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문화감성교육' 눈길 … 노동에 지친 마음 치유 효과도
"시간 (가는 게) 아깝죠? 더 봐야 하는데…." "공지 뜨자마자 마감돼서 대기자도 많았어요." "희망자가 많으면 (행사를) 또한번 하죠."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전시회에 차성수 구청장을 비롯한 금천구 공무원 50명이 집단 나들이에 나섰다. '구청장과 함께 하는 문화·감성교육' 일환이다. 문화감성교육은 '감성에 휴식을 더한' 프로그램. 예술작품을 관람하고 감상평이나 토론을 하면서 감성충전 기회를 갖자는 취지다.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도 있다.
문화감성교육 출발은 지난해 진행한 '오후의 데이트'. 5급 이상 간부들의 성북구 마을지원센터와 장수마을 견학이 시작. 부구청장과 신규 직원들이 지역 도보여행을 하며 식사를 함께 했고 '친절직원' 12명은 구청장과 경기도 안양예술공원을 찾았다. '나미나라공화국'이라는 별칭이 붙은 남이섬 여행도 직원 30여명과 구청장이 함께 다녀왔다.
올해 첫 문화감성교육은 어느때보다 반응이 좋았다. 당초 30명 가량 계획했는데 반응이 좋아 아예 전문가 설명을 들을 수 있는 50명까지 확대, '대형 버스 한 대'를 채웠다. 전문가 설명과 함께 주요 작품을 둘러보고 다시 자유 관람시간을 가진 뒤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찻집이 붐벼 직원들이 삼삼오오 흩어진 가운데 차 구청장은 김영화 과장과 강성주 팀장, 이민영·한숙영 주무관이 자리한 세무1과에 합류했다. 그는 '고흐의 마을'이라 일컬어지는 프랑스 파리 근교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 이야기로 물꼬를 텄다. "고흐가 자살했던 하숙집이 그대로 보존돼있고 그림 속에 나오는 교회, 심지어 밀밭에 난 길도 100여년 전 모습 그대로예요." 중학시절 적록색맹 때문에 미술과목에서 낙제점을 받고는 그림에 대한 흥미를 잃었지만 마흔이 넘어 한 미술사학도에게 좋은 그림 보는 방법을 배우고는 재미를 붙이게 됐다고 개인사도 털어놨다.
그림에서 출발했지만 대화는 그림에 머물지 않았다. 차 구청장이 "자유롭게 그림을 보고 감상하고 토론을 나누는 동호회를 만들고 평생학습관에 강좌를 개설하면 어떠냐"고 제안하자 김영화 과장은 "열명만 모여도 강사료는 충분하다"고 맞장구쳤다. 강성주 팀장은 "이런 걸 느껴야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술을 주제로 한 직원 배낭여행'에 의지를 보였다. 100년 넘도록 주민들이 합심해 옛 정취를 지켜온 오베르는 금천에서 열의를 쏟고 있는 마을공동체와 연결됐다.
'감성+휴식'이라는 기획 취지는 주효했다. 행사 뒤 참석자 50명이 매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83점. 심신재충전 항목은 4.93점이라는 높은 점수가 나왔다. 한 간부는 "50대 이상이 참여하려 했을 때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는데 재충전의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구청장과의 소통도 만족스러웠다는 평이다. 이민영 세무1과 주무관은 "구청장과 가까이서 대화할 기회가 거의 없어 어렵고 불편하기도 했다"면서도 "함께 작품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구는 직원들 평에 힘입어 이달 안으로 고흐전 관람을 한차례 더 마련할 계획이다. 김화숙 행정지원과 역량개발팀장은 "공무원도 감정노동을 하는 직업이라 치유시간을 마련했다"며 "업무나 민원 처리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차성수 구청장은 "일정이 밀려 취소할까도 했으나 직원과 약속이 우선이라 참여했다"며 "전체 직원과 얘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지만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얻는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시간 (가는 게) 아깝죠? 더 봐야 하는데…." "공지 뜨자마자 마감돼서 대기자도 많았어요." "희망자가 많으면 (행사를) 또한번 하죠."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전시회에 차성수 구청장을 비롯한 금천구 공무원 50명이 집단 나들이에 나섰다. '구청장과 함께 하는 문화·감성교육' 일환이다. 문화감성교육은 '감성에 휴식을 더한' 프로그램. 예술작품을 관람하고 감상평이나 토론을 하면서 감성충전 기회를 갖자는 취지다.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도 있다.
문화감성교육 출발은 지난해 진행한 '오후의 데이트'. 5급 이상 간부들의 성북구 마을지원센터와 장수마을 견학이 시작. 부구청장과 신규 직원들이 지역 도보여행을 하며 식사를 함께 했고 '친절직원' 12명은 구청장과 경기도 안양예술공원을 찾았다. '나미나라공화국'이라는 별칭이 붙은 남이섬 여행도 직원 30여명과 구청장이 함께 다녀왔다.
올해 첫 문화감성교육은 어느때보다 반응이 좋았다. 당초 30명 가량 계획했는데 반응이 좋아 아예 전문가 설명을 들을 수 있는 50명까지 확대, '대형 버스 한 대'를 채웠다. 전문가 설명과 함께 주요 작품을 둘러보고 다시 자유 관람시간을 가진 뒤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찻집이 붐벼 직원들이 삼삼오오 흩어진 가운데 차 구청장은 김영화 과장과 강성주 팀장, 이민영·한숙영 주무관이 자리한 세무1과에 합류했다. 그는 '고흐의 마을'이라 일컬어지는 프랑스 파리 근교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 이야기로 물꼬를 텄다. "고흐가 자살했던 하숙집이 그대로 보존돼있고 그림 속에 나오는 교회, 심지어 밀밭에 난 길도 100여년 전 모습 그대로예요." 중학시절 적록색맹 때문에 미술과목에서 낙제점을 받고는 그림에 대한 흥미를 잃었지만 마흔이 넘어 한 미술사학도에게 좋은 그림 보는 방법을 배우고는 재미를 붙이게 됐다고 개인사도 털어놨다.
그림에서 출발했지만 대화는 그림에 머물지 않았다. 차 구청장이 "자유롭게 그림을 보고 감상하고 토론을 나누는 동호회를 만들고 평생학습관에 강좌를 개설하면 어떠냐"고 제안하자 김영화 과장은 "열명만 모여도 강사료는 충분하다"고 맞장구쳤다. 강성주 팀장은 "이런 걸 느껴야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술을 주제로 한 직원 배낭여행'에 의지를 보였다. 100년 넘도록 주민들이 합심해 옛 정취를 지켜온 오베르는 금천에서 열의를 쏟고 있는 마을공동체와 연결됐다.
'감성+휴식'이라는 기획 취지는 주효했다. 행사 뒤 참석자 50명이 매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83점. 심신재충전 항목은 4.93점이라는 높은 점수가 나왔다. 한 간부는 "50대 이상이 참여하려 했을 때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는데 재충전의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구청장과의 소통도 만족스러웠다는 평이다. 이민영 세무1과 주무관은 "구청장과 가까이서 대화할 기회가 거의 없어 어렵고 불편하기도 했다"면서도 "함께 작품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구는 직원들 평에 힘입어 이달 안으로 고흐전 관람을 한차례 더 마련할 계획이다. 김화숙 행정지원과 역량개발팀장은 "공무원도 감정노동을 하는 직업이라 치유시간을 마련했다"며 "업무나 민원 처리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차성수 구청장은 "일정이 밀려 취소할까도 했으나 직원과 약속이 우선이라 참여했다"며 "전체 직원과 얘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지만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얻는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