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2년 만에 송파구 가락동 미륭아파트 구입 … 1990년 맨땅에 위장전입까지
박근혜 정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성 검증 단골 메뉴인 증여세 탈루의혹이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게서도 불거져 나왔다.
본지가 인사청문 요청안과 폐쇄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1986년 12월에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62-15 미륭아파트 103동 702호(64.26㎡ 20여평)를 구입하면서 가족으로부터 받은 자금에 대해 증여세를 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미륭아파트는 1986년 12월 31일에 등기가 이뤄졌는데, 소유자로 신제윤 후보자가 올라있다. 이는 신 후보자가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의미이다. 지난 1985년에 결혼한 신 후보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과 경기도 과천시 원문동에 거주하다, 1987년 11월에 이 아파트로 옮겼다. 결혼한지 1년만에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다.
대학교 4학년 재학 때인 1980년 11월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신 후보자는 1년 6개월 가량 총무처에서 수습행정관으로 일하다 1982년 8월 군에 입대했다. 제대는 1984년 8월에 했다. 1986년에 미륭아파트를 구입하기까지 공무원으로 일한 날이 얼마되지 않는다. 당시 이 아파트의 시가는 4000만∼5000만원 안팎이었다. 이제 갓 사회생활을 한 신 후보자가 아파트 구입자금을 모두 마련했다고 하기에는 미심쩍은 대목이다. 80년대 중반 대기업 신입사원 월급이 50만원이 안됐다.
물론 신 후보자는 주택은행으로부터 구입자금 일부를 빌렸다. 등기부등본에는 채권최고액이 715만원인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신 후보자 "오래전 일이라 사실관계 확인해봐야" = 구입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았다면, 가족으로부터 빌리거나 증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증여를 받았을 경우에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 현재는 부모로부터 3000만원, 형제로부터 받은 500만원까지는 증여세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86년에는 세법상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으로부터 받은 150만원까지만 공제를 받았다. 이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7∼67%의 증여세를 냈다.
신 후보자가 토지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미륭아파트는 토지구획정리사업에 의해 받은 환지에다 건립한 아파트다. 이 지역에 토지를 갖고 있다, 토지를 아파트 건립부지에 편입시킨 뒤 일부 분양대금만 내고 아파트를 구입했을 수 있다. 그래도 증여이기는 마찬가지다.
신 후보자 측은 "오래전이라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직장생활을 한지 얼마 안된 일이지만, 대출도 받고 증여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모님한테 도움을 받아 마련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신 후보자는 1994년 11월에 미륭아파트를 팔았는데, 아직도 신 후보자를 채무자로 설정한 근저당권이 2건이나 남아있다. 1986년에 설정한 715만원 외에도 1988년 7월에 농협이 185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매수자는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임 모씨였다.
주택을 사고 팔때는 근저당권을 말소하는 게 일반적인 거래관행이다. 그런데 20년 가까이 남아 있는 것이다. 임씨는 미륭아파트에 거주하지 않고 임대를 내놨다. 임차인이 근저당권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만한데, 버젓이 근저당권이 살아있다. 쉽게 판단하면, 등기소의 업무착오일 수 있다.
그러나 명의신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후보자 측은 "대출금을 다 상환했는데, 왜 지금까지 근저당권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고 명의신탁을 부인했다.
◆지난해 예금 증가도 명쾌히 해명 안돼 = 올 3월말 현재 예금이 지난해보다 2000만원 증가한 점도 명쾌히 해명되지 않는다.
신 후보자는 지난해 790만원 가량을 세금으로 내고 1억700만원을 근로소득으로 수령했다. 사용처는 자녀 교육비 4894만원, 신용카드 사용액 4241만원, 현금영수증 90만원,기부금 900만원, 보험료 700만원 등으로 1억80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신 후보자와 배우자의 예금이 2100만원 가량 증가했다. 특히 배우자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새롭게 1523만원을 예금했다. 강연료 등 별도 수입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신 후보자 측은 "같은 기간 부채도 1200여만원 가량 증가해 실제 늘어난 예금은 10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신 후보자가 인정한 위장전입지가 주택이 아닌 맨 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 후보자는 지난 1990년 1월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46번지로 위장전입했다.
당시 46번지는 지목이 대지(426㎡ 129평)와 밭(936㎡ 283평)이었다. 대지에 주택이 들어선 것은 1993년 4월이었다. 신 후보자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땅에 위장전입을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취득한 운전면허증을 현재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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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성 검증 단골 메뉴인 증여세 탈루의혹이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게서도 불거져 나왔다.
