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면서 농사짓고 수확물로 이웃 돕고

지역내일 2012-12-26
텃밭 일궈 친환경농산물로 나눔 실천
주민 공무원 학생 모두 '도시 농사꾼'

성탄절을 이틀 앞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종로구청. 대학생과 구청 공무원 30여명이 늦은 김장에 한창이다. 지난 10월부터 창신3동 도시텃밭과 부암동 홍씨텃밭농원에서 길러온 배추 200포기를 22일부터 수확한 참이다. 이날 담근 김장김치는 홀몸노인과 기초수급자 가정에 바로 배달됐다.

도심 곳곳에 방치된 자투리땅을 일구는 도시농업이 기부와 만났다. 땀 흘려 가꾼 친환경농산물을 소외된 이웃과 나누는 '농사를 통한 공동체'가 싹트고 있다. 주민과 공무원뿐 아니라 유치원이나 보육시설 어린이들까지 농사짓고 이웃 돕는 '도시 농사꾼' 대열에 속속 합류 중이다.

◆농사와 기부가 만났다 = 종로구에서 새로운 공동체의식 전파에 앞장서고 있는 이들은 대학생과 공무원 동아리다. 대학 연합동아리 '인텔리겐치아'는 농사를 통한 봉사·기부를 목적으로 꾸려진 모임. 종로구와 협약을 맺고 구청 앞 교통섬과 인사동 청석길, 사간동 종로문화원에 조성된 도시텃밭을 돌보고 있다.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공무원 동아리인 '종로애(愛)농부'가 학생들과 함께 한다. 이들은 다른 지자체 도시농업 벤치마킹부터 지역 특성에 맞는 농업 연구, 농산물 재배와 기부, 자매도시 농가돕기 봉사활동 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

강동구는 아예 공무원 가운데 농업 전문가를 양성하며 농사를 통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남춘미 도시농업기반조성반장 등 45명이 '책임농부'가 돼 친환경 농법과 병해충 방제 퇴비 만들기 등 교육을 받으며 상일동 공동체 텃밭을 일군다. 이달 초에는 배추 4000여포기와 무 2600개를 수확해 김장을 했다. 책임농부가 아니라도 공무원들에게 농사는 일상이다. 구는 올해부터 창틀에서 작물을 가꿀 수 있는 '창틀 텃밭'을 조성, 업무 중 농업체험을 하도록 했다. 창틀 텃밭에서도 배추 280포기를 수확해 김장에 보탰다.

도봉구와 은평구에서는 주민들이 유기농 채소를 가꾸며 공동체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도봉구 방학3동과 도봉1동 주민들은 자투리텃밭과 상자텃밭에서 상추 오이 가지 등을 재배해 복지시설과 소외계층 가구에 배달한다.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일곱달 농사로 2개 시설과 26가구 802명이 친환경 야채를 먹을 수 있었다.

창3동 주민들은 동주민센터 옥상텃밭에 씨를 뿌려 싹을 틔운 뒤 인근 '사랑의 주말농장'으로 옮겨 심어 배추 650포기를 수확했다. 이들과 함께 구에서 조성한 도시텃밭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까지 '배추 1포기 기증'에 참여, 지난달 말 함께 김장을 했다. 배추 2000포기로 담근 김치는 한부모 소년소녀가장 홀몸노인 가정이 겨울을 날 밑반찬이다.

은평구 증산동 주민들은 주민센터 옥상에 상자텃밭을 설치해 고추와 방울토마토 상추 등을 기른다, 친환경 야채는 지역 내 홀몸노인 가정에서 식재료로 사용하거나 마을 잔치때 쓴다. 은평구 신사동 산새마을 주민들은 쓰레기에 뒤덮인 마을 공터를 정리해 텃밭으로 일궜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기른 배추와 무로 김치를 담그고 다른 야채와 함께 지역 무료급식소에 기부한다.


도심 텃밭에서 농사를 짓고 친환경농산물을 수확해 이웃과 나누는 이들이 늘고 있다. 도봉구는 지난달 말 주민들과 함께 '1포기 기증' 운동을 펼쳐 배추 2000포기로 김장을 했다. 이동진(뒷줄 가운데) 도봉구청장과 주민들이 한부모 소년소녀가장 홀몸노인 가정에서 겨울을 날 밑반찬을 마련한 뒤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도봉구 제공


◆자연학습체험장 수확물도 = 어린이들이 자연학습 체험을 하면서 기른 야채도 주요 기부 품목이다. 구로구 안양천 어린이 자연체험학습장, 광진구 광장동 자연학습장, 동대문구청 옥상텃밭 등에서 어린이들이 지역 자원봉사자나 공동체 일자리사업 참가자들 도움을 받아 텃밭을 일구고 수확물을 복지시설이나 음식나눔은행에 전달한다.

서울 자치구들은 도시농업과 함께 농업을 통한 나눔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도시텃밭을 가꾸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나눔활동을 통해 도심 속 농업의 순기능과 도시농업이 지닌 사회적 가치를 적극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도 "직접 키운 친환경농산물로 나눔을 실천하는 일이야말로 공동체 문화를 가장 잘 실천하는 것"이라며 "도시농업을 통한 나눔과 베풂을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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