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싸우면 둘 다 나쁜 것?

지역내일 2002-02-20 (수정 2002-02-23 오전 11:26:03)
맞는 아이와 때리는 아이는 폭력이 낳은 두 얼굴이다. 힘이 약해서 일방적으로 맞거나 물론 양쪽 다 문제가 있어서 시비 끝에 싸움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힘에 자신이 있는 아이가 먼저 폭력행위를 저지르게 마련이다. 어느 쪽이든 어른에게는 골치가 아프다. 그래서 "너희들 둘 다 나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양비론을 펼치는 교사들이 많다. 교사들에게는 아이들 간의 싸움은 무조건 나쁜 것이고, 때리고 맞는 것은 둘 다에게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은연중에 배어 있다. 그러나 폭력은 그렇게 치부될 문제만은 아니다.
면밀하게 살펴보면 막상 주먹을 뻗어 먼저 상대방을 치는 아이는 힘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폭력성에 길들여져 있는 상태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극한 상황이고, 대부분의 싸움은 힘센 아이의 주도로 끝이 난다. 그것을 적당히 둘 다 나빠라는 양비론으로 덮어두면 때리는 아이는 때리는 습관이 붙고 맞는 아이는 자폐적 절망감에 휩싸인다. 폭력 피해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나 교사 입장에서 개인폭력이든 집단폭력이든 상황을 인지했으면 일단 둘 다 분리시킨 후 제일 먼저 약자에게 피해 사항을 상세히 쓰게 하고, 아울러 주변의 친구나 목격자를 재빨리 불러내어 객관적인 증거나 증언을 채집한다. 시일이 지난 일이면 일기나 증언을 통해 정황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가해자를 조사한다. 그래야만 가해 아이가 오리발을 내밀어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양쪽 보호자를 초치해 화해를 유도할 때 그 증거로 인해 사과와 용납을 유도할 수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힘에 의지하여 폭력을 휘두르면 대가를 치른다는 따끔한 교훈을 새겨주어야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다. 힘이 약해서 맞는 것도 억울한데 둘 다 나쁘다며 사건을 호도하고 은폐하며, 두루뭉실 넘어가는 것이야말로 교사폭력이고 학교폭력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추적 60분 등에 나오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직접 상담해 본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이렇게 양비론에 희생된 이중 피해자가 대부분이다.
때마침 따돌림으로 투신 자살한 과천의 문원초등학교 선정현군의 통곡의 빈 자리 졸업식이 눈물바다를 이루고 있는 시기에 다시 한 번 학교폭력에 대한 어른들의 경각심을 촉구하며, 교사들이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풍토를 만들어주기를 교육당국에 호소한다.

/ 김대유 서문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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