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법인서 외국계 금융기관 이탈 움직임 … 청라도시 인근 악취·사업비 마련 난관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하나금융지주의 하나금융타운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합작하기로 했던 외국계 금융기관이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하나금융지주와 인천광역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에 하나금융타운을 조성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한데 이어 7월에 하나지주가 인천경제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자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LH와 토지매매 계약 협상이 시작되고 11월에는 인천경제청이 투자실무위원회를 열어 하나금융타운 조성사업을 확정했다. 최근 토지 가격을 둘러싼 협상도 3.3㎡(1평)에 240만원선에서 의견 접근을 봤다. 예상대로 올 6월말 공사 착공이 확실시됐다. 하나금융그룹은 2016년까지 1조원을 들여 청라도시 25만㎡(7만5620여평) 부지에 그룹 본사와 금융 R&D센터, 교육연수시설, IT센터 등의 핵심 전략시설을 설치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계획이었다.
◆토지가격 1평당 240만원선 의견 접근 = 그러나 착공을 앞에 두고 사업 추진의 필수 조건인 외국계 금융기관이 합작법인에서 이탈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청라도시의 토지를 수의계약으로 매입하려면 외국인 투자기업이 참여해야 한다. 최소 지분이 10% 이상 이다.
만약 외투기업의 참여가 없으면 공개 경쟁입찰을 거쳐야 한다. 그러면 조성원가 이하인 240만원선에서 토지를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은 기존 외국계 금융기관의 이탈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새로운 외국인 투자자를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청라도시의 기대주였던 하나금융타운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1일 하나금융그룹과 인천시, 인천경제청은 투자절차 이행과 사업추진에 대한 의지를 확약하는 사업추진협약을 체결했다. 사업 추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하나지주가 갖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가 적지 않은 만큼, 외국계 금융기관을 다시 참여시킬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사업이 제대로 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라도시와 수도권 매립지 인접해 있어 = 우선 악취 문제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2500만 주민들의 쓰레기가 매립되는 수도권 매립지가 인천 서구에 위치해 있는데, 청라도시와 인접해있다.
2011년 발표한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제2매립장 상부의 황화수소 농도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최소 감지농도의 176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취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더욱이 환경부가 지난 2월 2016년에 종료되는 수도권 매립지의 사용기간 연장방침을 공식화했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현장을 방문해보면 악취보다는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갯내음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수십 차례 시간대별로 점검해봤는데, 금융타운 추진에는 별 문제가 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하나금융그룹의 본사가 옮겨가기에 청라도시가 적정한지 여부다. 하나지주가 구상하는 것처럼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중간 지점에 위치한 청라도시가 동북아 금융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에는 현실성이 없다는 것.
금융권 고위 임원은 "미래를 내다본 선도적 사업일 수 있겠으나, 청라에 글로벌 경영의 핵심 전략기지를 만들겠다는 하나금융의 계획은 타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지주 사업인데 계열사들이 사업비 마련 = 1조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마련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 하나지주는 사업계획에서 유상증자와 유보자금 활용, 해외 차관 도입 등을 제시했지만,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계열사들의 배당금이나 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 밖에 없다.
그런데 배당금이 그리 많지 않다. 2011년에 하나지주가 받은 배당금이 2720억원 가량이다. 지주 운영비와 채무변제 등에 사용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달 27일 하나지주는 운영 및 차환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채 2000억원을 발행했다. 3월말 현재 미상환 사채만 4조1700억원에 달한다. 하나지주가 계열사를 활용하려는 이유이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토지는 하나HSBC생명이 사고 IT센터나 연수원, 콜센터 등의 건물은 하나은행이나 외환은행의 계열사들이 건립비용을 대기로 해 지주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들이 부담하면 사업비는 조달할 수 있겠지만, 재벌 금융사들의 계열사 지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은행권 모 부행장은 "지주 본사와 전산센터, 콜센터를 옮기는 것을 볼 때, 부동산 투기로 보이지는 않지만 과연 청라에 7만5000여평을 매입해 법적 제약이 있는 계열사들이 1조원을 투자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선상원 김신일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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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천리로 진행되던 하나금융지주의 하나금융타운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합작하기로 했던 외국계 금융기관이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하나금융지주와 인천광역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에 하나금융타운을 조성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한데 이어 7월에 하나지주가 인천경제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자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LH와 토지매매 계약 협상이 시작되고 11월에는 인천경제청이 투자실무위원회를 열어 하나금융타운 조성사업을 확정했다. 최근 토지 가격을 둘러싼 협상도 3.3㎡(1평)에 240만원선에서 의견 접근을 봤다. 예상대로 올 6월말 공사 착공이 확실시됐다. 하나금융그룹은 2016년까지 1조원을 들여 청라도시 25만㎡(7만5620여평) 부지에 그룹 본사와 금융 R&D센터, 교육연수시설, IT센터 등의 핵심 전략시설을 설치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계획이었다.
