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경기도의원 '융자방식 제안' … 경기도 시범사업 추진
제1기 신도시(분당 평촌 일산 산본 중동) 아파트들이 수도관에서 나오는 녹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지역개발기금을 장기 저리로 융자해 배관을 교체하자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막대한 배관 교체비에 대한 주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 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용진(민주·안양5) 경기도의회 의원은 14일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노후 배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 지역개발기금을 장기 저리로 지자체에 융자해 입주민에게 지원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평촌신도시를 비롯한 대부분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수도관 노후에 따른 녹물발생 등의 고통을 겪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1994년 이전 건립된 아파트는 공용배관을 아연도 강관으로 설치해 10년이 넘으면 녹이 슬어 각종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배관 수선주기가 15년인데 현재 평촌신도시 대부분 아파트의 배관이 18년 이상 돼 배관 산화 및 균열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공용배관으로 사용이 금지된 아연도 강관을 쓰고 있는 평촌신도시 내 아파트만 862동 6만여세대에 달한다.
노후배관 교체는 주택법에 의한 장기수선 충당금으로 국토해양부령이 정하는 시기 및 방법에 따라 시설을 정비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아파트들이 임시방편으로 개보수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대당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교체 비용을 일시에 부담하기 어렵고 공사기간 단수 등의 불편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평촌신도시 평안동 한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공용배관 부식으로 누수가 심해 일부 구간의 배관을 교체했다. 당시 잘라낸 배관 내부의 녹을 확인한 주민들은 배관 전체를 교체하려고 했으나 비용이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 650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 전체 배관을 교체하는데 20억원 정도가 들지만 장기수선충당금은 2억~3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평촌신도시의 다른 아파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박 의원은 "임시방편의 개보수는 시간이 지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한계가 있고 교체 비용도 점차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며 "문제 해결은 배관 전면 교체 뿐"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안으로 경기도 지역개발기금 융자 방식을 제시했다. 연 금리 3.5%, 2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의 지역개발기금을 지자체가 융자해 배관 교체비용으로 지원하자는 것이다. 박 의원은 "기초자치단체나 경기도시공사가 출자한 특수목적회사가 지역개발기금을 빌려 해당 아파트에 일시불로 대출해 주고, 이를 입주민들이 12년에 걸쳐 나눠 갚으면 세대당 월 1만~2만원 정도를 관리비로 부담하면 된다"고 말했다.
도는 박 의원의 제안을 수용해 안양시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문수 지사는 지난 11일 안양에서 열린 현장 실국장회의에서 박 의원의 제안을 듣고 관련 부서에 대책마련 및 시범사업 추진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박 의원은 "배관 교체는 건물 노후화 방지가 아닌 주민들에게 안전한 식수의 공급이라는 정책 차원에서 접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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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기 신도시(분당 평촌 일산 산본 중동) 아파트들이 수도관에서 나오는 녹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지역개발기금을 장기 저리로 융자해 배관을 교체하자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막대한 배관 교체비에 대한 주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 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용진(민주·안양5) 경기도의회 의원은 14일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노후 배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 지역개발기금을 장기 저리로 지자체에 융자해 입주민에게 지원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평촌신도시를 비롯한 대부분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수도관 노후에 따른 녹물발생 등의 고통을 겪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1994년 이전 건립된 아파트는 공용배관을 아연도 강관으로 설치해 10년이 넘으면 녹이 슬어 각종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배관 수선주기가 15년인데 현재 평촌신도시 대부분 아파트의 배관이 18년 이상 돼 배관 산화 및 균열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공용배관으로 사용이 금지된 아연도 강관을 쓰고 있는 평촌신도시 내 아파트만 862동 6만여세대에 달한다.
노후배관 교체는 주택법에 의한 장기수선 충당금으로 국토해양부령이 정하는 시기 및 방법에 따라 시설을 정비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아파트들이 임시방편으로 개보수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대당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교체 비용을 일시에 부담하기 어렵고 공사기간 단수 등의 불편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평촌신도시 평안동 한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공용배관 부식으로 누수가 심해 일부 구간의 배관을 교체했다. 당시 잘라낸 배관 내부의 녹을 확인한 주민들은 배관 전체를 교체하려고 했으나 비용이 없어 포기하고 말았다. 650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 전체 배관을 교체하는데 20억원 정도가 들지만 장기수선충당금은 2억~3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평촌신도시의 다른 아파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박 의원은 "임시방편의 개보수는 시간이 지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한계가 있고 교체 비용도 점차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며 "문제 해결은 배관 전면 교체 뿐"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안으로 경기도 지역개발기금 융자 방식을 제시했다. 연 금리 3.5%, 2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의 지역개발기금을 지자체가 융자해 배관 교체비용으로 지원하자는 것이다. 박 의원은 "기초자치단체나 경기도시공사가 출자한 특수목적회사가 지역개발기금을 빌려 해당 아파트에 일시불로 대출해 주고, 이를 입주민들이 12년에 걸쳐 나눠 갚으면 세대당 월 1만~2만원 정도를 관리비로 부담하면 된다"고 말했다.
도는 박 의원의 제안을 수용해 안양시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문수 지사는 지난 11일 안양에서 열린 현장 실국장회의에서 박 의원의 제안을 듣고 관련 부서에 대책마련 및 시범사업 추진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박 의원은 "배관 교체는 건물 노후화 방지가 아닌 주민들에게 안전한 식수의 공급이라는 정책 차원에서 접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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