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당당한 어깨를

지역내일 2013-01-10
조재순 성동글로벌경영고등학교 교장

요즘 교육현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일은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지 않으면 인생의 실패자로 오인하여 자식을 잘못 키웠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왜곡된 교육관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의 학생은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해 자기가 돈을 벌어 대학을 가거나 취직을 하는 등 자기 인생을 개척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은 80%이상 학생들이 무작정 대학에 가고 보는 일이다. 고졸 학생들이 대학에 가지 않고 사회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상당히 모험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녀를 돛단배에 태워 망망대해로 보내야

요즈음 청소년, 어른 할 것 없이 자살율이 늘어만 간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이겨내는 끈질긴 도전정신이 부족한 것은 부모가 그렇게 키우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상당수 부모들이 내 자식만은 뒤처지게 할 수 없다며 어떻게 해서든지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 자신의 모든 인생을 걸고 있다.

그러면 자식에게 대학을 가야 뒤처지지 않는 인생을 살 수 있다고 가르치는 부모만 나무랄 것인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가 이제껏 그런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의 행복을 위해 학습한 대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용기를 가지고 자녀를 돛단배에 태워 망망대해로 보내야 한다. 여러 번 실패를 하고도 일어서는 야생화로 키워내야 한다.

고졸 후 취업해 당당히 사회 일원이 되는 사람을 칭찬하고 닮아가도록 키워야 우리나라 인적구조가 바른 모형이 되고 산업의 인적기반이 튼튼해질 수 있다. 연구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부만 대학에 가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질 높은 직업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 사회에 바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어른으로 성장하려는 장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자기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려고 실력을 쌓고 있다. 이런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해주려면 사회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며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선취업 후진학' 제도가 도입돼 취업한 후 3년 이상 근무하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 공사 등에서 특성화고 졸업생에게 취업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길이 멀다. 사회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대학에 모든 것을 거는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고졸학생들에게 취업처 제공은 물론 임금이나 승진 등에서도 대졸생과의 차별이 없는 능력 위주의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 능력이 있는 고졸자가 대졸자보다도 더 높은 연봉을 받는 일이 일반화된 사회가 되어야 한다.

둘째, 특성화고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취업을 한 뒤, 학업의 필요성으로 대학을 가고 싶어 한다면 언제든지 진학할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돼야 한다. 현재 상당수 대학이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문을 열어 놓고 있지만, 아직 도입하지 않은 대학 또한 많다. 또 사내대학을 설립하는 기업체가 있지만, 극소수다. 더 많은 대학과 기업체가 문을 열어야 한다.

'선취업 후진학' 정책 더욱 강력히 추진해야

셋째,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기업체 등에서 고졸학생들에게 일자리와 평생교육을 보장하려는 노력이 우선 되어야 한다. 대기업의 경우 대학등록금을 지원하는 등 배려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체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부분이다.

새 정부가 '선취업 후진학' 정책을 더욱 강력히 추진해 주기를 특성화고 학생들과 부모, 교사 모두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래야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에게 약속한 '국민 대통합, 국민 행복'이 이루어질 수 있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가녀린 어깨를 당당하게 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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