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넉달 만에 추경논리 돌변 ‘진땀’

지역내일 2013-04-11 (수정 2013-04-11 오후 1:16:34)
"4% 성장, 공기업 매각"서 "2.3% 성장, 산은 불매각"
민주당 "넉달전 주장, 귀에 선명" 책임자 문책 요구

"(내년)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도 있고 전반적인 세수가 많이 줄어들어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정희수 새누리당 의원, 경북 영천)

"불확실성이 워낙 많아서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체로 3% 초중반으로 컨센서스가 있는 것 같다."(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해 11월 2일 예산결산특위에서 오갔던 공방이다. 성완종 새누리당 의원(충남 서산·태안), 새누리당 안덕수 의원(인천 서구·강화을),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경남 창원성산구) 등 여당에서 주로 지적했다.

특히 이병길 수석전문위원은 "정부 예산안 편성의 전제가 되는 4%대 경제성장률 전망은 높은 수준이며 정부가 예산편성 당시보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면서 "국회 심의과정에서 이를 감안한 예산안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연말께면 정확한 전망치가 나올 것 같다"면서 수정의사를 보였으나 수정된 성장률 전망치는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1%p 하락에 따른 세수감소 2조원 정도는 너끈히 메울 수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넉달이 지난 올 3월, 정부의 태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당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었던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대내외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당초 전망보다 낮은 2.3% 성장이 예상된다"고 대폭 낮췄다. 성장률 전망치가 2%p 가깝게 떨어지는 데도 정부는 세수가 6조원이나 예상치보다 적게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넉 달 전 예산을 짰던 김동연 차관은 국무조정실장으로, 이석준 예산실장은 제2차관으로 각각 승진했다.


공기업 매각도 "팔겠다"에서 "못 팔겠다"로 = 지난해 말, 공기업 매각 등으로 세외수입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말이 많았다. 수년동안 팔지 못했던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지주회사를 매각해 7조7383억원을 확보하겠다는 주장이 허황돼 보였기 때문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입여건이 어려운 만큼 최대한 보유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넉 달만에 실무책임자였던 이석준 실장은 제2차관으로 올자서자마자 "올해 산업은행은 매각하지 않고 기업은행 지분 중 50%만 남기고 매각하겠다"며 자신의 주장을 바꿔야 했다.

사실상 경제 컨트롤타워로 알려진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제대로 팔릴 수 있을지, 팔려도 원래 계산한 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며 전 정부와의 선을 강하게 그었기 때문이다.

국회서 책임논란 강해질 듯 =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정부의 오판과 말바꾸기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세수부족분 추정규모를 줄이고 경제활성화용 지출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또 법인세율 인상은 어렵더라도 소득세율만이라도 손대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민주통합당 전문위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경제성장률이 떨어져도 충분히 메울 수 있다', '공기업 매각할 수 있다'며 의원들을 설득했던 기억이 선명하다"면서 "넉달 만에 정부가 자신의 주장을 완전히 거꾸로 바꿔야 하는데 국회에서 반발이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여당에선 증세를 받기 어렵겠지만 오판의 주역인 여당과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증세와 책임자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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