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로 천암함이 폭침된 지 3년이 됐습 니다. 벌써 3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천안함의 상처는 좀처럼 아물지 않습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지금도 아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그대로 입력해두고 가끔 번호를 찍어 아들을 그린다고 합니다. 어떤 어머니는 추운 바다에 잠들었을 아들 생각에 겨울에도 방에 난방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희생자의 유가족들만이 아니라 우리사회에도 천안함 트라우마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천안함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의혹)들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26일 박근혜 대통령도 대전 현충원 추모행사에 직접 나가 전사한 희생자들의 영령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했습니다. 마땅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천안함 문제가 그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사건이 터진 그해 내내 뜨거웠던 폭침의 원인과 처리를 두고 제기됐던 각종 의문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의문을 갖고있는 사람들을 괜한 트집을 잡는 국론 분열론자들이라고 비방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의문이 있는데 덮어두고 애국심으로 호도하려는 것은 더 큰 국론분열을 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악몽으로 점철된 그날로 되돌아 가 봅시다. 국방부는 천안함 피격시간을 3월 26일 밤 9시 22분으로 발표했습니다. 그해 3월은 북한이 몹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키 리졸브훈련이 실시되고 있던 때였습니다. 더구나 26일은 대잠수함 훈련을 하던 날이었습니다. 북한의 잠수함 침투에 대비해 하는 훈련날에 잠수함을 잡는 초계함인 천안함이 피격을 당한 것입니다.
이 문제가 제기되자 당국은 대잠수함 훈련은 26일밤 9시에 종료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피격이 대잠수함 훈련 기간중에 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었습니다. 훈련도 사고해역에서 170Km나 떨어진 곳에서 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해저침투를 막기 위한 천안함이 왜 그 자리에 있었을까요.
의문 풀려야 천안함 종식
당국의 설명대로라도 공격한 북측의 잠 수정은 대잠 수함훈련 시간중에 침투해 기다리고 있다가 훈련시간이 종료되자 마자 어뢰를 발사하고 유유히 사라졌다는 얘기가 됩니다. 사건이 터지고 전군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것은 밤 10시 5분입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기까지 시간은 40여분입니다. 전문가들은 북측 잠수정이 그 시간 동안 갈 수 있는 거리는 10km 안쪽으로 보았습니다. 공격을 마친 잠수정이 사고해역에서 제일 가까운 북의 남포항까지 가는 데는 6시간 내외가 걸릴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우리군은 잠수정이 들어오는 것도 파악하지 못했지만 사고후에도 6시간 동안이나 잠 수정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한국과 미국 양국군의 최신 레이더가 동원되고 항공탐지 장비까지 나섰으나 잠수정을 놓쳤습니다. 이쯤 되면 북한 해군은 탐정 소설에나 나올법한 신출귀몰하는 수준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그렇더라도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군의 방위능력입니다. '국방은 없다'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진짜 문제는 사후처리 과정입니다. 46명의 수병과 구조과정에서 희생된 한주호 준위를 포함 47명의 희생자를 낸 이 사건에 누가 적절한 책임을 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장군 3명과 대령 2명 등 5명이 처벌을 받았는데 당시의 2함대사령관이 정직 3개월, 해군작전 사령관은 감봉, 합참 작전참모부장은 견책을 받았습니다. 다른 대령 2명은 견책을 받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어떻습니까. 47명의 희생자를 낸 초대형사고에 합당한 문책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부가 최종발표시 제시한 증거는 5월 15일 발견된 어뢰 잔해였습니다. 그러나 당국은 처음부터 북한소행으로 단정하고 나섰습니다. 그럴만도 하긴합니다. 그동안 그런 류의 군사도발은 대부분 북측 소행이었으니까요. 그러나 당국은 5월 20일 최종발표시 스크루 이외 다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그 스크루에도 많은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중국도 이 사건이 북측소행이란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조건 믿으라는 건 국가폭력
북한이 로켓을 우주에 쏘아 올리고 3차 핵실험까지 성공적으로 마쳐 북의 위협이 현실이된 마당에 이런 얘기를 다시 꺼내드는 것은 시의에 맞지 않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대선 때는 어느 후보에게 천안함 사건을 북측소행으로 믿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당국의 발표를 실증적으로 반박하지 못한다고 발표를 그대로 믿으라는 것은 국가폭력입니다.
국가는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으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야합니다. 색깔론으로 덧씌우기를 하는 것은 상투적인 냉전적 행태입이다. 천안함 사건은 의문이 해소될 때까지 규명돼야 합니다. 그것이 천안함사건의 교훈을 바로사는 일이고 영령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는 것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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