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통합, '획일화' 아닌 '차이에 대한 존중'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역대 새누리당(한나라당) 출신 후보들과 달리 '야권의 전통적 이슈'를 제기하고도 당선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야권이 여권과의 차별화로 야심차게 준비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 의제를, 박 후보가 적극 제기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일찌감치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점을 활용, 관련 이슈를 정책으로 이어가면서 김종인 전 수석 등을 영입해 실천 의지도 강조해왔다. 이를 놓고 야권은 진정성 문제와 실천 가능성 문제를 들어 박 후보를 비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경제민주화' 담론 자체가, 여야 전선을 만드는 차별화 요소는 되지 못했다.
더불어 일찌감치 당내 리더십을 구축해온 박 후보는, 야권이 분열하는 시기에 이와 대조적인 '통합' 이슈까지 제기해 민심을 자극했다. 박 후보가 당선된 데에는, 이런 거대 담론을 선점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큰 패러다임으로 규정하지 못하는 다양한 가치들이 이번 대선에서 표출됐다는 점이다.
문화, 생태, 여가산업(요리) 분야 등의 종사자들이 정치적 집단 움직임을 보였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지했다. 여기에는 △영화계와 대중문화계 유명 인사들 △방송작가 일부 △동물권리와 관련된 일부 단체 △'한식세계화 조리인 연대' 등이 포함된다.
이들 단체 일부 관계자들은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경우 '획일화, 강요된 통합, 비주류 세력에 대한 사회적 탄압'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적 성향이나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선택한 윤여준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이 박근혜 후보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말도 유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윤 위원장은 TV 찬조연설에서 "그분은 국민통합이라는 게 어느 한 특정집단이나 가치를 중심으로 모든 국민이 뭉치는 것을 통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건 통합이 아니라 동원이다. 유신체제 같은거 아닌가요?"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동물과 관련된 정책 질의서에, 박근혜 후보측이 답변을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산업화-민주화 과정에서 '비주류 의제'로 밀려났던 가치들이, 2013년을 앞두고 본격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문화평론가는 "여야를 떠나 '강남좌파'를 부르주아라고 비판하거나, '동물복지'를 배부른 타령이라고 치부하는 사고로는 21세의 다양성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21세기의 통합은 애국심을 자극하는 획일화가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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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역대 새누리당(한나라당) 출신 후보들과 달리 '야권의 전통적 이슈'를 제기하고도 당선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야권이 여권과의 차별화로 야심차게 준비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 의제를, 박 후보가 적극 제기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일찌감치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점을 활용, 관련 이슈를 정책으로 이어가면서 김종인 전 수석 등을 영입해 실천 의지도 강조해왔다. 이를 놓고 야권은 진정성 문제와 실천 가능성 문제를 들어 박 후보를 비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경제민주화' 담론 자체가, 여야 전선을 만드는 차별화 요소는 되지 못했다.
더불어 일찌감치 당내 리더십을 구축해온 박 후보는, 야권이 분열하는 시기에 이와 대조적인 '통합' 이슈까지 제기해 민심을 자극했다. 박 후보가 당선된 데에는, 이런 거대 담론을 선점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큰 패러다임으로 규정하지 못하는 다양한 가치들이 이번 대선에서 표출됐다는 점이다.
문화, 생태, 여가산업(요리) 분야 등의 종사자들이 정치적 집단 움직임을 보였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지했다. 여기에는 △영화계와 대중문화계 유명 인사들 △방송작가 일부 △동물권리와 관련된 일부 단체 △'한식세계화 조리인 연대' 등이 포함된다.
이들 단체 일부 관계자들은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경우 '획일화, 강요된 통합, 비주류 세력에 대한 사회적 탄압'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적 성향이나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선택한 윤여준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이 박근혜 후보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말도 유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윤 위원장은 TV 찬조연설에서 "그분은 국민통합이라는 게 어느 한 특정집단이나 가치를 중심으로 모든 국민이 뭉치는 것을 통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건 통합이 아니라 동원이다. 유신체제 같은거 아닌가요?"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동물과 관련된 정책 질의서에, 박근혜 후보측이 답변을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산업화-민주화 과정에서 '비주류 의제'로 밀려났던 가치들이, 2013년을 앞두고 본격 표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문화평론가는 "여야를 떠나 '강남좌파'를 부르주아라고 비판하거나, '동물복지'를 배부른 타령이라고 치부하는 사고로는 21세의 다양성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21세기의 통합은 애국심을 자극하는 획일화가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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