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시설종사자 치유교실 운영
새 복지기관 개관 전 우선 체험도
"어느 게 오래 가요?" "(줄기나 잎에 물을 많이 저장하는) 다육식물이라 대체로 오래 살아요. 그냥 마음에 드시는 걸 선택하시면 돼요."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 42길 송파여성문화회관 4층. 곧 문을 열 예정인 복합 노인복지시설 '송파 실벗뜨락'을 노인 아닌 중년 여성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한쪽에서는 나무상자로 화분을 만들어 식물을 심는가 하면 다른 한 켠에서는 휴대전화에 꽂을 장신구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여성들은 모두 지역 내 노인복지시설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노인돌보미들이다.
송파구가 구에서 운영하는 노인복지시설 종사자들을 위한 치유과정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송파노인요양센터와 송파노인종합복지관 근무자들을 초대해 웃음치료와 미용치료 운동치료 명상치료 치유음악교실 등 평소 그들이 시설에서 노인들에게 제공하던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지역 내에서 운영 중인 노인복지시설은 경로당을 포함해 총 280여개. 여기서 일하는 이들은 법인이 운영하는 4개 시설만 해도 300여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우선 구에서 운영하는 2개 시설에서 일하는 125명 가운데 118명이 하루 여유시간을 갖도록 했다.
시설 대신 실벗뜨락으로 출근해 웃음치료 특강으로 느직하게 아침을 연 뒤 음악을 들으며 도시락을 먹고 차를 마시며 그림이나 현악4중주 피아노 색소폰 연주를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손발톱과 머리 피부를 다듬어주는 걸 즐겼는가 하면 목공예와 천연비누 장신구 바리스타 체험을 하며 흥을 돋웠고 마사지와 호흡법을 겸한 운동치료까지 받으면 꼬박 하루가 지나간다.
송파구에서 이색적인 치유과정을 마련한 이유는 있다.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임금이 낮은데다 업무량은 많은데 사회적으로 그다지 대접을 받지 못하는 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심지어 언어폭력이나 성희롱에 시달리면서도 헌신과 봉사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감내한다.
이춘복 노인청소년과장은 "복지시설 가운데서도 특히 노인시설 종사자들 근무환경이 가장 열악하다"며 "상담·요양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육체적 어려움이 많지만 이에 대한 지침이나 치유체계는 없는 상황이라 치유시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돌보는 이들 숫자를 늘리고 급여를 인상하는 처우개선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하는 일이라 대신 기초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개관을 눈앞에 둔 실벗뜨락 시설을 점검해볼 기회이기도 했다. 시설 종사자들이 하루를 보내며 즐긴 각종 체험은 실벗뜨락이 문을 연 뒤에는 지역 내 노인들이 이용할 서비스이기도 하다. 이 과장은 "시설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건 종사자들이라 개관을 앞두고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의견을 듣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단 하루이긴 하지만 돌봄을 받는 대상이 된 여성들 반응은 '대만족'이다. 구립 노인요양센터에서 일하는 고경숙(51) 이춘화(52) 요양보호사는 "센터에서 정기교육을 하지만 감염관리나 친절 등 노인들을 보다 잘 돌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라며 "평소에 돌보는 이들처럼 대우를 받으며 하루를 보내니 너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두 요양보호사는 밤 근무를 마친 뒤 바로 실벗뜨락으로 출근했다면서도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두순(40) 송파노인복지관 데이케어센터 사회복지사는 "치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평소에는 그냥 집에서 쉬고 말지 별도로 시간을 내지는 않는다"면서도 "센터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에게 권하고 싶은 교육이고 교육내용을 센터에서 응용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승미 실벗뜨락 사회복지사는 "대부분 '공주대접 받았다' '행복하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교육 참가자들 의견을 듣고 다른 복지시설 종사자들에게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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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복지기관 개관 전 우선 체험도
"어느 게 오래 가요?" "(줄기나 잎에 물을 많이 저장하는) 다육식물이라 대체로 오래 살아요. 그냥 마음에 드시는 걸 선택하시면 돼요."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 42길 송파여성문화회관 4층. 곧 문을 열 예정인 복합 노인복지시설 '송파 실벗뜨락'을 노인 아닌 중년 여성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한쪽에서는 나무상자로 화분을 만들어 식물을 심는가 하면 다른 한 켠에서는 휴대전화에 꽂을 장신구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여성들은 모두 지역 내 노인복지시설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노인돌보미들이다.
송파구가 구에서 운영하는 노인복지시설 종사자들을 위한 치유과정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송파노인요양센터와 송파노인종합복지관 근무자들을 초대해 웃음치료와 미용치료 운동치료 명상치료 치유음악교실 등 평소 그들이 시설에서 노인들에게 제공하던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지역 내에서 운영 중인 노인복지시설은 경로당을 포함해 총 280여개. 여기서 일하는 이들은 법인이 운영하는 4개 시설만 해도 300여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우선 구에서 운영하는 2개 시설에서 일하는 125명 가운데 118명이 하루 여유시간을 갖도록 했다.
시설 대신 실벗뜨락으로 출근해 웃음치료 특강으로 느직하게 아침을 연 뒤 음악을 들으며 도시락을 먹고 차를 마시며 그림이나 현악4중주 피아노 색소폰 연주를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손발톱과 머리 피부를 다듬어주는 걸 즐겼는가 하면 목공예와 천연비누 장신구 바리스타 체험을 하며 흥을 돋웠고 마사지와 호흡법을 겸한 운동치료까지 받으면 꼬박 하루가 지나간다.
송파구에서 이색적인 치유과정을 마련한 이유는 있다.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임금이 낮은데다 업무량은 많은데 사회적으로 그다지 대접을 받지 못하는 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심지어 언어폭력이나 성희롱에 시달리면서도 헌신과 봉사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감내한다.
이춘복 노인청소년과장은 "복지시설 가운데서도 특히 노인시설 종사자들 근무환경이 가장 열악하다"며 "상담·요양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육체적 어려움이 많지만 이에 대한 지침이나 치유체계는 없는 상황이라 치유시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돌보는 이들 숫자를 늘리고 급여를 인상하는 처우개선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나서야 하는 일이라 대신 기초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개관을 눈앞에 둔 실벗뜨락 시설을 점검해볼 기회이기도 했다. 시설 종사자들이 하루를 보내며 즐긴 각종 체험은 실벗뜨락이 문을 연 뒤에는 지역 내 노인들이 이용할 서비스이기도 하다. 이 과장은 "시설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건 종사자들이라 개관을 앞두고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의견을 듣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단 하루이긴 하지만 돌봄을 받는 대상이 된 여성들 반응은 '대만족'이다. 구립 노인요양센터에서 일하는 고경숙(51) 이춘화(52) 요양보호사는 "센터에서 정기교육을 하지만 감염관리나 친절 등 노인들을 보다 잘 돌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라며 "평소에 돌보는 이들처럼 대우를 받으며 하루를 보내니 너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두 요양보호사는 밤 근무를 마친 뒤 바로 실벗뜨락으로 출근했다면서도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두순(40) 송파노인복지관 데이케어센터 사회복지사는 "치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평소에는 그냥 집에서 쉬고 말지 별도로 시간을 내지는 않는다"면서도 "센터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에게 권하고 싶은 교육이고 교육내용을 센터에서 응용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승미 실벗뜨락 사회복지사는 "대부분 '공주대접 받았다' '행복하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교육 참가자들 의견을 듣고 다른 복지시설 종사자들에게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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