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겨레 논설주간
안철수 의원의 '새 정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애매모호한 이야기만 하지 말고 새 정치의 내용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밝히라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중고생들도 이해하는 개념을 모호하다고 하시는 분들은 이해력이 부족하거나 일부러 모르는 체 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4·24 재보선 당시 유세 현장에서 한 말이다.
나 역시 정치인 안철수가 '어떤' 새 정치를 펼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 중의 하나다. 하지만 그가 당장 구체적인 새 정치 프로그램이나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사실 그의 '새 정치'가 지금까지 내놓지 않고 감춰두었던 무슨 비장의 카드처럼 완성된 형태로 우리 앞에 제시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안 의원은 4·24 재보선 당시 후보로서 새 정치의 내용에 대해 단편적인 설명을 했다. 유세 현장과 트위터에서 표현된 것이라 긴 문장으로 잘 정리된 내용은 아니다.
더욱이 "선거 때 무슨 말을 못해"라고 말하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한 전직 대통령처럼 안 의원의 유세장 약속도 그저 해 본 소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실천을 특별히 강조하고, 그것이 바로 새 정치라고 말하는 사람의 유세장 약속이라 일단 경청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정치가 해야 할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안 의원은 새 정치를 '낡은 정치'와 대비시키면서 설명 한다. 그가 제시한 낡은 정치란 정치집단이 서로 적대적인 공생관계를 이루면서 야합하는 패거리정치다.
그는 없던 걸 새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낡은 정치와 결별하고, 원래 정치가 해야 할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새 정치라고 말했다.
그가 '낡은 정치'라는 라벨을 붙여 설명하는 것이 바로 오늘 우리의 정치, 정당, 국회의 모습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인식이며, 그것이 바로 안철수 바람을 불러일으킨 원동력이다. 그가 하겠다는 새 정치는 매일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을 대신해서 목소리를 내주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치, 교육과 복지와 일자리를 먼저 생각하는 정치다. 너무나 당연해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하여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강조해 마지않는 것들이다.
하지만 낡은 정치를 지탱하고 있는 강고한 정치기득권의 벽을 어떻게 허물까? 생산과 판매를 국내가 아니라 세계시장을 상대로 벌이는 재벌 중심의 기업시스템에서 어떻게 국내의 중산층, 서민을 위한 복지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가?
많은 젊은 정치인들이 결국은 낡은 정치의 틀 속에 주저앉았다. 이를 거부하면 노회찬 전 의원처럼 국회에서 쫓겨날 것이 뻔한데, 국회 의석 300 중 자기와 송호창 의원 등 단 2석밖에 없는 그가 무슨 힘으로 새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그래서 안 의원이 구체적인 새 정치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순간 그의 허상이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현 가능한 정책을 내놓으면 지지층이 돌아서고, 지지층을 만족시킬만한 정책이면 기성 정치인들로부터 현실감각이 없는 정치인으로 외면당한다는 것이다.
어떤 정책이든 실현시키려면 원내 다수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고, 안 의원의 경우 여야 어느 쪽이든 협조를 얻지 못하면, 한 발짝도 나갈 수가 없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맞는 말이다. 이런 상황은 안 의원이 의석 몇십석을 더 불린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패거리 정치를 않겠다는 그가 의석을 늘리기 위해 정치공학적인 접근을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주민과 함께 하는 것이 새 정치"
하지만 그는 새 정치의 방법에 대해 주목할 만한 말을 했다. "정치인이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주민과 함께 논의하고 법안을 제출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새 정치"라는 말이다. 새 정치는 의회 밖에서 의회를 상대로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국민 참여를 통해 의회를 압박하고, 의원들이 이에 호응하면 의석수는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선거 유세 도중 당고개 공원의 인공암벽을 보면서 "암벽은 갈수록 경사가 가팔라진다. 기득권 앞에서 저 벽을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대중을 동원하여 낡은 정치의 벽을 허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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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의 '새 정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애매모호한 이야기만 하지 말고 새 정치의 내용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밝히라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중고생들도 이해하는 개념을 모호하다고 하시는 분들은 이해력이 부족하거나 일부러 모르는 체 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4·24 재보선 당시 유세 현장에서 한 말이다.
