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금호생명 ‘묻지마 투자’] 실사결과도 확인않고 2100억 투자

지역내일 2013-01-16 (수정 2013-01-16 오후 1:50:39)
감사원 "실사 확인했으면 투자 불가능" … 외압 없이는 불가능한 투자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2010년 1월 내부 준법감시인 등의 부정적 의견에도 불구하고 금호생명 지분인수에 2100억원을 투자해 그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15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국민연금운용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부실을 파악하기 위한 회계법인의 자산실사가 진행중인 점을 알고도 실사완료 3일 전에 투자를 결정했다. 더욱이 준법감시인과 리스크관리실, 감사실과 외부 전문기관 등에서 '추가 부실 발생가능성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투자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률 7% 이하 투자전례 없어" = 국민연금공단(공단)은 지난 2010년 1월 12일 금호생명지분을 인수하는 B사모펀드에 2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이 투자는 의혹투성이였다.

공단은 금호생명의 부실을 파악하기 위한 회계법인의 현장실사가 진행중인데도 그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실사완료 3일 전에 전격 투자를 결정했다. 실사결과로 1253억원의 부실자산이 추가 확인됐다. 이를 반영하면 순자산가치는 애초 1362억원에서 109억원으로 크게 낮아진다. 이를 반영해 수익률을 재산정하면 애초 투자를 위해 제시했던 15.7%보다 낮은 최대 7%에 불과하다.

감사원은 "7%의 수익률이면 대체투자위원회에서 투자승인이 거절될 가능성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2008년 이후 7% 이하로 투자를 결정한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6개월 전엔 부실 우려로 투자거절 = 또 공단 대체투자실은 2009년 7월 B사모펀드가 아닌 다른 곳으로부터 금호생명 지분인수 투자 제안을 받고 거절한 바 있다. 금호생명의 해외 투자자산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향후 부실이 얼마나 더 발생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 투자를 하지 않은 이유였다.

당시 금호생명은 고위험 해외자산투자로 2008년 이후 손실이 급증하고 자산건전성이 취약해 기업 인수·합병 대상이었으나 해외자산에 대한 부실논란 등으로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B사모펀드의 투자제안에 대해 내부에서는 모두 투자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준법감시인은 "금호생명은 약 1년간 매각을 타진했음에도 잠재적 부실의 불명확성 등으로 인수자가 없고, 추후 추가 증자의 필요성에 비해 현재 출자가 확정된 금액 3850억원만으로는 사실상 구조개선자금으로 부족하다"며 투자에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내·외부 한목소리 우려 = 리스크관리실도 "기존 외화수익증권의 추가손실요인 발생 등으로 자산손실이 더욱 확대될 수 있어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으로 인해 수익률이 하락할 위험이 존재하고, 금호생명 인수 후 수익을 낼 수 있는 영업구조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역시 부정적 의견을 냈다. 감사실도 "금호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자산 등에 대한 추가 부실 발생가능성을 고려할 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고, 해외부동산 투자에 따른 부실발생으로 인한 추가 수익률 저하가 우려된다"며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공단은 자문기관으로부터 투자제안서의 타당성 검토를 의뢰해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현황자료가 없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투자수익률을 산출했다"는 보고도 받았다.

◆묻지만 투자, 진상규명해야 = 공단은 이 모든 의견을 무시하고 투자를 결정했다. 외압이 있지 않고는 불가능해 보이는 투자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 한 관계자는 "당시 여러 투자조건을 검토한 결과, 투자 직후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았으며 장기적으로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외압의혹이 있음에도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주의조치를 내리는 데 그쳤다. 범죄혐의를 발견하지 못한 상황에서 의혹만으로 더 이상의 조치는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의 노후생활을 책임지는 연금기금의 '묻지마 투자'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치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장병호 김규철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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