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개복동 화재참사로 숨진 여종업원들 대부분이 수천만원의 빚에 묶여 세상을 비관하며 생활한 반면 업주는 수억원대의 고급승용차와 7억원짜리 호화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업주는 거부, 종업원은 빚쟁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30일 경찰이 공개한 피해여성들의 일기장은 불우한 환경을 벗어나는 방편으로 업소에 발이 묶여야 했던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세상을 비관하는 글이 가득했다.
이번 화재로 목숨을 잃은 종업원 김 모(여·27·광주시남구)씨는 “견뎌야 한다, 자포자기하고 싶다,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며 고달픈 생활에 지쳐 무너지기 일보직전의 심정을 써내려 갔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2년전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집과의 연락을 끊고 고아의 처지로 지내온 임 모(24·전남나주)씨는 “부모님이 보고 싶다”고 적고 있다.
생활보호대상자인 아버지(75세)와 중풍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어머니(63세)를 둔 유 모(22·제주도)씨의 사정도 마찬가지. 평생 남의 감귤농장을 돌며 농약을 치거나 막노동을 하는 부모에게 ‘돈 벌어 올테니 오래 사시라’며 섬을 나온 뒤 결국 싸늘한 시신이 돼 돌아갔다.
아버지 유씨는 “내가 못 배웠으니까 자식들이라도 가르치려고 죽을 고생을 해서 키웠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 모(23·제주도)씨는 지난 99년 대학에 합격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진학을 포기한 채 돈벌이에 나섰다가 결국 윤락가에 발을 들여놨다.
분향소를 찾은 윤 모(22·충남서천)씨 가족들은 윤씨가 최근 언니에게 ‘힘들어 못하겠다. 제발 데려가 달라’고 연락했다며 1500만원을 들고 나타나기도 했다.
반면 피해 여성들이 일했던 업소의 달아난 업주 이 모(38·군산시나운동)씨는 말 그대로 아방궁 같은 생활을 누렸다. 이는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업소 매출장부에서 잘 나타난다.
매출장부에는 ‘1월 1일 270만원, 1월 한달 매출 4117만원’으로 기록돼 있고, 종업원 15명이 하루 평균 매출 400여만원을 올려 웬만한 중소기업 규모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업주 이씨가 수십억대의 재산을 모으고 자신과 자신의 처 명의로 국내 최고급 승용차와 수억원을 호가하는 외제승용차를 굴릴 수 있었던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특히 이씨는 군산시내에 단독주택과 45평형 아파트도 모자라 지난해부터 시내 번화가 200평에 7억원을 들여 호화 주택을 짓고 있다.
좁은 쪽방에 갇혀 감시의 눈초리와 ‘빚’의 굴레를 서러워하며 ‘희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다던 피해여성의 비참한 생활은 달아난 업주의 배만 불린 셈이다.
한편 경찰은 30일 수사중간발표를 통해 당초 발표와는 반대로 ‘1층에서 자던 종업원들이 2층으로 피하려다 철문이 닫혀 있어 계단 근처에서 질식사했다”고 밝혀 사실상 감금상태에 있었다는 여성단체의 주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달아난 업주 이씨는 중과실치사 혐의로 전국에 수배조치 됐다.
/ 군산 이명환·소문관 기자 mhan@naeil.com
30일 경찰이 공개한 피해여성들의 일기장은 불우한 환경을 벗어나는 방편으로 업소에 발이 묶여야 했던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세상을 비관하는 글이 가득했다.
이번 화재로 목숨을 잃은 종업원 김 모(여·27·광주시남구)씨는 “견뎌야 한다, 자포자기하고 싶다,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며 고달픈 생활에 지쳐 무너지기 일보직전의 심정을 써내려 갔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2년전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집과의 연락을 끊고 고아의 처지로 지내온 임 모(24·전남나주)씨는 “부모님이 보고 싶다”고 적고 있다.
생활보호대상자인 아버지(75세)와 중풍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어머니(63세)를 둔 유 모(22·제주도)씨의 사정도 마찬가지. 평생 남의 감귤농장을 돌며 농약을 치거나 막노동을 하는 부모에게 ‘돈 벌어 올테니 오래 사시라’며 섬을 나온 뒤 결국 싸늘한 시신이 돼 돌아갔다.
아버지 유씨는 “내가 못 배웠으니까 자식들이라도 가르치려고 죽을 고생을 해서 키웠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 모(23·제주도)씨는 지난 99년 대학에 합격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진학을 포기한 채 돈벌이에 나섰다가 결국 윤락가에 발을 들여놨다.
분향소를 찾은 윤 모(22·충남서천)씨 가족들은 윤씨가 최근 언니에게 ‘힘들어 못하겠다. 제발 데려가 달라’고 연락했다며 1500만원을 들고 나타나기도 했다.
반면 피해 여성들이 일했던 업소의 달아난 업주 이 모(38·군산시나운동)씨는 말 그대로 아방궁 같은 생활을 누렸다. 이는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업소 매출장부에서 잘 나타난다.
매출장부에는 ‘1월 1일 270만원, 1월 한달 매출 4117만원’으로 기록돼 있고, 종업원 15명이 하루 평균 매출 400여만원을 올려 웬만한 중소기업 규모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업주 이씨가 수십억대의 재산을 모으고 자신과 자신의 처 명의로 국내 최고급 승용차와 수억원을 호가하는 외제승용차를 굴릴 수 있었던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특히 이씨는 군산시내에 단독주택과 45평형 아파트도 모자라 지난해부터 시내 번화가 200평에 7억원을 들여 호화 주택을 짓고 있다.
좁은 쪽방에 갇혀 감시의 눈초리와 ‘빚’의 굴레를 서러워하며 ‘희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다던 피해여성의 비참한 생활은 달아난 업주의 배만 불린 셈이다.
한편 경찰은 30일 수사중간발표를 통해 당초 발표와는 반대로 ‘1층에서 자던 종업원들이 2층으로 피하려다 철문이 닫혀 있어 계단 근처에서 질식사했다”고 밝혀 사실상 감금상태에 있었다는 여성단체의 주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달아난 업주 이씨는 중과실치사 혐의로 전국에 수배조치 됐다.
/ 군산 이명환·소문관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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