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경제를 살리는 정치와 죽이는 정치

지역내일 2013-03-04

이탈리아의 우익 정치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다시 정치권에 등장하면서 유로존의 경제가 휘청거린다. 이탈리아 경제를 망친 총리가 긴축을 반대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에 호소, 제2당이 되었다. 이탈리아의 정국불안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

미국 역시 연방 예산 삭감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른바 '시퀘스터 위기'라는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다. 미국과 유럽은 세계경제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의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와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동시에 전개되면서 온 지구촌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미국 유럽을 제외한 유일한 선진국으로 자처했던 일본이 화폐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20년간 계속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극우 아베 총리가 엔저라는 극약 처방을 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화폐전쟁에 우익세력을 부추겨 영토분란까지 일으켰다.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꼴이다. 이는 1930년대 독일을 연상시킨다.

1930년대 대공황을 거치면서 독일에는 히틀러가 등장했고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1930년대 대공황은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을 붕괴시키고 나치 히틀러를 총통으로 만들었다. 당시 이탈리아에서도 파시스트 무솔리니 독재가, 일본에서도 도죠 히데끼를 우두머리로 하는 군국주의 세력이 등장했다. 이들 주축세력이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으로 무수한 양민들이 학살당했다.

루스벨트의 길, 히틀러나 무솔리니의 길

장기불황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수 있다. 장기불황이 이어지면 히틀러나 무솔리니와 같은 대중선동가가 등장했던 게 과거 역사였다. 이들은 포퓰리즘을 통해 권력을 잡고 중간층과 우익세력을 극우화시켜 민주주의를 처참하게 짓밟았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장기불황은 중간층이 없었던 러시아에서는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켰고, 식민지 중국에서는 민족해방운동을 고양시켰다. 미국에서는 1930년대 대공황 때 중간층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은 루스벨트 대통령이 집권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를 통해 미국을 세계 제1의 강대국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장기불황 속에 중간층이 어느 쪽으로 가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정치적인 방향, 국민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장기불황의 초입에 와 있다. 향후 5년 안에 우리 경제가 불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 다수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를 부흥시킨다는 총론은 있지만 구체적인 각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는 방향은 매우 적절해 보이지만 그 세부 방안도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박근혜정부는 이명박정부 5년이 만들어 놓은 내수 피폐와 가계·정부부채라는 무거운 짐을 질 수밖에 없다. 무거운 부채 탓에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도 제한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루스벨트처럼 경제민주화를 할 수 있을까. 과연 재벌 대신 '경쟁력 있는 대기업'으로 경제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한국사회 풍토에서 미국식 IT 벤처 신화는 불가능하다. 국민들은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회의가 싹트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중간층이 5년 뒤에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국가 아닌 국민이 우리 기업과 국가경쟁력 키워

어떤 정부, 어떤 대통령이든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역사에 빛나는 정부,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 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정부, 그러한 대통령은 그리 많지 않다. 방향도 옳아야 하고 구체적 실천이 함께 곁들여져야 하기 때문이다.

방향이 아예 틀리면 히틀러가 될 수도 있고, 방향은 옳지만 구체적 실천이 담보되지 못한다면 평범한 대통령에 그치게 될 것이다. 두 가지 모두 다 잘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방향이 옳더라도 구체적 실천은 더 어렵다. 기득권 세력이 완강하게 저항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잘못될 확률이 75% 이상이다.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온 것은 정치가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저력 때문이다. 그 저력의 핵심은 교육열이다. 부모들이 자식들을 잘 교육시켜 생산성과 효율을 높인 것이다. 이처럼 국가가 아닌 국민들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물론 훌륭한 정치가 있으면 우리는 곧바로 선진국으로 도약한다. 훌륭한 정치는 중간층이 어느 쪽에 서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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