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권가도 불황 … 거래 반토막

지역내일 2012-12-05
새로운 먹거리 찾아 러시아·브라질 기업들 유치에 눈길 돌려
1000여개 회원사 대표 홍콩증권업협회, 은행 주식거래 규제 요구
홍콩자산운용협회, 대안펀드 규제로 헤지펀드 시장위축 우려

호화찬란한 불빛의 홍콩증권가에도 세계경제의 침체로 인한 불황이 찾아왔다. 주식거래량은 반토막나고 IPO(기업공개)규모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홍콩시장에 큰 역할을 하던 중국경제발전이 주춤거리면서 위기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일 주식거래량 지난해 절반수준 …IPO 급감 = 홍콩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하루 주식거래량은 500억홍콩달러로 지난해 절반으로 감소했다. 미국달러로는 60억달러 수준이다. 뉴욕과 런던시장을 앞지르며 활발하던 IPO시장도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홍콩 현지에서 만난 브라이언 펑(Brian Fung) 홍콩증권협회 회장은 "올해 홍콩에서 IPO건수는 55건, 1000억홍콩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89건, 2600억홍콩달러 보다 급격하게 줄었다"며 "지난 10년간 상장했던 회사들의 60%가 중국관련 기업들인데 중국의 발전이 더뎌지면서 홍콩 IPO시장도 타격을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년 동안 명품브랜드들이 홍콩에 상장을 하면서 홍콩 IPO 시장은 크게 발전했고 특히 중국기업들의 홍콩진출은 홍콩시장발전에 큰 역할을 해 왔다. 브라이언 회장은 "홍콩은 금융업에 대한 제약이 없고 투자자문, 리서치정보 등이 발달되어 최고의 금융 중심지였다"며 "그러나 최근 3년동안 유럽재정위기의 여파와 전 세계적인 실물경기침체로 중국의 발전 속도가 느려지면서 홍콩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의 불황으로 증권가는 대규모 구조조정바람이 불고 있다. UBS와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금융기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감원이 발생하고 이는 중국계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현지 증권업 관계자에 따르면 신규채용은 거의 없고 능력 있는 글로벌 IB 전문 인력들도 일자리를 잃는 경우가 허다한 상황이다.

◆홍콩증권업협회, 수수료 출혈 경쟁 우려 …은행주식거래 규제 요구 = 2003년 금융업 전면개방이후 벌어진 수수료 인하경쟁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다. 특히 은행에서도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 하면서 밥그릇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예전 최저거래수수료는 0.25% 수준이었는데 은행들이 수수료를 하나도 받지 않고 영업을 하면서 증권사들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졌다.

브라이언 회장은 "금융업 개방 이후 증권사들의 수익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수수료 최저선을 만들자는 요구와 함께 은행들의 주식거래를 규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자산운용협회, 95%가 글로벌 기업 …각종 국제적인 규제로 어려움 겪어 =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는 홍콩자산운용사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달 30일 홍콩 현지에서 만난 샐리 웡(Sally Wong) 홍콩자산운용협회 회장은 "그나마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1800여 종류에 달하는 다양한 펀드를 보유하고 있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콩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전체 펀드 판매에서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 64%, 16%였다. 이 비중은 금융위기를 거치며 지난해 각 44%로 같아졌다. 올해 7월에는 채권형 펀드의 판매 비중이 68%까지 높아졌다.

샐리 회장에 따르면 홍콩 자산운용사들은 95%가 중국진출을 위해 홍콩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라 해외 상황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그는 "그런데 현재 홍콩자산운용협회는 경기침체 이외 미국의 세무규정이나 유럽의 AIFMD(대안투자펀드매니저지침H) 도입 등 국제적인 규제로 인한 어려움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7월 도입 예정인 AIFMD는 EU(유럽연합)가 유럽이 아닌 해외 다른 지역에 본사를 둔 유럽의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차입(레버리지)과 위험관리(리스크) 등에 관한 비용을 제한할 방침으로 헤지펀드 시장이 위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교역량 70% 차지하는 중국경제의 안정여부가 관건 = 앞으로 홍콩 증권가가 다시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중국의 경제가 언제, 어떻게 안정되는지가 관건이다. 홍콩 교역량의 70%를 차지하고 홍콩 상장회사의 60%가 중국계 기업이므로 중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회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홍콩 IPO 시장은 외국기업이 홍콩을 거쳐 중국에 가는 방향이었는데 지금은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중국에 있는 기업들이 홍콩을 거쳐 외국으로 나가는 쌍방향으로 IPO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홍콩 증권가는 중국 정권교체에 따른 향후 금융정책의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 체제 출범 이후 중국이 금융을 어느 정도 개방할지와 홍콩에는 어느 수준의 우대정책이 있을지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 증권업협회는 중국의 금융업 개방과 홍콩에 우대정책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캐나다·러시아·브라질 등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런 국제 기업들을 홍콩시장에 끌어들이면 예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