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서구사회의 불편한 진실

지역내일 2013-04-04
김의기 세계무역기구(WTO) 참사관

세계무역기구(WTO) 정문을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가면 '구소원'이란 중국식 정원을 지나가게 된다. '구소'는 옛날 중국 소주의 수도 이름이었다고 한다. 지난 11월 중국 정부가 WTO 내에 이 정원을 만들었다. 유난히 끝을 치세운 소주 특유의 지붕 양식과 긴 복도, 창랑헌 (滄浪軒) 이라고 명명한 정자, 바닥을 검정과 흰색의 잔돌을 촘촘히 박아 만든 이 정원을 지나갈 때 평화와 고적감을 느끼게 된다.

최근 OECD는 3년 후인 2016년 구매력 기준으로 보면 중국 경제가 미국을 제치고 제1의 경제가 된다고 한다. 중국 경제는 작년에 7.8% 성장에 그쳐 다소 부진했지만 금년에는 8.9%로 재약진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연착륙에 성공한 것이다. 중국의 도시화률이 아직 52.6%밖에 되지 않아 주택건축과 교통망 확충을 통해 계속 성장할 잠재력이 아직 높다고 한다.

문제는 서구사회가 이 불편한 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데 있다. '구소원'이 보여주는 것처럼 세계는 이미 서구 중심이 아니다.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 등이 장족의 발전을 한 결과, 2012년 개발도상국가의 생산실적이 선진국을 앞서게 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물론 서구사회가 지금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서구사회는 그 특유의 유연성과 끈질김으로 계속 발전할 것이다.

2016년 중국이 세계 제1위 경제대국
단지 세계는 보다 평준화되고 각국 간의 소득수준의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서구 인구는 세계의 12%다. 88%의 비서구 사회가 몫을 키움에 따라 서구의 몫이 줄고 있는 것이다. 이런 권력이동에도 불구하고 세계질서는 여전히 서구 중심이어서 현실과 제도의 괴리가 벌어지고 있다.

서구사회는 비서구 사회의 부상이 자기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지도권의 일부를 비서구권에 넘겨주어야 한다. 동시에 중국 등 비서구권도 이에 걸맞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3월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포럼에서 금년 12월 열리는 발리 각료회의시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싱가폴의 키쇼 마흐부바니 교수는 최근 발간된 The Great Convergence에서 세계 각국은 제도와 사고방식에 놀라울 정도로 하나로 동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현대 과학의 중요성, 시장의 효율성, 민주제도의 합리성 인정 등 서구의 가치를 비서구가 받아들임으로써 세계가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1648년 웨스트팔리아 조약에 따른 민족주의 개념을 벗어나 하나의 세계라는 새로운 개념에 의한 이론이 도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을 안전보장이사회의 준상임이사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계 각국의 사고방식이 하나로 동화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2011년에 출판한 On China 에서 태평양 공동체를 구성할 것을 제시한다. 키신저는 우선 미국이 중국의 인근국들을 제휴하여 중국을 포위 고립시키는 전략을 택하지 말라고 한다.

반면에 중국도 미국을 아시아에서 축출하는 전략를 택하지 말도록 경고한다. 중국은 미국을 아시아의 중요한 세력으로 인정하고, 미국은 중국이 세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서양공동체가 전후의 질서를 보장했듯이, 태평양공동체를 구축하여 21세기의 신질서를 유지하게 한다는 구상은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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