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삶의 아름다움

인동지역 문화공간 탐방 5 - 황상동 구미종합복지관

지역내일 2002-03-05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따뜻한 이야기-모 회사 사보 ‘여의주’에 붙어있는 부제다. 새해가 시작된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나고 있다. 흐르는 시간만큼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더불어 남과 같이 즐거울 수 있는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오늘 이곳을 들러보자.
인동에서 황상동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온 곳. 산을 등지고 둘러선 아파트들이 빼곡한 시내 버스 회차 지점에 도착할라 치면 작은 건물 하나가 둥지를 틀고 엄마 뒤에 숨은 새내기처럼 모습을 내보인다.
아파트 초입에 있어 관리소처럼 보이기도 하는(실제로 1층에 관리소가 있다) ‘구미종합사회복지관’은 저소득층의 아동복지와 노인복지 등을 위해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가 지난 95년 구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해 오고 있다. 매일 실시되는 ‘방과후 아동학습지도’와 ‘도시락배달서비스’, 주 2회 운영되는 ‘경로식당’과 ‘이미용 서비스’, 월 단위로 진행되는 ‘한방진료’, ‘아동영화감상’, ‘생일상차리기’ 등 1년 내내 마음 씀씀이 넓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소란스런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보름달처럼 환한 인정이 모인 곳
“니 여기 뭐하로 왔노?” “낸 밥 무러 왔재, 니는?” “난 놀로 왔다.”
입구에서부터 손사래를 치며 정겨움을 나누는 김난이(가명·67)할머니. 황상 3주공으로 이사온 지 1년밖에 안됐지만 남은 여생을 같이할 친구들을 만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은 경로식당이 운영되는 날. 12시가 조금 넘어서 식사가 시작되고 늦게 도착한 친구를 위해 무거운 몸을 조금씩 움직여 자리를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늘은 보름인 탓에 구운 김과 오곡밥 그리고 나물들이 주메뉴. 얼른 한 그릇을 비우고 또 한 그릇을 청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노련미(?)가 엿보인다.
“여긴 내 하루를 보내는 곳이야. 몸이 아프면 물리치료도 하고, 10원 짜리 화투도 치면서 보통 5시까지 놀다가 집에 가지.” 외동딸과 둘이 살면서 91년부터 이곳을 이용해 왔다는 정갑순(가명·72)할머니는 몸과 마음을 두루두루 편안케 하러 온다고 하였다.

맞춤봉사, 내 생활에 맞게
단 한시간이라도 순수하게 타인을 위해 봉사해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그 활동의 즐거움을 버릴 수가 없다는 박윤진(황상동)씨는 봉사생활이 이젠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했다.
“원래 적십자봉사를 했어요. 오늘 조리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 팀(장윤주, 최경애, 박윤진, 이기선)은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매개로 결속력이 더 강하죠. 방학 때면 도시락배달에 아이들도 동행시키는데, 놀라는 눈치예요. 집에 돌아오면 투정이 싹 줄어들죠. 이곳에서 낯을 익힌 분들을 길에서 만나면 고맙다고 손을 잡아주거나 껌을 쥐어주곤 하시면 도리어 제가 더 면구스럽답니다.”
아들 같은 선생님 구병창 복지사, 노인복지를 담당하고 있다. 작년한해 발 지압, 단전호흡, 댄스스포츠로 짜여진 늘봄대학이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올해부터는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여 잡았다고. “웬 댄스스포츠냐고 할지 모르지만, 젊은 세대 못지 않게 배우고 싶은 욕구는 많지만 방향을 모르는 분들이 많다”면서 “쑥스러움을 이기려고 ‘친구로 포장해서’ 오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가생활을 통해 자기만족감을 얻어 가는 부분이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댄스스포츠 인기 프로그램으로 정착
투명한 축구공 모양의 저금통에서 와르르 쏟아지는 동전들.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모아진 시민들의 성금인데, 학교로 바로 입금시키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지역복지를 담당하고 있는 장애란(35)주임은 “7개의 사업파트마다 담당복지사가 있지만 지역민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스폰서를 찾아다니고 새 자원의 활용계획을 찾다보면 금새 체력이 소진되지만 스스럼없이 호주머니를 털어 주시는 지역민들을 보면 정작 본인은 월급 받고 정신수양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식사가 끝나고 자리가 다시 정돈된다. 보름행사로 윷놀이가 마련된 것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윷이야”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할머니 얼굴에 아이 같은 포만감이 번져간다. 마음까지 부른 걸까…

김은선 리포터 6k5tod@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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