본지가 인사청문 요청안과 폐쇄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1986년 12월에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62-15 미륭아파트 103동 702호(64.26㎡ 20여평)를 구입하면서 가족으로부터 받은 자금에 대해 증여세를 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미륭아파트는 1986년 12월 31일에 등기가 이뤄졌는데, 소유자로 신제윤 후보자가 올라있다. 이는 신 후보자가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의미이다. 지난 1985년에 결혼한 신 후보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과 경기도 과천시 원문동에 거주하다, 1987년 11월에 이 아파트로 옮겼다. 결혼한지 1년만에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다.
대학교 4학년 재학 때인 1980년 11월에 행정고시에 합격한 신 후보자는 1년 6개월 가량 총무처에서 수습행정관으로 일하다 1982년 8월 군에 입대했다. 제대는 1984년 8월에 했다. 1986년에 미륭아파트를 구입하기까지 공무원으로 일한 날이 얼마되지 않는다. 당시 이 아파트의 시가는 4000만∼5000만원 안팎이었다. 이제 갓 사회생활을 한 신 후보자가 아파트 구입자금을 모두 마련했다고 하기에는 미심쩍은 대목이다. 80년대 중반 대기업 신입사원 월급이 50만원이 안됐다.
물론 신 후보자는 주택은행으로부터 구입자금 일부를 빌렸다. 등기부등본에는 채권최고액이 715만원인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다.
◆신 후보자 "오래전 일이라 사실관계 확인해봐야" = 구입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았다면, 가족으로부터 빌리거나 증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증여를 받았을 경우에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 현재는 부모로부터 3000만원, 형제로부터 받은 500만원까지는 증여세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86년에는 세법상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으로부터 받은 150만원까지만 공제를 받았다. 이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7∼67%의 증여세를 냈다.
신 후보자가 토지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미륭아파트는 토지구획정리사업에 의해 받은 환지에다 건립한 아파트다. 이 지역에 토지를 갖고 있다, 토지를 아파트 건립부지에 편입시킨 뒤 일부 분양대금만 내고 아파트를 구입했을 수 있다. 그래도 증여이기는 마찬가지다.
신 후보자 측은 "오래전이라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직장생활을 한지 얼마 안된 일이지만, 대출도 받고 증여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모님한테 도움을 받아 마련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신 후보자는 1994년 11월에 미륭아파트를 팔았는데, 아직도 신 후보자를 채무자로 설정한 근저당권이 2건이나 남아있다. 1986년에 설정한 715만원 외에도 1988년 7월에 농협이 185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매수자는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임 모씨였다.
주택을 사고 팔때는 근저당권을 말소하는 게 일반적인 거래관행이다. 그런데 20년 가까이 남아 있는 것이다. 임씨는 미륭아파트에 거주하지 않고 임대를 내놨다. 임차인이 근저당권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만한데, 버젓이 근저당권이 살아있다. 쉽게 판단하면, 등기소의 업무착오일 수 있다.
그러나 명의신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후보자 측은 "대출금을 다 상환했는데, 왜 지금까지 근저당권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고 명의신탁을 부인했다.
◆지난해 예금 증가도 명쾌히 해명 안돼 = 올 3월말 현재 예금이 지난해보다 2000만원 증가한 점도 명쾌히 해명되지 않는다.
신 후보자는 지난해 790만원 가량을 세금으로 내고 1억700만원을 근로소득으로 수령했다. 사용처는 자녀 교육비 4894만원, 신용카드 사용액 4241만원, 현금영수증 90만원,기부금 900만원, 보험료 700만원 등으로 1억80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신 후보자와 배우자의 예금이 2100만원 가량 증가했다. 특히 배우자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새롭게 1523만원을 예금했다. 강연료 등 별도 수입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신 후보자 측은 "같은 기간 부채도 1200여만원 가량 증가해 실제 늘어난 예금은 10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신 후보자가 인정한 위장전입지가 주택이 아닌 맨 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 후보자는 지난 1990년 1월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46번지로 위장전입했다.
당시 46번지는 지목이 대지(426㎡ 129평)와 밭(936㎡ 283평)이었다. 대지에 주택이 들어선 것은 1993년 4월이었다. 신 후보자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땅에 위장전입을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취득한 운전면허증을 현재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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