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희망이다! │서울 중곡초등학교 심은석 교장] “올해도 모두가 행복한 교실을 꿈꾸며”

지역내일 2013-01-24

"선생님들과 함께 김춘수의 '꽃'이란 시를 종종 읊습니다. '내가 그 이름을 불렀을 때 그가 내게로 와 꽃이 된다'는 시구는 참으로 옳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관심과 사랑을 쏟을 때 아이들은 우리에게로 와 이름 그대로의 아이들이 되기 때문입니다."

서울중곡초등학교의 교육환경은 그리 양호한 편이 아니다. 극성엄마보단 저소득 맞벌이가정이 많은 축에 속한다. 아침 저녁 아이들을 돌보기 힘든 집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 중곡초의 돌봄교실이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네 반으로 편성돼 이뤄지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심은석 교장은 "어느 지역 아이들보다 보살핌과 사랑이 필요한 동네"라며 "힘 닿는 데까지 돌보고 있지만 아직도 대기순번표를 들고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아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주변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심성이 거친 아이들이 많았다. 심 교장이 고심 끝에 마련한 대책은 체육활동 활성화. 심성을 곱게 바꾸는 데엔 운동만 한 것이 없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플로어볼(하키형식을 변형한 스포츠)팀을 만들어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것부터 프리테니스(탁구와 테니스를 합한 운동) 클럽으로 전국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음악줄넘기는 금상을, 축구는 서울에서 비공식 3위를 했다.

체육활동 활성화 방침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거친 심성의 아이들을 바꿔놓았다. 거기에다 입상만 해도 심 교장은 동네가 떠나갈 정도로 학생들을 칭찬하고 격려했다. 이른바 '전교짱'인 한 말썽꾸러기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심 교장은 그 아이에게 축구 골키퍼를 맡기며 "네가 우리나라 초등학생 중 최고의 골키퍼"라고 지속적으로 칭찬했다. 경기를 이기면 무조건 그 아이 덕분이라고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녔다. 심 교장은 "자긍심과 자존심을 세워주며 칭찬하니 아이의 심성이 점점 바뀌어 모범생 못지않은 아이가 됐다"며 "칭찬은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중곡초등학교는 학년별 특화된 의무교육을 실시,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3학년은 모두 무료 수영교육을 받아야 한다. 4학년의 경우는 바이올린. 형편이 어려워 평생 바이올린을 만져보지도 못했을 수많은 아이들이 남들 앞에서 3~4곡쯤은 능수능란하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무릎을 치게 된다.

그렇다고 학업성취도 부문을 소홀히 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5학년이 되면 영어, 6학년이 되면 수학에 대한 수준별 이동수업을 받는다. 학교폭력의 시작은 바로 학업부진에서 비롯된다고 믿는 심 교장은 "아이들이 남보다 뒤처진다고 느낄 때 엇나가게 되고, 그게 쌓이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중곡초등학교의 표어는 '너랑, 나랑, 우리랑'이다. 이 표어를 실천하기 위해 교사-학생 멘토링제를 운영하고 있다.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아이들을 골라 선생님이 영화관이나 도서관에 함께 가주는 것이다. 한달에 1, 2번이지만 관심과 사랑을 받는 아이들은 참 많이 변한다.

지난해 큰 효과를 본 적이 있었다. 한 아이의 머리에 머릿니가 있었는데, 반 아이들에게 전부 옮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담임선생님이 멘토링제로 그 아이의 머리를 감겨주고 참빗으로 관리해줘도 집에만 갔다오면 다시 머릿니가 생겨 고심이 많았다. 같은 반 학부모들이 해당 아이의 격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담임이 그 학부모를 지속적으로 찾아가 관리와 관심을 부탁한 끝에 그 아이의 머릿니가 사라졌다. 심 교장은 "그 과정은 참 힘들었지만 결과가 좋았다"며 "관심과 사랑이 없다면 교육이 아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학교에 있을 때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행복해진다는 심 교장은 "올 한해도 '모두가 행복한 교실'을 목표로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다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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