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동중학교 류근하 교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자기주도학습 전도사'다. 자기주도학습이란 학생 스스로가 학습의 참여 여부에서부터 목표 설정, 교육 프로그램 선정, 교육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자발적 의사에 따라 선택하고 결정해 행하는 학습형태.
류 교장은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학원에서 문제풀이식 수업에 길들여져 있어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이 부족하다"며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학생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고 학습 목표를 세워 자신의 잠재 능력을 발견토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주도학습이 요즘 교육의 화두가 된 것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교육환경도 한몫하고 있다. 맞벌이 부모와 편부편모, 조손가정이 늘어나 학생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고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은 탓이다.
때문에 양동중학교의 자기주도학습은 집에 공부방이 없거나 부모 맞벌이로 방과후 방치되는 학생, 기초학습 부진학생 등을 우선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학생의 경우 자기주도학습 향상 방법, 학부모는 부모의 역할, 교사는 효과적인 교수학습전략 수립 등이 양동중 자기주도학습의 주된 프로그램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계획 없이 들쭉날쭉 공부했던 아이들이 '나만의 공부방법 찾기' 프로그램을 통해 장단기 계획을 세워 체계적인 학습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와 대화하는 법을 몰라 갈등을 빚던 학부모들 역시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대화기술을 터득하게 됐다는 반응이다.
류 교장은 "자기주도학습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게 되면 학생의 학습능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학부모 역시 아이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게 돼 자녀와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사교육비가 줄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수적 효과"라고 자랑했다.
류 교장이 자기주도학습에 확신을 갖게 된 건 동작고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할 때부터다. 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강남학군과 갈린 이 학교에서 자기주도학습으로 강남 못지 않은 대입 진학결과를 낸 것. 류 교장은 당시의 프로그램을 더욱 체계화시킨 것이 현재 양동중학교의 자기주도학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과 부산, 화천 등 전국 곳곳의 연수원을 돌며 '자기주도학습 전문가 양성 직무연수' 강사로 활약한 사실도 류 교장의 실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류 교장은 "'행복 두드림(Do Dream) 양동'이라는 표어처럼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모든 구성원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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