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나눔' 알뜰장터 인기 만점 … 새옷의 1/20 가격, 교육 효과도
"아들이 1년에 15㎝나 자랐는데 20만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교복을 맞추면 낭비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이수연(43·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씨 고민은 아들의 학교 선배들이 기증한 교복으로 해결됐다. 구에서 마련한 교복 물려주기 행사에 참여, 상의와 하의 와이셔츠까지 3000원에 구입했다.
서울 자치구가 중·고등학교 입학식을 앞두고 교복 나눔장터를 잇달아 열어 학부모들 호응을 얻고 있다. 구에서 각 학교와 아파트단지 등을 통해 교복을 수집, 세탁과 다림질을 한 뒤 일제히 판매하거나 학교별로 판매장을 마련해 해당 학교 졸업생과 신입생이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1만원 안팎이면 한벌 구입 = 시중에서 20만~30만원을 호가하는 교복이지만 나눔장터에서는 1만원 안팎이면 한벌을 구입할 수 있다. 넥타이나 리본같은 소품은 500원, 셔츠와 블라우스는 1000~3000원, 바지와 치마는 2000~5000원 선이다. 겨울교복도 자켓은 3000~1만원, 코트는 1만5000원이면 살 수 있다. 새 교복과 비교하면 1/10~1/20 수준이다.
자치구별로 교복뿐 아니라 체육복을 비롯해 참고서나 교과서 가방 등 각종 학생용품까지 판매물품을 확대하고 있다. 체육복은 한벌에 1000~3000원, 상·하의를 별도 구매할 경우 각 2000원이면 된다. 참고서 교과서 등 헌 책은 1000원 안팎이다.
교복 물려주기에 참여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해마다 느는 추세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해 39개 중·고등학교에서 재활용한 교복은 4368벌로 2009년 2156벌보다 두배나 많다. 2004년부터 교복은행을 상설운영하고 있는 송파구에서도 2010년 이후 3년간 8000여벌에 달하는 교복을 판매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교복을 세탁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세탁비를 낸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지방으로 이사간 주민이 자녀 교복을 세탁해서 택배로 기증하기도 했다"고 주민들 반응을 전했다.
그만큼 교복을 구입해야 하는 가정의 부담이 줄어든다. 노원구는 지난해 교복나눔에 동참한 학생들 교복값을 새옷 가격으로 환산하면 8억3000만원에 달하는 자원절약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구 관계자는 "한해 입학생 5%만 교복나눔에 참여해도 교복구입비용 6600만~9900만원이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자치구에서는 알뜰장터 수익금을 장학금이나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돌려주는 한편 동참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구로구는 대학에 합격한 선배들이 '나만의 공부법' '슬럼프 극복 방법' 등 경험을 들려주도록 선후배 만남의 장을 마련했는가 하면 노원구는 사업에 참여한 학교를 대상으로 교복 수거와 이용 실적과 세탁·보관 상태, 모범사례 등을 평가해 우수학교 8곳에 3000만원을 지원했다. 중구는 새로 참여하는 학교에 상설매장 설치비 250만원을, 매장이 있는 학교에는 세탁비와 사은품 구입비 등으로 150만원을 지원한다. 영등포구는 교복을 세탁해 기증하는 학생에게 2시간 자원봉사 시간을 인정해주고 동대문구는 수익금을 학교에 돌려줘 참여 학생들을 위한 상품권 학용품을 구입하도록 했다.
◆자원절약에 후배사랑까지 = "남이 입던 옷이라 함부로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껴 입으면서 후배에게 물려주겠다고 하네요."
정정미(42·성북구 정릉동)씨는 "첫째에 이어 둘째 교복도 구청에서 장만했다"며 "교복을 저렴하게 구입할 뿐 아니라 교육적 효과도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평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교복 물려주기를 통해 학생들은 선후배간의 정과 애교심을 키우고 학부모는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역 내 학교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교복 알뜰장터는 23일까지 마무리됐고 각 자치구들은 남은 교복을 각 학교로 돌려보냈다. 교복을 미처 마련하지 못한 신입생이나 전입생은 학교 행정실이나 교무실에 문의하면 추가로 구입할 수 있다. 송파구는 44개 중·고등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물려입기를 한 뒤 남은 교복과 교과서를 모아 구청 앞 지하보도 내 교복은행에서 상설 판매한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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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1년에 15㎝나 자랐는데 20만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교복을 맞추면 낭비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이수연(43·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씨 고민은 아들의 학교 선배들이 기증한 교복으로 해결됐다. 구에서 마련한 교복 물려주기 행사에 참여, 상의와 하의 와이셔츠까지 3000원에 구입했다.
