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마을르네상스' 200개 마을서 추진 … 지자체 40곳 벤치마킹
노인과 아이들이 함께 합창하는 감동적인 무대, 노을빛을 배경으로 가정집 옥상에서 열린 작음 음악회, 수원화성과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로 변신한 작은 교회 첨탑, 마을사람들이 함께 심은 나무에서 수확한 대추와 밤 ….
경기도 수원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참여하고 소통하면서 스스로 만들어낸 마을만들기 사업의 결과물이다.
수원시는 민선5기 시정구호로 '사람이 반가운 휴먼시티 수원'을 내세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사업이 바로 마을만들기다. 수원시는 마을만들기의 브랜드를 '수원마을르네상스'로 정했다. 사람이 모이는 행사마다 마을르네상스의 의미를 설명하고 전북 진안, 일본 등을 방문해 모범사례를 배웠다. 조례를 만들고 마을만들기 추진단, 마을르네상스센터를 발족하는 등 지원 조직과 체계를 갖추고 2011년 하반기 첫 공모사업을 시작했다.

수원 화서동 꽃뫼버들마을 아파트 주민들이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결성한 꽃뇌징검다리 기타동아리. 사진 수원시 제공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 살기좋은 마을을 만들어갈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동안 공모사업에 참여한 마을만 200곳에 달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오래 전부터 마을만들기 운동이 시작됐지만 지자체가 조례를 만들어 동마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모방식으로 추진한 것은 수원이 처음"이라며 "정조대왕 이후 수원을 바꾸어 놓을 사업이라 할 만큼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마을르네상스 사업에 동참했다. SKC는 서호천 살리기를, 삼성전자는 지동 주민들과 골목벽화 그리기를, 기업은행과 농협도 다양한 지원을 통해 주민들을 응원했다.
수원시는 지난 9월 13일부터 17일까지 7일간 화성행궁과 지동 일대에서 마을르네상스 주간행사를 열었다. 마을을 변화시킨 크고 작은 성과를 발표하고 학술토론회, 국제포럼도 개최했다. 민완식 수원시 마을만들기 추진단장은 "마을만들기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민들과 공감하면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을르네상스 주간은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수원마을르네상스를 따라 배우려는 지자체들도 늘고 있다. 올 한해 마을만들기사업 벤치마킹을 위해 수원을 방문한 지자체는 40곳이 넘는다. 수원시는 내년부터 아예 마을만들기 체험코스를 상품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수원마을르네상스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마을만들기는 일회성 사업이 아니라 주민들이 자발적, 지속적으로 추진해 궁극적으로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고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염 시장은 "수십년간 개발과 성장에 몰두하면서 함께 잘 사는 '공동체정신'을 잃어버렸고 이것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공동체정신을 되살리는 마을만들기"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원시는 연 2회 진행한 공모사업을 내년부터 일상화하기로 했다. 수시로 사업제안을 받아 심사를 거쳐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고, 주민들이 직접 마을만들기 성과를 SNS로 홍보할 수 있도록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근호 수원마을르네상스센터 소장은 "주민만의 힘으로 마을르네상스가 진행될 수 있을까가 마을르네상스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과제"라며 "주민이 사업대상이 아니라 주민이 주체적으로 결실을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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