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격'의 미묘한 함수 … '4강 사절단'이 핵심
대통령 취임식은 국내용 행사이면서 동시에 외교의 무대다. 주요국 외교사절이 참석하고, 접견과 연회 등을 통해 '관계'를 확인하고 형성해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도 마찬가지. 미국과 중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을 비롯해 20여명의 경축사절과 140여명의 각국 외교사절이 참여했다. 20여명의 경축사절은 내일까지 박 대통령과 직접 만나 양국간 현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날 취임식에 장관급인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특사단장으로 파견했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의 경우 국무장관이 직접 참석했던 것과는 달라진 풍경이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르면 3월 중 방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닐런 보좌관은 최근 박 대통령이 미국에 파견한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을 접견하기도 한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이다.
특사단에 포함된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관심 인물이다. 지난해 4월과 8월 평양을 극비 방문했던 그는 지난달 미국정부 대표단 자격으로 박 당선인을 접견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중국은 여성으로 가장 높은 직위인 류옌둥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교육·문화·과학 담당 국무위원을 특별대표로 보냈다. 류 국무위원은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부총리에 오를 것이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특히 류 국무위원은 24일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를 방문, 박 대통령 재학시절과 명예박사 수여식 사진 등이 담긴 홍보영상을 시청하는 등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도 첫 특사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하는 등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5월 우리 나라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총서기를 첫 정상회담 당사자로 선택할 가능성에 이어, 미국보다 중국을 먼저 방문할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다. 시진핑 총서기와는 지난 2005년 만난 인연이 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에 이어 내각 서열 2위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을 특사로 파견했다. 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 10여명을 포함시켜 중량급 특사단을 구성했다. 최근 경색국면에 빠진 한일관계를 회복하고 중일 영토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는 앞서 "나의 할아버지(기시 노부스케·외조부)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절친"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두 차례 식사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22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강연)
하지만 박 대통령은 최근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인 시절 일본의 축하특사 파견에 대해 답방 특사를 보내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러시아는 빅토르 이샤예프 부총리 겸 극동개발부 장관을 특사로 보냈다. 한-러 경제공동위원회의 러시아 측 위원장이긴 하지만 정부내 비중은 높지 않은 인물로 알려졌다. 한러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것이 외교가의 평가. 외교가 관계자는 "러시아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예우도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선 이후에 이것이 드러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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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식은 국내용 행사이면서 동시에 외교의 무대다. 주요국 외교사절이 참석하고, 접견과 연회 등을 통해 '관계'를 확인하고 형성해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도 마찬가지. 미국과 중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을 비롯해 20여명의 경축사절과 140여명의 각국 외교사절이 참여했다. 20여명의 경축사절은 내일까지 박 대통령과 직접 만나 양국간 현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날 취임식에 장관급인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특사단장으로 파견했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의 경우 국무장관이 직접 참석했던 것과는 달라진 풍경이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르면 3월 중 방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닐런 보좌관은 최근 박 대통령이 미국에 파견한 한미정책협의대표단을 접견하기도 한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이다.
특사단에 포함된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관심 인물이다. 지난해 4월과 8월 평양을 극비 방문했던 그는 지난달 미국정부 대표단 자격으로 박 당선인을 접견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중국은 여성으로 가장 높은 직위인 류옌둥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교육·문화·과학 담당 국무위원을 특별대표로 보냈다. 류 국무위원은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부총리에 오를 것이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특히 류 국무위원은 24일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를 방문, 박 대통령 재학시절과 명예박사 수여식 사진 등이 담긴 홍보영상을 시청하는 등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도 첫 특사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하는 등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5월 우리 나라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총서기를 첫 정상회담 당사자로 선택할 가능성에 이어, 미국보다 중국을 먼저 방문할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다. 시진핑 총서기와는 지난 2005년 만난 인연이 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에 이어 내각 서열 2위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을 특사로 파견했다. 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 10여명을 포함시켜 중량급 특사단을 구성했다. 최근 경색국면에 빠진 한일관계를 회복하고 중일 영토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는 앞서 "나의 할아버지(기시 노부스케·외조부)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절친"이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두 차례 식사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22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강연)
하지만 박 대통령은 최근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인 시절 일본의 축하특사 파견에 대해 답방 특사를 보내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러시아는 빅토르 이샤예프 부총리 겸 극동개발부 장관을 특사로 보냈다. 한-러 경제공동위원회의 러시아 측 위원장이긴 하지만 정부내 비중은 높지 않은 인물로 알려졌다. 한러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것이 외교가의 평가. 외교가 관계자는 "러시아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예우도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선 이후에 이것이 드러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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