 노동자 유 모씨가 우울증으로 자살했다.

이와 함께 금속노조 소속인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지회는 67일째, 유성기업지회는 64일째, 쌍용자동차지부는 34일째 고공농성중이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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