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잔치도 ‘재능기부’로

지역내일 2013-02-22
금천구 주민 100명 공연단 꾸려 … 강동 도시농부, 먹거리마당 준비

중요무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를 배우고 전승하는 풍물패, 국악에 대한 재능을 사회적일자리로 연결시키려는 노인단체, 지역 전통문화 복원과 계승을 꿈꾸는 중·고등학생…. 서울 금천구 주민 100명이 공연단을 꾸렸다. 24일 저녁 정월대보름잔치에서 이웃들에게 전통문화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서울 곳곳에서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는 잔치가 열린다. 특히 일부에서는 주민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잔치를 준비, 지역 화합을 꾀해 눈길을 끈다.

주민참여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금천구. 지역 내 34개 단체가 주민 큰잔치 준비위원회까지 꾸렸다. 고광문 청사국악놀이단 단장이 2011년 7월, 공공에서 주도하는 문화행사는 직장인과 청소년이 소외되게 마련이라 주민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행사를 주민 손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한 데서 출발했다. 지난해 말 정월대보름주민한마당 기획팀을 구성했고 이달 1일에는 주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진위 발대식도 했다.

24일 오전 10시 800살 된 은행나무 앞에서 치러질 당산제 등 본 행사를 비롯해 연날리기 쥐불놀이 제기차기대회 등 체험행사 준비까지 34개 단체가 나눠맡았다. 3개 전통시장 상인·고객과 함께 하는 지신밟기, 민요와 판소리 모듬 북 공연, 조선시대 정조대왕 능행때 했다는 금천다리밟기, 달집태우기 등이 예정돼있다.

공공에서 지원하는 예산은 없다. 참가 단체에서 십시일반 모금을 해 현수막을 붙였는가 하면 주민들이 홍보요원이 돼 이웃들 참여를 독려하는 중이다. 엄마들로 구성된 영상동아리는 잔치 전 과정을 영상에 담아 주민들과 나누기 위해 연습현장을 누비고 있다. 고광문 단장은 "주민이 준비하고 참여하는 문화예술은 경제적 빈부를 떠나 주민으로써 자존심과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공동체 일원임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의 동쪽 끝 강동에서는 상일동 공동체텃밭을 경작하는 도시 농부들이 24일 오후 4시부터 달집태우기 한마당을 연다. 텃밭자치회와 텃밭보급소, 그리고 국악을 사랑하는 구 직원들이 함께 한다. 행사에서는 달집에 소원편지 달기, 풍등·복조리 만들기 등 체험마당과 함께 먹거리마당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암사동 텃논에서 수확한 쌀로 오곡주먹밥을 만들고 군고구마와 귀밝이술 부럼을 선보인다.

도시농부들은 대보름 한마당에 풍성한 수확과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기원을 담았다. 박영란 텃밭자치회장은 "흙을 만지고 식물이 자라는 걸 보면서 기다림의 즐거움을 배우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 흐뭇하다"며 "텃밭 작물과 함께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길 소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단위 주민들이 준비한 잔치도 있다. 마포구 서강동과 중구 장충동에서 풍물을 배운 주민들이 이웃 가정의 평안을 빈다. 서강사랑풍물패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장충동 사물놀이패는 25일 오후 1시부터 각 가정을 돌며 주민들 건강과 행복, 소망 성취, 지역경제활성화를 기원한다. 강동구와 금천구에서도 골목잔치가 열린다. 22일 천호동 벽동마을거리제 보존위원회는 마을을 지켜주는 동신에 제사를 지내는 동제와 주민 옻놀이대회를, 시흥3동 '박미사랑마을' 운영위원회는 부침개 경연대회를 연다.

이승옥 장충동주민자치위원장은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서민들 행복지수가 낮은 요즘 흥겨운 지신밟기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장제모 박미마을 운영위원장은 "이번 잔치를 계기로 마을 발전과 주민화합을 기원하는 축제가 정례행사로 정착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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