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전지훈련 골퍼들 감금·갈취 일당 적발… 허위 마약복용 혐의 씌워 협박
태국에서 경찰로 위장한 현지인들을 동원, 전지훈련 중인 한국 프로골퍼들을 유인해 감금한 뒤 지능적으로 금품을 뜯어내려 한 납치범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납치범 총책 서 모(33)씨와 동업자 정 모(38)씨를 인질강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13년 3월12일 오후(현지시각) 평소 친분이 있던 윤 모(34)씨 등 태국 방콕에서 전지훈련 중인 현직 KPGA 골퍼 3명에게 접근해 현지 나이트클럽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이들이 술을 마시던 중 태국 경찰로 위장한 현지인 7명이 "마약 단속을 나왔다"며 나이트클럽에 들이닥쳤다. 태국인들은 간이 마약검사를 실시한 뒤 선수 3명에게서 음성 반응이 나왔음에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이들을 연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래 소변 시약검사를 해서 2줄이 나오면 음성이고 1줄이 나오면 양성"이라며 "일반인인 윤씨 등이 이 사실을 잘 모르는 점을 이용해 음성으로 나온 결과를 양성인 것처럼 속였다"고 설명했다.
태국인들은 이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경찰서로 위장한 건물로 데려갔다. 정씨는 선수들을 속이기 위해 자신도 함께 마약 복용 혐의로 연행되는 것처럼 속였다. 그는 체포된 뒤 서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는 척 했고 잠시 후 협상가를 가장한 현지인이 도착했다.
가짜 협상가는 태국 경찰과 협상하는 것처럼 속인 뒤 1인당 약 1억1000만원(100만 바트)씩을 석방 대가로 지불할 것을 권유했다.
정씨는 자신이 선수 3명의 석방 대가 3억3000만원(300만 바트) 중 2억5000여만원(230만 바트)을 대신 지불하고 풀려나는 것처럼 속인 뒤 선수들을 호텔로 데려갔다.
그는 대신 지급한 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마약 복용 사실을 알려 KPGA 자격이 박탈되도록 하겠다고 선수들을 협박했다.
이에 선수들은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해 도움을 요청했다. 윤씨는 1800만원, 프로골퍼 박 모(26)씨는 200만원을 송금 받아 정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선수 가족들은 태국 경찰이 돈을 요구한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태국 주재 한국 대사관에 신고했다. 대사관 담당 영사는 서씨와 정씨가 마약 혐의 등으로 국내와 인터폴에 지명 수배된 사실을 확인하고 태국 경찰과 공조해 이들을 현지에서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서씨와 정씨는 마약, 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당하던 지난 2007년 태국으로 도피해 동업으로 금 도매업체를 운영해 왔다.
정씨는 지난 2009년께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윤씨를 알게 됐으며 이후 윤씨에게 골프장을 소개시켜주거나 관광 가이드를 해주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 등 3명은 태국인들이 진짜 경찰인줄 알고 상당히 겁을 먹은 상황이었다"며 "실제로 마약을 복용하지는 않았지만 술에 누군가가 마약을 넣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KPGA 자격 박탈을 걱정해 정씨에게 돈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현지서 마약단속에 나섰던 경찰도 모두 가짜 경찰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향후 인터폴과 공조 수사를 통해 가짜 경찰과 협상가 역할을 한 태국인 8명을 검거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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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경찰로 위장한 현지인들을 동원, 전지훈련 중인 한국 프로골퍼들을 유인해 감금한 뒤 지능적으로 금품을 뜯어내려 한 납치범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납치범 총책 서 모(33)씨와 동업자 정 모(38)씨를 인질강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13년 3월12일 오후(현지시각) 평소 친분이 있던 윤 모(34)씨 등 태국 방콕에서 전지훈련 중인 현직 KPGA 골퍼 3명에게 접근해 현지 나이트클럽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이들이 술을 마시던 중 태국 경찰로 위장한 현지인 7명이 "마약 단속을 나왔다"며 나이트클럽에 들이닥쳤다. 태국인들은 간이 마약검사를 실시한 뒤 선수 3명에게서 음성 반응이 나왔음에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이들을 연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래 소변 시약검사를 해서 2줄이 나오면 음성이고 1줄이 나오면 양성"이라며 "일반인인 윤씨 등이 이 사실을 잘 모르는 점을 이용해 음성으로 나온 결과를 양성인 것처럼 속였다"고 설명했다.
태국인들은 이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경찰서로 위장한 건물로 데려갔다. 정씨는 선수들을 속이기 위해 자신도 함께 마약 복용 혐의로 연행되는 것처럼 속였다. 그는 체포된 뒤 서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는 척 했고 잠시 후 협상가를 가장한 현지인이 도착했다.
가짜 협상가는 태국 경찰과 협상하는 것처럼 속인 뒤 1인당 약 1억1000만원(100만 바트)씩을 석방 대가로 지불할 것을 권유했다.
정씨는 자신이 선수 3명의 석방 대가 3억3000만원(300만 바트) 중 2억5000여만원(230만 바트)을 대신 지불하고 풀려나는 것처럼 속인 뒤 선수들을 호텔로 데려갔다.
그는 대신 지급한 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마약 복용 사실을 알려 KPGA 자격이 박탈되도록 하겠다고 선수들을 협박했다.
이에 선수들은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해 도움을 요청했다. 윤씨는 1800만원, 프로골퍼 박 모(26)씨는 200만원을 송금 받아 정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선수 가족들은 태국 경찰이 돈을 요구한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태국 주재 한국 대사관에 신고했다. 대사관 담당 영사는 서씨와 정씨가 마약 혐의 등으로 국내와 인터폴에 지명 수배된 사실을 확인하고 태국 경찰과 공조해 이들을 현지에서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서씨와 정씨는 마약, 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당하던 지난 2007년 태국으로 도피해 동업으로 금 도매업체를 운영해 왔다.
정씨는 지난 2009년께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윤씨를 알게 됐으며 이후 윤씨에게 골프장을 소개시켜주거나 관광 가이드를 해주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 등 3명은 태국인들이 진짜 경찰인줄 알고 상당히 겁을 먹은 상황이었다"며 "실제로 마약을 복용하지는 않았지만 술에 누군가가 마약을 넣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KPGA 자격 박탈을 걱정해 정씨에게 돈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현지서 마약단속에 나섰던 경찰도 모두 가짜 경찰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향후 인터폴과 공조 수사를 통해 가짜 경찰과 협상가 역할을 한 태국인 8명을 검거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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