◆토지가격 1평당 240만원선 의견 접근 = 그러나 착공을 앞에 두고 사업 추진의 필수 조건인 외국계 금융기관이 합작법인에서 이탈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청라도시의 토지를 수의계약으로 매입하려면 외국인 투자기업이 참여해야 한다. 최소 지분이 10% 이상 이다.
만약 외투기업의 참여가 없으면 공개 경쟁입찰을 거쳐야 한다. 그러면 조성원가 이하인 240만원선에서 토지를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은 기존 외국계 금융기관의 이탈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새로운 외국인 투자자를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청라도시의 기대주였던 하나금융타운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1일 하나금융그룹과 인천시, 인천경제청은 투자절차 이행과 사업추진에 대한 의지를 확약하는 사업추진협약을 체결했다. 사업 추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하나지주가 갖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가 적지 않은 만큼, 외국계 금융기관을 다시 참여시킬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사업이 제대로 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청라도시와 수도권 매립지 인접해 있어 = 우선 악취 문제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2500만 주민들의 쓰레기가 매립되는 수도권 매립지가 인천 서구에 위치해 있는데, 청라도시와 인접해있다.
2011년 발표한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제2매립장 상부의 황화수소 농도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최소 감지농도의 176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취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더욱이 환경부가 지난 2월 2016년에 종료되는 수도권 매립지의 사용기간 연장방침을 공식화했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현장을 방문해보면 악취보다는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갯내음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수십 차례 시간대별로 점검해봤는데, 금융타운 추진에는 별 문제가 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하나금융그룹의 본사가 옮겨가기에 청라도시가 적정한지 여부다. 하나지주가 구상하는 것처럼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중간 지점에 위치한 청라도시가 동북아 금융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에는 현실성이 없다는 것.
금융권 고위 임원은 "미래를 내다본 선도적 사업일 수 있겠으나, 청라에 글로벌 경영의 핵심 전략기지를 만들겠다는 하나금융의 계획은 타당성이 없다"고 말했다.
◆지주 사업인데 계열사들이 사업비 마련 = 1조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마련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 하나지주는 사업계획에서 유상증자와 유보자금 활용, 해외 차관 도입 등을 제시했지만,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계열사들의 배당금이나 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 밖에 없다.
그런데 배당금이 그리 많지 않다. 2011년에 하나지주가 받은 배당금이 2720억원 가량이다. 지주 운영비와 채무변제 등에 사용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달 27일 하나지주는 운영 및 차환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채 2000억원을 발행했다. 3월말 현재 미상환 사채만 4조1700억원에 달한다. 하나지주가 계열사를 활용하려는 이유이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토지는 하나HSBC생명이 사고 IT센터나 연수원, 콜센터 등의 건물은 하나은행이나 외환은행의 계열사들이 건립비용을 대기로 해 지주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들이 부담하면 사업비는 조달할 수 있겠지만, 재벌 금융사들의 계열사 지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은행권 모 부행장은 "지주 본사와 전산센터, 콜센터를 옮기는 것을 볼 때, 부동산 투기로 보이지는 않지만 과연 청라에 7만5000여평을 매입해 법적 제약이 있는 계열사들이 1조원을 투자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선상원 김신일 기자 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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