서울 자치구가 중·고등학교 입학식을 앞두고 교복 나눔장터를 잇달아 열어 학부모들 호응을 얻고 있다. 구에서 각 학교와 아파트단지 등을 통해 교복을 수집, 세탁과 다림질을 한 뒤 일제히 판매하거나 학교별로 판매장을 마련해 해당 학교 졸업생과 신입생이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1만원 안팎이면 한벌 구입 = 시중에서 20만~30만원을 호가하는 교복이지만 나눔장터에서는 1만원 안팎이면 한벌을 구입할 수 있다. 넥타이나 리본같은 소품은 500원, 셔츠와 블라우스는 1000~3000원, 바지와 치마는 2000~5000원 선이다. 겨울교복도 자켓은 3000~1만원, 코트는 1만5000원이면 살 수 있다. 새 교복과 비교하면 1/10~1/20 수준이다.
자치구별로 교복뿐 아니라 체육복을 비롯해 참고서나 교과서 가방 등 각종 학생용품까지 판매물품을 확대하고 있다. 체육복은 한벌에 1000~3000원, 상·하의를 별도 구매할 경우 각 2000원이면 된다. 참고서 교과서 등 헌 책은 1000원 안팎이다.
교복 물려주기에 참여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해마다 느는 추세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해 39개 중·고등학교에서 재활용한 교복은 4368벌로 2009년 2156벌보다 두배나 많다. 2004년부터 교복은행을 상설운영하고 있는 송파구에서도 2010년 이후 3년간 8000여벌에 달하는 교복을 판매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교복을 세탁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세탁비를 낸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지방으로 이사간 주민이 자녀 교복을 세탁해서 택배로 기증하기도 했다"고 주민들 반응을 전했다.
그만큼 교복을 구입해야 하는 가정의 부담이 줄어든다. 노원구는 지난해 교복나눔에 동참한 학생들 교복값을 새옷 가격으로 환산하면 8억3000만원에 달하는 자원절약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구 관계자는 "한해 입학생 5%만 교복나눔에 참여해도 교복구입비용 6600만~9900만원이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자치구에서는 알뜰장터 수익금을 장학금이나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돌려주는 한편 동참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구로구는 대학에 합격한 선배들이 '나만의 공부법' '슬럼프 극복 방법' 등 경험을 들려주도록 선후배 만남의 장을 마련했는가 하면 노원구는 사업에 참여한 학교를 대상으로 교복 수거와 이용 실적과 세탁·보관 상태, 모범사례 등을 평가해 우수학교 8곳에 3000만원을 지원했다. 중구는 새로 참여하는 학교에 상설매장 설치비 250만원을, 매장이 있는 학교에는 세탁비와 사은품 구입비 등으로 150만원을 지원한다. 영등포구는 교복을 세탁해 기증하는 학생에게 2시간 자원봉사 시간을 인정해주고 동대문구는 수익금을 학교에 돌려줘 참여 학생들을 위한 상품권 학용품을 구입하도록 했다.
◆자원절약에 후배사랑까지 = "남이 입던 옷이라 함부로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껴 입으면서 후배에게 물려주겠다고 하네요."
정정미(42·성북구 정릉동)씨는 "첫째에 이어 둘째 교복도 구청에서 장만했다"며 "교복을 저렴하게 구입할 뿐 아니라 교육적 효과도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평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교복 물려주기를 통해 학생들은 선후배간의 정과 애교심을 키우고 학부모는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역 내 학교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교복 알뜰장터는 23일까지 마무리됐고 각 자치구들은 남은 교복을 각 학교로 돌려보냈다. 교복을 미처 마련하지 못한 신입생이나 전입생은 학교 행정실이나 교무실에 문의하면 추가로 구입할 수 있다. 송파구는 44개 중·고등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물려입기를 한 뒤 남은 교복과 교과서를 모아 구청 앞 지하보도 내 교복은행에서 상설 판매한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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