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강박증 깨기

지역내일 2002-03-07 (수정 2002-03-08 오후 5:27:37)
민섭이는 강박관념이 심하여 일주일 내내 면장갑을 끼고 다니고, 지영이는 열 손가락의 손톱이 반들반들 닳아서 뭉툭해졌다.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하면 볼펜을 손가락 사이에 끼워 바람개비처럼 돌려대거나 다리를 쉴 새 없이 떨거나 한쪽 눈을 끊임없이 깜박거리는 틱 현상을 보인다. 벌써 초등학교 저학년만 되면 생활의 불만이 쌓여 수업 중에 두 다리를 비비꼬며 저도 모르게 자위행위에 몰두하는 경우도 있다. 식사도 거르고 학교에서 학원으로 뛰어 다니는 아이들에게 강박증은 광범위한 기초 질병이 되고 있다.
틱 현상은 초등학교 때는 여러 가지를 돌려가면서 탐닉하는 경향이 있다가 중고교에 이르러서는 그 중 가장 심리적인 중독감을 안겨주는 것 한가지만을 골라서 반복하게 된다. 그런 행위가 심해지면 신체가 마르고 심리가 불안해지면서 합병증을 유발하게 된다.
중2인 민섭이는 늘 손에 더러운 것이 묻지 않았나 노심초사하는 자폐 증세에 시달리고 있었다. 엄마를 만나보니 놀랍게도 밀가루로 떡반죽한 것처럼 닮은 증세를 갖고 있었다. 매사에 완벽을 요구하는 엄마의 과잉 간섭에 민섭이는 주눅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엄마에게 합동 치료를 요청하고 동시에 민섭이를 학급 일에 적극 참여시키고 글짓기 대회에 내보내 상을 받게 하는 등 이완(弛緩) 요법을 구사하였다. 증세가 상당히 호전된 어느 날 대걸레를 빨은 시커먼 물에 갑자기 손을 집어넣어 마음의 벽을 트는 강화(强化)요법을 병행했다. 민섭이의 강박증은 한 학기를 지나서 치유되었다. 교사가 직접 아이에게 가서 손을 내미는 생활지도(guidance)는 아이가 제 발로 찾아와 고충을 털어놓는 상담(counseling)과 질적으로 다르다. 학교에 더 필요한 것은 선생님과 아이가 마음으로 만나고 몸으로 부딪히는 생활지도다.
손톱을 잘근잘근 씹어 예쁜 손을 망치는 아이는 교사와 부모의 양해하에 저 좋아하는 메니큐어를 칠해주던가 ‘손톱 깨물기 기록장’을 쓰게 하여 일일횟수를 체크하고 줄어들 때마다 보상을 해주면 차츰 안정을 찾게 된다. 수업시간에 유난히 땀을 흘리고 눈의 초점이 흐려지며 책걸상을 밀착시키고 다리를 뻗어 비비 꼬는 행위를 반복하는 아이는 자위행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교사와 부모는 아이에게 자주 용기를 주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수업 중 자위 행위 증세를 보이는 아이일수록 조숙하고 성취 의욕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강박증은 누구나 경험하는 불안 심리의 표출이며 성인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특히 아이의 강박증은 가정에서부터 기인한 것이지만 그 치유 과정은 부모와 교사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어른들의 땀으로 이루어지는 생활지도는 때로 의사의 치료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 김대유 서문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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