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천연물신약 개발 논란 1] 세계적 신약개발 한다더니 성과없이 중단
복지부, 예산투입현황도 몰라 … '부처별 따로놀기, 예산낭비' 지적
지역내일
2013-03-27
(수정 2013-03-27 오후 4:20:20)

하지만 13년이 지난 현재, 세계적 신약이 개발되기는커녕 예산낭비란 지적과 '한약' 논란만 벌어지고 있다.
◆세계 7대 천연물신약 강국 목표= 2001년 복지부는 천연물신약연구개발계획이 목표로 하는 천연물신약이란 아스피린 같은 세계적 신약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범정부적으로 수천억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세계적 신약개발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는 '우리나라가 전통의약 지식분야에서 외국과 비교해 상대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어, 국제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분야'라고 지적한 뒤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은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투자효율성이 매우 높은 분야로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신약 1개 개발시 세계적으로 연간 1조∼2조원의 매출과 매출의 20~50%의 순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도 제시했다.
2006년에 발표한 2차 천연물신약연구개발 촉진계획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는 2006년 4월 10일 2차 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1677억원을 투자해 세계적 수준의 천연물신약 6개 이상을 개발해 세계 7대 천연물신약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천연물신약 연구개발과 관련한 타 부처의 예산 지원이나 연구 진행경과, 사업결과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관련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관한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복지부 한의약정책과는 자신들이 담당이 아니라고 밝혔고, 보건의료기술개발과는 자신들은 연구개발 예산지원만 담당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심지어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청 한 관계자는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은 애초부터 신약을 개발하려는 사업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신약 아닌 의약품, 신약으로 '둔갑' = 또한 복지부는 2010년말부터 진행해야 할 제3차 계획을 3년째 수립하지 않고 있다. 천연물신약연구개발촉진법 위반이다. 이법에 따르면 복지부는 매 5년마다 천연물신약 연구개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복지부 스스로 천연물신약개발계획이 사실상 실패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세계적 신약 개발을 위한 천연물신약연구개발계획이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어찌된 일인지 그동안 7종의 천연물신약이 개발됐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세계적 신약개발을 목표로 했지만,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애초 천연물신약 개념을 확장시켜 신약이 아닌 자료제출의약품을 신약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세계적 신약이 없는데도 천연물신약이 개발됐다는 정부의 발표는, 아무런 성과없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해석된다.
류 의원은 "막대한 국가 예산이 들어간 천연물신약 개발사업이 부처별 따로놀기로 사업성과가 미비하고 예산낭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김지호 대변인은 "현재의 천연물신약은 본래의 취지와 달리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한약을 보다 복용하기 쉽게 제형변화 시킨 것"이라며 "담당 공무원들조차 말이 달라지고 책임만 회피하는 실패한 국책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김규철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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