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균 경제평론가
'4·1 부동산 대책'을 지켜 본 사람들의 가장 큰 궁금증일 것이다. 특히 집이 없는 40% 이상의 국민들은 집값이 오를까봐 더 노심초사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정부 5년간 20회가 넘는 학습효과를 통해 그 결말이 어떨지는 익히 알 수 있다.
다분히 선동적인 언론기사에 휘둘렸다간 여지없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한다는 것도 5년의 경험을 통해 배울 만큼 배웠다.
정부와 언론은 이번 대책이 과거 대책들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5년간 양도세 감면'을 통해 부자들을 아파트 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경제위기를 부자들에게 큰 혜택을 주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가히 놀랄 만한 정책이다.
그러나 정부가 기대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 같지는 않다. 아마 이번 정책을 구상한 고위직들은 미국의 사례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집값은 작년 2월 이후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1년여 반등세가 이어진 데는 부자들의 투자가 한몫을 했다. 미국부동산협회에 의하면 작년 10월 전국 주택거래의 20%가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의 매수였다고 한다.
세금까지 면제해주었으니 한국의 부자들도 공격적으로 아파트에 투자하기 시작할까?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낀 거품이 충분히 빠졌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부자들에게 부동산 더 살 기회
거품이 다 꺼지지 않았다면 반짝 상승 후에 다시 하락추세를 지속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거품이 해소되었는지는 어떻게 판단할까? 거품을 만드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집값에 거품이 생길 때 반드시 동반하는 경제현상이 있다. 바로 대출이다.
사람들이 앞다투어 대출을 받아 집에 투자하면 집값은 폭등한다. 그러나 여유 돈으로 집을 사는 것과 달리 대출의 힘으로 집값이 폭등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가격이 폭락하여 거품이 꺼진다. 대출이란 언젠가는 갚아야 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그랬고, 유럽에서 집값이 급등한 국가들 역시 미국보다 늦게 거품이 꺼지고 있다. 물론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거품이 꺼지는 속도가 미국이나 유럽국가들보다 느릴 뿐이다.
미국의 집값은 2006년 중반부터 2011년 말까지 5년 반 동안 34%나 폭락했다. 그러자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이 주택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단지 가격만 급락했다면 그들이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가격하락 말고도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이 있으니, 그 동안 가계대출이 꾸준히 감소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모기지 대출은 2008년 상승을 멈추더니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대출잔액이 줄곧 감소했다.
부자들이 보기에 대출총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가격이 폭락했으므로 거품이 충분히 빠졌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액 '사상 최고'
한국은 어떨까? 국토교통부의 수도권 아파트실거래가지수는 2008년 7월의 고점에서 작년 말까지 15% 하락했다. 하락폭이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더 중요한 대출추이는 어떨까? 가계대출은 감소는커녕 줄기차게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작년 가계대출 증가액은 사상최고치를 또 다시 갱신했다.
부자들이 세금면제라는 큰 혜택에도 불구하고 당장 아파트 투자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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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부동산 대책'을 지켜 본 사람들의 가장 큰 궁금증일 것이다. 특히 집이 없는 40% 이상의 국민들은 집값이 오를까봐 더 노심초사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정부 5년간 20회가 넘는 학습효과를 통해 그 결말이 어떨지는 익히 알 수 있다.
다분히 선동적인 언론기사에 휘둘렸다간 여지없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한다는 것도 5년의 경험을 통해 배울 만큼 배웠다.
정부와 언론은 이번 대책이 과거 대책들과 다르다고 강조한다. '5년간 양도세 감면'을 통해 부자들을 아파트 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경제위기를 부자들에게 큰 혜택을 주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가히 놀랄 만한 정책이다.
그러나 정부가 기대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 같지는 않다. 아마 이번 정책을 구상한 고위직들은 미국의 사례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집값은 작년 2월 이후 반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1년여 반등세가 이어진 데는 부자들의 투자가 한몫을 했다. 미국부동산협회에 의하면 작년 10월 전국 주택거래의 20%가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의 매수였다고 한다.
세금까지 면제해주었으니 한국의 부자들도 공격적으로 아파트에 투자하기 시작할까?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낀 거품이 충분히 빠졌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부자들에게 부동산 더 살 기회
거품이 다 꺼지지 않았다면 반짝 상승 후에 다시 하락추세를 지속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거품이 해소되었는지는 어떻게 판단할까? 거품을 만드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집값에 거품이 생길 때 반드시 동반하는 경제현상이 있다. 바로 대출이다.
사람들이 앞다투어 대출을 받아 집에 투자하면 집값은 폭등한다. 그러나 여유 돈으로 집을 사는 것과 달리 대출의 힘으로 집값이 폭등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가격이 폭락하여 거품이 꺼진다. 대출이란 언젠가는 갚아야 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그랬고, 유럽에서 집값이 급등한 국가들 역시 미국보다 늦게 거품이 꺼지고 있다. 물론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거품이 꺼지는 속도가 미국이나 유럽국가들보다 느릴 뿐이다.
미국의 집값은 2006년 중반부터 2011년 말까지 5년 반 동안 34%나 폭락했다. 그러자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이 주택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단지 가격만 급락했다면 그들이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가격하락 말고도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이 있으니, 그 동안 가계대출이 꾸준히 감소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모기지 대출은 2008년 상승을 멈추더니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대출잔액이 줄곧 감소했다.
부자들이 보기에 대출총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가격이 폭락했으므로 거품이 충분히 빠졌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액 '사상 최고'
한국은 어떨까? 국토교통부의 수도권 아파트실거래가지수는 2008년 7월의 고점에서 작년 말까지 15% 하락했다. 하락폭이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더 중요한 대출추이는 어떨까? 가계대출은 감소는커녕 줄기차게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작년 가계대출 증가액은 사상최고치를 또 다시 갱신했다.
부자들이 세금면제라는 큰 혜택에도 불구하고 당장 아파트 투자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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