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협약으로 복지·교육·경제 해법 모색
골목청소부터 일자리창출, 공간기부까지 다양
# 자영업을 하던 박 모(56·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씨. 경기불황으로 폐업 직전에 몰린 지난해 9월 구청 일자리상담센터를 찾았다. 회사를 떠날 나이에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지난 2일 첫 출근을 했다. 구와 '주민 우선채용' 협약을 맺은 아파트단지 경비실이 그의 직장이다.
# 인왕중학교와 명지중학교 학생들은 지난해 7월부터 홍제동과 홍은3동 작은 공원을 돌보고 있다. 2014년 5월까지 공원 청소와 정비를 담당하는 '아름지기'로 활동하기로 한 것. 바쁜 시간을 쪼개 공원청소에 나선 아이들만 벌써 80명에 달한다.
서울 서대문구가 지역 내 개인과 단체 학교 등과 맺은 '업무협약'으로 다양한 효과를 얻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의례적인 행사에 그치고 마는 협약을 한단계 끌어올려 각각 소유한 유·무형의 자산을 지역주민들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15일 구에 따르면 민선5기 들어 2년 6개월간 맺은 협약만 총 129건. 2010년 한국공인회계사협회와 맺은 '지역발전을 위한 양해각서 등 9건을 시작으로 2011년 31건, 지난해 89건까지 협약 건수는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교육기관 26곳, 복지기관 22곳, 민간기업과 종교단체 각각 18곳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협약은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구는 전체 협약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111건 협약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부서마다 아예 '다른 기관과의 업무협약 관리 문서'를 만들어 협약 체결 이후 실제 진행되는 사업까지 하나하나 챙기고 있다.
성과가 큰 부분은 복지 교육 경제 분야. 각각 25건과 24건 22건으로 전체 협약 중 절반이 넘는 55%다. 복지분야에서는 서대문청년회의소 서울우유 등 5곳에서 음식나눔은행(푸드뱅크)에 후원금과 유제품 가공식품 등을 기증, 저소득 주민과 사회복지시설 이용자들이 혜택을 봤다. 교육분야 협약으로 연세대 이화여대 명지대 등 지역 내 대학이 주민들을 위한 평생교육을 지원하고 있고 대학생들은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학습·생활지도를 한다. 경제분야는 특히 일자리창출에 주력했다. 지역 내 어린이집연합회, 연세대학교와 연세의료원 등 7개 기관에서 주민 우선채용 협약을 맺은 뒤 105명을 채용했다.
동네 뒷골목 청소나 공원 가꾸기는 물론 공간 기부까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내놓은 자원은 다양하다. 5개 민간기관과 12개 종교단체는 차량 234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도서관이나 회의실 카페 등을 개방, 주차불편과 문화공간 부족 문제를 덜게 됐다. 지역 중학교와 복지기관 종교단체는 공원과 골목길 청소는 물론 비정기적인 문화공연으로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선물한다. 이밖에 군부대와 재난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는가 하면 프로축구단에서는 지역 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축구교실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나 자원봉사에서 한단계 진화한 지역자원 공유에 대한 구청 안팎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구직자와 구인업체를 연결해주는 유인숙 직업상담사는 "아무래도 구와 협약을 맺은 기관들이다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 눈높이를 조율해간다"고 말했다. 회의실과 강당을 주민 모임과 교양강좌 등에 제공하고 있는 남·북가좌 새마을금고 진광범 이사장은 "동네에서 벌고 있으니 환원하겠다는 뜻에서 동참하고 있다"며 "오가는 주민들이 늘어나니 금고 고객도 느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민간이 갖고 있는 자원을 이웃과 함께 공유하면서 공공기관에서 예산부족으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해결하는 동시에 보다 체계적인 주민참여가 이루어지는 효과를 얻고 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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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청소부터 일자리창출, 공간기부까지 다양
# 자영업을 하던 박 모(56·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씨. 경기불황으로 폐업 직전에 몰린 지난해 9월 구청 일자리상담센터를 찾았다. 회사를 떠날 나이에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지난 2일 첫 출근을 했다. 구와 '주민 우선채용' 협약을 맺은 아파트단지 경비실이 그의 직장이다.
# 인왕중학교와 명지중학교 학생들은 지난해 7월부터 홍제동과 홍은3동 작은 공원을 돌보고 있다. 2014년 5월까지 공원 청소와 정비를 담당하는 '아름지기'로 활동하기로 한 것. 바쁜 시간을 쪼개 공원청소에 나선 아이들만 벌써 80명에 달한다.
서울 서대문구가 지역 내 개인과 단체 학교 등과 맺은 '업무협약'으로 다양한 효과를 얻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의례적인 행사에 그치고 마는 협약을 한단계 끌어올려 각각 소유한 유·무형의 자산을 지역주민들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15일 구에 따르면 민선5기 들어 2년 6개월간 맺은 협약만 총 129건. 2010년 한국공인회계사협회와 맺은 '지역발전을 위한 양해각서 등 9건을 시작으로 2011년 31건, 지난해 89건까지 협약 건수는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교육기관 26곳, 복지기관 22곳, 민간기업과 종교단체 각각 18곳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협약은 단순히 숫자가 늘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구는 전체 협약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111건 협약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부서마다 아예 '다른 기관과의 업무협약 관리 문서'를 만들어 협약 체결 이후 실제 진행되는 사업까지 하나하나 챙기고 있다.
성과가 큰 부분은 복지 교육 경제 분야. 각각 25건과 24건 22건으로 전체 협약 중 절반이 넘는 55%다. 복지분야에서는 서대문청년회의소 서울우유 등 5곳에서 음식나눔은행(푸드뱅크)에 후원금과 유제품 가공식품 등을 기증, 저소득 주민과 사회복지시설 이용자들이 혜택을 봤다. 교육분야 협약으로 연세대 이화여대 명지대 등 지역 내 대학이 주민들을 위한 평생교육을 지원하고 있고 대학생들은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학습·생활지도를 한다. 경제분야는 특히 일자리창출에 주력했다. 지역 내 어린이집연합회, 연세대학교와 연세의료원 등 7개 기관에서 주민 우선채용 협약을 맺은 뒤 105명을 채용했다.
동네 뒷골목 청소나 공원 가꾸기는 물론 공간 기부까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내놓은 자원은 다양하다. 5개 민간기관과 12개 종교단체는 차량 234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도서관이나 회의실 카페 등을 개방, 주차불편과 문화공간 부족 문제를 덜게 됐다. 지역 중학교와 복지기관 종교단체는 공원과 골목길 청소는 물론 비정기적인 문화공연으로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선물한다. 이밖에 군부대와 재난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는가 하면 프로축구단에서는 지역 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축구교실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기부나 자원봉사에서 한단계 진화한 지역자원 공유에 대한 구청 안팎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구직자와 구인업체를 연결해주는 유인숙 직업상담사는 "아무래도 구와 협약을 맺은 기관들이다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 눈높이를 조율해간다"고 말했다. 회의실과 강당을 주민 모임과 교양강좌 등에 제공하고 있는 남·북가좌 새마을금고 진광범 이사장은 "동네에서 벌고 있으니 환원하겠다는 뜻에서 동참하고 있다"며 "오가는 주민들이 늘어나니 금고 고객도 느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석진 구청장은 "민간이 갖고 있는 자원을 이웃과 함께 공유하면서 공공기관에서 예산부족으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을 해결하는 동시에 보다 체계적인 주민참여가 이루어지는 효과를 얻고 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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