나 역시 정치인 안철수가 '어떤' 새 정치를 펼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 중의 하나다. 하지만 그가 당장 구체적인 새 정치 프로그램이나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사실 그의 '새 정치'가 지금까지 내놓지 않고 감춰두었던 무슨 비장의 카드처럼 완성된 형태로 우리 앞에 제시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안 의원은 4·24 재보선 당시 후보로서 새 정치의 내용에 대해 단편적인 설명을 했다. 유세 현장과 트위터에서 표현된 것이라 긴 문장으로 잘 정리된 내용은 아니다.
더욱이 "선거 때 무슨 말을 못해"라고 말하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한 전직 대통령처럼 안 의원의 유세장 약속도 그저 해 본 소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실천을 특별히 강조하고, 그것이 바로 새 정치라고 말하는 사람의 유세장 약속이라 일단 경청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정치가 해야 할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안 의원은 새 정치를 '낡은 정치'와 대비시키면서 설명 한다. 그가 제시한 낡은 정치란 정치집단이 서로 적대적인 공생관계를 이루면서 야합하는 패거리정치다.
그는 없던 걸 새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낡은 정치와 결별하고, 원래 정치가 해야 할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새 정치라고 말했다.
그가 '낡은 정치'라는 라벨을 붙여 설명하는 것이 바로 오늘 우리의 정치, 정당, 국회의 모습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인식이며, 그것이 바로 안철수 바람을 불러일으킨 원동력이다. 그가 하겠다는 새 정치는 매일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을 대신해서 목소리를 내주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치, 교육과 복지와 일자리를 먼저 생각하는 정치다. 너무나 당연해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하여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강조해 마지않는 것들이다.
하지만 낡은 정치를 지탱하고 있는 강고한 정치기득권의 벽을 어떻게 허물까? 생산과 판매를 국내가 아니라 세계시장을 상대로 벌이는 재벌 중심의 기업시스템에서 어떻게 국내의 중산층, 서민을 위한 복지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가?
많은 젊은 정치인들이 결국은 낡은 정치의 틀 속에 주저앉았다. 이를 거부하면 노회찬 전 의원처럼 국회에서 쫓겨날 것이 뻔한데, 국회 의석 300 중 자기와 송호창 의원 등 단 2석밖에 없는 그가 무슨 힘으로 새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그래서 안 의원이 구체적인 새 정치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순간 그의 허상이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현 가능한 정책을 내놓으면 지지층이 돌아서고, 지지층을 만족시킬만한 정책이면 기성 정치인들로부터 현실감각이 없는 정치인으로 외면당한다는 것이다.
어떤 정책이든 실현시키려면 원내 다수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고, 안 의원의 경우 여야 어느 쪽이든 협조를 얻지 못하면, 한 발짝도 나갈 수가 없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맞는 말이다. 이런 상황은 안 의원이 의석 몇십석을 더 불린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패거리 정치를 않겠다는 그가 의석을 늘리기 위해 정치공학적인 접근을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주민과 함께 하는 것이 새 정치"
하지만 그는 새 정치의 방법에 대해 주목할 만한 말을 했다. "정치인이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주민과 함께 논의하고 법안을 제출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새 정치"라는 말이다. 새 정치는 의회 밖에서 의회를 상대로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국민 참여를 통해 의회를 압박하고, 의원들이 이에 호응하면 의석수는 문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선거 유세 도중 당고개 공원의 인공암벽을 보면서 "암벽은 갈수록 경사가 가팔라진다. 기득권 앞에서 저 벽을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대중을 동원하여 낡은 정치의 벽을 허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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