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 전쟁을 두려워하라

지역내일 2013-04-16
언론광장 공동대표

노예해방론자인 에이브라함 링컨이 1860년 11월 6일 미국 16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에 반발해 노예제도 폐지를 반대한 사우스 캐롤리나주를 비롯한 남부 11개주가 연방분리를 선언하고 아메리카 남부연합을 결성했다. 남부연합 민병대가 연방정부의 요새를 점령했다.

하지만 남북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믿었던 링컨은 전시내각이 아닌 통합내각을 구성했다. 링컨은 노예해방에 대해 불변의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연방분리만은 막아야 한다며 타협적인 자세를 취했다. 노예제도의 확산은 단호히 반대했지만 남부의 기존노예는 인정한다며 유연하게 대처했던 것이다.

1861년 3월 4일 취임한 링컨은 이튿날 사우스 캐롤리나주 찰스턴항 섬터 요새 지휘관이 보낸 편지를 받았다. 4~6주 이내에 보급품이 동난다는 내용이었다. 링컨은 섬터의 고수와 포기를 놓고 각료들과 고심하다 4월 6일 사우스 캐롤리나 주지사에게 친서를 보냈다. 섬터에 식량만 보내겠다, 저지하지 않으면 사전통지 없이 병력, 무기, 탄약을 보급하지 않고 공격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 내용을 타전 받은 남부연합 대통령 데이비스가 섬터에 투항을 요구했고 응답이 없자 4월 12일 포격을 가했다. 남북전쟁은 이렇게 한발의 포성으로 터졌고 4년간에 전사자만 62만5000명이 발생했다.

북한이 1993년 3월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한 이후 한반도의 안보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평화기반 구축을 위해 이뤄진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경제교류를 무위로 만들었다.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북침'이라며 '전시상황'을 선언했다. 미국의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과 남한의 정권교체기에 맞춰 핵보유국임을 천명하고 나섰다. 2012년 12월 대륙간탄도탄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연일 미국과 남한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전쟁위협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다.

한발의 총성이 세계대전 일으켜
남한도 무력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응징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 상공과 해역에 최첨단 무기를 잇달아 발진하며 가공할 파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폭탄 27톤을 탑재한 최장거리 폭격기 B-52, 보이지 않는 폭격기 B-2, 최강의 전투기 F-22, 핵탄두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구축함, 핵추진 잠수함, 이지스함 등등이 그것이다.

이에 맞서 북한은 평양주재 외교관 철수를 권고하며 전쟁위험을 고조시켰다. 남북화해의 마지막 상징인 개성공단마저 가동을 중단했다. 북한이 동해안에서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 양국이 외무장관 회담을 계기로 강경대응에서 대화제안으로 선회한 상태다.

한발의 총성이 1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1914년 6월 28일 세르비아계 19세 청년이 쏜 총탄에 맞아 사라예보를 방문했던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가 쓰러졌다. 그 총성은 긴 파장을 일으키며 1차 세계대전을 촉발한 도화선이 되었다. 한달 후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를 했다.

여기에 독일, 이탈리아가 가세하여 3국동맹을 맺고 영국, 프랑스, 러시아가 주도한 3국연합이 대항함으로써 1차 세계대전이 터졌다. 뒤이어 터키가 3국동맹에 가담함으로써 전쟁은 중동지역으로 확산되었다. 4년간 계속된 1차 대전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사상자가 대략 사망자 1600만명, 부상자 2100만명으로 추정된다.

언론의 선정적 과장보도가 미-스페인 전쟁을 촉발했다. 1898년 2월 15일 밤 쿠바 아바나항에 정박중이던 미국 순양함 메인호가 폭발해 침몰했다. 당시 쿠바에서는 스페인의 식민통치에 저항하는 독립운동이 격렬했고 미국은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미국의 황색언론이 기다렸다는 듯이 스페인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보복과 응징을 부르짖으며 군중을 선동했다. 해군은 즉각 조사에 들어가 함수 바닥에서 기뢰가 폭발해 침몰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언론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미국-스페인 전쟁을 촉발한 메인호 침몰에 대해 100년간 5차례나 조사가 이뤄졌지만 확실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전쟁나면 한반도는 석기시대로
북한은 접근이 불가능한 취재원이라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선정적 추측-과장보도를 경계해야 한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반도는 석기시대로 돌아간다. 남-북한은 모두 패자가 된다.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그것을 증명한다. 두 중동전쟁과 테러와의 전쟁으로 미국 국민은 전쟁피로증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수행한다면 '병력투입 최소화-병기동원 최대화'의 속도전으로 종전을 서둘 것이다. 대신 일본은 전쟁물자 공급과 전후복구사업으로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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