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최초로 총리 지명자 사퇴, 새 정부 출범 차질 … 박 당선인 인사방식 전면재검토
박근혜정부 초대총리로 지명된 김용준 후보자가 낙마했다. 지명 5일 만이다. 새 정부 초대총리 지명자가 임명동의안 표결 전에 자진사퇴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1948년 이윤영 총리 내정자가 임명동의 투표에서 부결된 적이 있는 정도다.
김 후보자 사퇴로 새 정부 출범일정도 차질이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방식도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30일 "시스템보다 일부 참모진에 의존하고 검증보다 보안에 신경 쓰는 박 당선인의 인선방식이 빚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가 먼저 사퇴 결심한 듯 = 김 후보자의 사퇴는 전격적이었다. 인수위 관계자는 "29일 오후 김 후보자가 박 당선인을 만났으며,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퇴의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9일 저녁 6시38분쯤 인수위는 "저녁 7시 윤창중 대변인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김 후보자가 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윤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가 '저의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고, 박 당선인에게도 누를 끼쳐드려 국무총리 후보자 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박 당선인과 오늘 오후 면담을 하고 사퇴의사를 밝혔다"면서 "오후 6시8분께 통의동 집무실에서 저와 만나 발표문을 정리해 제가 지금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총리 인선서 검증협조 받지 않아 = 박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 때까지만 해도 청와대 등 관련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아 병역과 납세, 전과 등을 들여다봤다. 당시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검증과정에서 청와대와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김 후보자의 인선은 정부기관의 협조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원 인선 때는 100명이 넘는 위원 후보자를 한꺼번에 검증한 탓에 '보안유출' 우려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총리 인선과정에서는 몇 명만 검증요청을 할 경우, 보안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병역과 부동산 등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인선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결국 그게 화를 자초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 인선방식 바뀔까 = 김 지명자 낙마로 당면한 조각을 비롯한 새 정권의 출범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당선인의 '깜깜이 인선'이 향후 조각과정에서도 또 다른 '부실 인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정부출범 전부터 박 당선인의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 이동흡-김용준으로 이어지는 인선실패 부담이 '박 당선인의 불통' 탓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5일 성인 남녀 15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 당선인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56%에 머물렀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과 비교하면 15~20%P 정도 낮은 수치다.
박 당선인이 인선방식에 변화를 줄지는 미지수다. 2인자를 용납하지 않고, 보안을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 때문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쉽게 바뀌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인선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새 정부 출범 일정부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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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초대총리로 지명된 김용준 후보자가 낙마했다. 지명 5일 만이다. 새 정부 초대총리 지명자가 임명동의안 표결 전에 자진사퇴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1948년 이윤영 총리 내정자가 임명동의 투표에서 부결된 적이 있는 정도다.
김 후보자 사퇴로 새 정부 출범일정도 차질이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방식도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30일 "시스템보다 일부 참모진에 의존하고 검증보다 보안에 신경 쓰는 박 당선인의 인선방식이 빚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가 먼저 사퇴 결심한 듯 = 김 후보자의 사퇴는 전격적이었다. 인수위 관계자는 "29일 오후 김 후보자가 박 당선인을 만났으며,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퇴의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9일 저녁 6시38분쯤 인수위는 "저녁 7시 윤창중 대변인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 "김 후보자가 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윤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가 '저의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고, 박 당선인에게도 누를 끼쳐드려 국무총리 후보자 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박 당선인과 오늘 오후 면담을 하고 사퇴의사를 밝혔다"면서 "오후 6시8분께 통의동 집무실에서 저와 만나 발표문을 정리해 제가 지금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총리 인선서 검증협조 받지 않아 = 박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선 때까지만 해도 청와대 등 관련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아 병역과 납세, 전과 등을 들여다봤다. 당시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검증과정에서 청와대와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김 후보자의 인선은 정부기관의 협조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원 인선 때는 100명이 넘는 위원 후보자를 한꺼번에 검증한 탓에 '보안유출' 우려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총리 인선과정에서는 몇 명만 검증요청을 할 경우, 보안유지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병역과 부동산 등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인선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결국 그게 화를 자초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 인선방식 바뀔까 = 김 지명자 낙마로 당면한 조각을 비롯한 새 정권의 출범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당선인의 '깜깜이 인선'이 향후 조각과정에서도 또 다른 '부실 인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정부출범 전부터 박 당선인의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 이동흡-김용준으로 이어지는 인선실패 부담이 '박 당선인의 불통' 탓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5일 성인 남녀 15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 당선인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56%에 머물렀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과 비교하면 15~20%P 정도 낮은 수치다.
박 당선인이 인선방식에 변화를 줄지는 미지수다. 2인자를 용납하지 않고, 보안을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스타일 때문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쉽게 바뀌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인선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새 정부 출범 일정부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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