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속으로 빠진 이창승씨 납치사건 <사진있음>

납치 주범 검거직전 음독자살, 자살 배후 의혹 커져

지역내일 2002-03-01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던 코아그룹 이창승(55세) 회장의 납치사건이 점점 더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씨 납치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조 모(47세)씨와 공범 강 모(40세)씨가 28일 오후 검거 직전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하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난 것. 납치사건의 전모를 밝힐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씨가 ''자살''을 선택함으로써, 이창승 회장 납치사건은 자살배후로까지 확대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거, 그리고 상식밖의 자살
납치사건의 주범 조씨는 28일 3시경 이창승 회장과의 전화통화를 시도했고, 경찰과의 공조를 염두에 둔 이씨는 오후 3시40분경에 통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 회장과의 통화를 위해 전남 광산구 우산동 J아파트 인근에 나타난 조씨는 전화발신지를 추적하며 뒤를 쫓던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전북경찰과 공조수사를 벌이던 전남 광산경찰서 강력반 형사들과 인근 파출소 직원 등 100여명이 동원되는 대규모 수사반이 현장에 출동했고 곧이어 추격전이 벌어졌다.
조씨는 약 50m 가량을 도주하다 잡혔고, 차 안에서 조씨를 지켜보던 공범 강씨는 승용차를 타고 5~6km를 달아나다가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도주를 포기했다. 조씨와 강씨는 체포 직전 뭔가를 삼켜 몸에 이상징후가 나타났고, 경찰은 이들을 전남대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약 2시간이 지난 7시경에 숨졌다.
경찰은 이들이 타고 다니던 승용차 안에서 일본도와 단검 2개, 독극물이 담긴 캡슐을 발견했고, 특히 이들이 입고 있던 옷의 호주머니에서 가루형태의 독극물캡슐을 발견했다.
결국 이창승 회장 납치 주범 조씨와 강씨는 체포직전에 독극물이 든 캡슐을 삼키고 자살한 것이다.

커지는 자살 배후 의혹
도주로가 막히자 독극물을 삼켜 자살을 택한 영화같은 도주 행각이 밝혀지면서 이들의 자살이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 교도소를 제 집 드나들 듯 다니던 폭력조직원이 자살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전북경찰은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자살로 분석했다. 중부서 관계자는 "평소에도 죽을 각오가 돼 있다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은 전과 14범의 조씨가 자살을 택한 이유로서는 뭔가가 부족했다.
우선 경찰에 잡히는 것보다 더 두려운 배후가 있지 않느냐는 추론이 제기되고 있다. 납치사건이 중죄에 해당하지만 조씨 등은 이창승 회장을 하룻만에 풀어줬고 죄질이 무겁기는 하나 이들의 혐의 또한 강도상해로 목숨과 맞바꿀만큼은 아니다.
또 하나는 이미 이창승 회장으로부터 건네 받은 1억원과 자살과의 연관성 문제도 관심거리다. 혹시나 1억원이 당초 알려진대로 조씨가 사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폭력조직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럴 경우 폭력조직의 역관계에서 조씨의 자살을 해석하는 분석이 가능해 진다. 조씨의 자살은 ''절대 입을 열지 않겠다''는 자의적 표현과 함께 ''입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타의적인 해석을 동시에 낳고 있다.
어쨌든 납치사건의 주범 조씨 등이 숨짐에 따라 이 사건은 미궁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건에 가담한 5명중 4명이 잡히거나 사망한 가운데 나머지 1명의 신병확보도 관건으로 남았다. 행여 나머지 1명마저도 상식밖의 행동으로 나온다면 이 사건은 ''일어났으나 없었던 일''이 될 가능성도 있다. 또 나머지 공범 박 모씨는 단순 가담자로 알려져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것과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부서 관계자는 "범행 일당중 마지막 남은 박 모(29세)를 체포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먼저 잡힌 일당도 박씨가 어떤 인물인지 전혀 모르고 있을 만큼 범행의 핵심인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납치범들의 자살로 대대적인 수사인력을 편성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피해자와 공박을 주고 받은 전북경찰에게도 이번 사건은 당혹감을 안겨주며 책임론에 불을 지필 가능성도 높아졌다.
납치범들의 자살 소식이 알려지자 피해자인 이창승(55세) 회장은 "할 말이 없고 망연자실할 따름이다"면서 "사건 이후 일어난 각종 음해와 루머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머지 범인이 하루 속히 자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보다는 미궁속으로 들어가는 이창승 회장의 납치사건은 이제 망자(亡者)를 대상으로 하는 수사까지 펼쳐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사진설명 -="" 경찰은="" 자살한="" 조씨="" 등이="" 타고="" 다니던="" 차량에서="" 일본도와="" 회칼,="" 낫,="" 신분증과="" 통장,="" 여권,="" 현금과="" 수표="" 480여만원,="" 휴대전화="" 등을="" 찾아내="" 공개했다.="" 특히="" 범인들이="" 검거직전="" 삼킨="" 청산가리가="" 담긴="" 캡슐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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