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20년 주기의 불가사의한 수수께끼

지역내일 2012-12-26

윤만하/금융시장연구소 맥란수석연구원

1972년에 유럽 나라들은 정해진 밴드의 범위 내에서 자국통화 환율이 움직이는 스네이크 제도를 도입한다. 20년 후에는 유럽에 단일통화를 만들자면서 마히스트리트 조약을 체결(1992년)한다.

1979년에는 스네이크제도를 정착시키는 EMS통화체제를 발족한다. 자국 환율이 상하한선을 넘어서려고 하면 금리를 올리거나 내려 환율을 안정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20년 후에는 통합통화인 유로를 창출(1999년)한다. 유로 존의 단일통화제로의 이행과정이다.

1992년 마히스트리트 조약을 체결한 20년 후에 유로 존은 유럽안정 메커니즘인 ESM을 발족(2012년)한다. 지금의 유로 존 체제 불안정을 진정시키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다.

한편, 1990년 동서독통합으로 심각한 인플레 발생을 우려한 독일은 고금리체제로 전환한다. 그러자, 외환시장에서는 마르크를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EMS통화체제가 불안정해지는 상황으로 전개된다.

1992년에 들어 영국은 파운드 방어를 위해 자국 금리를 15%까지 인상한다. 이태리가 이 격랑에 휩쓸리면서 자국통화 리라를 7%나 평가 절하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영국과 이태리가 EMS를 탈퇴한다.

이 유럽 통화위기가 전개된 1990년대 초반으로부터 20년이 지난 2010년대 초반에는 유럽에 재정위기가 벌어진다.

20년 전에도 유럽 통화위기 발생

당시는 금융긴축정책이지만 이번은 재정긴축정책이다. 이 직전, 미국은 1988년을 피크로 많은 저축대부조합(S&L)이 도산하는 부동산 버블붕괴를 겪는다. 20년 후에는 서브프라임 부동산 버블붕괴로 대형 금융기관이 도산하는 사태(2008년)를 겪는다. 그리고 두 사태를 벗어나기 위해 모두 저금리정책으로 전환한다.

이처럼 국제금융시장은 20년을 주기로 반복과 순환의 수수께끼(conundrum)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1990년대 초반 당시, 유럽의 통화위기가 일어나자 국제적인 자금들이 유럽에서 빠져나와 미국 등으로 이동한다. 이 자금들은 잠깐 머무르는 듯싶더니, 보다 높은 금리를 찾아 다시 남미와 아시아 등의 개도국으로 옮겨간다.

금융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된 미국은 1994년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다. 이듬해에는 강한 달러정책으로 전환한다. 그러자 개도국에 안주해 있던 국제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멕시코 위기(1995년)와 아시아 위기(1997년)와 러시아 위기(1998년)가 순차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면 내년 이후에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작금의 금융재정위기로 중앙은행이 푼 자금과 유럽을 빠져나온 자금이 어딘가 머물 곳을 찾으려 할 것이다. 아마도 중남미나 아시아 등의 신흥국이 될 게 분명하다. 일부는 원자재 등 상품시장 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2010년대 중반에는 신흥국 위기 올 것

그래서 내년 이후에는 신흥국 시장에 자금이 풍부해질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미 연준이 2010년대 중반쯤에 정책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리라 본다. 이와 함께 강한 달러정책으로 회귀하는 과정을 밟게 될 수도 있다. 2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그러면 일어날 금융경제위기는 자명하다. 지금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금융경제위기가 신흥국으로 이동한다. 그리하여 2010년대 중반은 이들 나라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가 된다. 2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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