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 | ‘의도적 눈감기’] 금융위기 뒤에 비겁한 뇌가 있었다

지역내일 2013-04-12

책 제목 '의도적 눈감기'부터 풀이해보자. BBC PD 출신 저널리스트이자 기업가인 저자 마거릿 헤퍼넌에 따르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라도 그것이 뇌의 본능과 어긋난다면 고의로 무시해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보고도 못 본 척만 하지 않는다. 아예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조차 깨끗이 잊어버리려는 비겁한 속성까지 가지고 있다.

정말일까 싶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사례와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뇌의 비겁함에 놀라게 된다.

저자가 보기에 뇌를 비겁하게 만드는, 우리가 눈감게 만드는 요소는 동질성, 사랑, 이데올로기, 한계, 현상 유지, 복종, 순응, 방관, 거리, 보상 등 10가지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뒤에는 순응하는 뇌가 있었다. 당시 미국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 주택 투기로 큰 수익을 얻는 것을 보았다. 모두가 돈을 벌고 있는데 나만 바보처럼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묻지마 투자에 뛰어들었다. 그 사람들의 생각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니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위험이나 수익성을 따졌을 테고, 그러니 나도 그 사람들을 그냥 따라하면 위험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집단적 사고에 '순응'한 것이다.

금융권도 비슷했다. 금융 회사들은 자사의 점유율을 높이고 실적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순응이라는 함정에 빠졌다. 자기가 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그 자리를 차지하고 말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수입도 없는 사람, 거주 여부도 거짓이고 수입도 가짜로 꾸민 신용이 형편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면서도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가담한 겁니다."(미국 모기지업계 관계자 인터뷰, 219p)

저자는 뇌에서 순응이 일어나는 이유는 뇌의 특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면 뇌의 사고과정은 단축된다. 또 자신의 생각이 집단의 결정과 일치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옳게 느껴지면서 사고를 멈춘다. 집단적 사고에 빠져들면서 위기에 가까이 다가갔던 것이다.

푸른숲
마거릿 헤퍼넌 지음/김학영 옮김
1만5000원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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