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널뛰기가 심상치 않다. 올해 1월 2일 1063.50원(종가기준)으로 시작했던 원달러 환율은 10일 만에 1050원대로 떨어지더니 지난 1일에는 1097.40원으로 껑충 뛰었다. 변동폭도 크다. 올해 들어 2월 4일까지 전일 대비 변동폭(종가기준)의 평균은 4.25원. 그리스 탈퇴로 시끄러웠던 지난해 6월(4.09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환율 변동폭은 지난해 6월 이후 잦아드는 추세였다. 지난해 12월에는 1070원대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을 정도다. 외환시장이 갑자기 요동친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이 긴급 진단했다.
◆정부의 외환시장 대책 강구 움직임이 변동성 높여 =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첫번째 이유는 규제 리스크(위험)다. 올초 외환시장을 되돌아보면 원화강세 흐름이 갑작스레 강해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지난해 말만 해도 1070원대였던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약 10일 만에 105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정책당국엔 비상등이 켜졌다. 원달러 환율이 갑작스레 떨어져 원화 강세가 심해지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당국은 최근 토빈세(금융거래세)까지 거론하는 강수를 던졌다. 그 효과는 무서웠다. 당국의 외환규제가 임박했다고 보고 그동안 원화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에 베팅했던 곳들의 손절매 물량 등이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하루에 11~19원씩 움직이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정미영 삼성선물 센터장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발언이 외국인의 차익실현을 오히려 부추긴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변동성 높이는 외국인 = 여기에 다른 변수들도 복잡하게 얽혔다. 일단 외국인 자금의 흐름도 종잡을 수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외국인 큰 손인 뱅가드 펀드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뱅가드 펀드는 올초부터 국가별 투자비중을 달리하면서 한국 주식을 팔고 있다.
한국 주식을 판 자금이 외환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김익현 과장은 "뱅가드 등의 이유로 외환시장의 유동성이 많아졌다"면서 "지난해 12월보다 최대 3배까지 일평균 거래량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언제까지 이런 출렁임이 지속될까. 당분간은 방향성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화강세라는 기존 기조와 정부개입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이 구두개입으로 환율강세 흐름을 줄이려고 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선 김영숙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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