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조지 클루니와 함께 커피 한잔

지역내일 2013-01-14
김의기 세계무역기구(WTO) 참사관

신년 아침에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이렇게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많은 커피메이커들이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 손에 들려있는 것은 조지 클루니가 선전하는 네스프레스다. 네스카페는 이 커피를 만들어 고급 그루메 커피시장을 석권했다. 다른 커피메이커들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본주의는 적자 생존의 법칙이 지배한다는 점에서 자연현상과 유사하다. 자연의 세계는 약자를 동정하지 않는 잔인한 경쟁의 세계이다.

존과 조지는 쌍둥이 형제다. 존은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나왔고, 런던에 있는 큰 은행의 인사국에서 일했다. 안정된 직장에서 높은 보수를 받고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만 2008년 금융위기의 와중에 직장을 잃었다. 그후 그는 재기 불능 상태가 되고 말았다. 50대 초반의 그를 받아 줄 직장이 없었던 것이다.

조지는 공부를 못해서 대학을 가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런던의 택시기사가 되었다. 런던에서 택시기사가 되려면 조그만 골목길까지 전부 암기를 해야 했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런던시가 택시기사의 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기사들의 수입은 존에 못지 않게 괜찮은 편이다. 단점이 있다면 택시기사의 소득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런던의 택시기사

괜찮은 날에는 수백파운드를 벌지만, 재수없는 날에는 기름값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조지는 항상 신경을 쓴다. 어디로 가면 손님이 많고 어디로 가면 길이 잘 빠지는지 항상 연구를 하고 정보를 수집한다. 조지는 실업을 당하는 일이 없다. 그는 80세까지 일하려고 한다.

경제주체들이 항상 긴장상태에 있고 문제가 생길 때 이에 재빨리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어야 건강한 자본주의가 된다. 신이 내린 직장, 안정된 직장은 인간의 모험 추구심과 생존력을 퇴화시킨다. 대형은행과 작은 음식점을 비교해 보자.

대형은행이 도산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정부가 구제해준다. 이것을 아는 은행은 부주의한 경영을 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금융산업의 체질은 약화되고 경쟁력은 취약하다. 경제침체가 오면 제일 먼저 위기에 빠지는 것이 은행이고, 금융산업 전체가 붕괴위험에 처하게 된다.

음식점도 장사가 안되어 문을 닫는 경우를 많이 본다. 문을 닫으면 또 다른 음식점이 들어선다. 나는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고 수많은 사람들이 창업의 모험에 뛰어든다. 손님들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정부의 보호를 받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변화하고 적응한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발전한다. 금융산업과 달리 전요식업이 붕괴의 위험에 빠지는 일이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자연에서나 자본주의에서나 잡초가 온실 화초보다 질기게 산다. 변해야 살기 때문이다.

실패를 통해 배우고 발전한다

경제학은 과거의 통계에 의해 미래를 예측한다. 하지만 통계라는 것은 허무맹랑하다. 미국 사람들이 추수감사절에 먹는 칠면조 이야기다. 주인은 1000일 동안 칠면조를 정말 잘 먹인다. 칠면조는 이를 보고 주인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1000일 동안의 통계에 의해 미래를 예측하면 주인은 앞으로도 그를 사랑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추수감사절이 오자, 그는 그 통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뿔사! 이미 때는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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