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3월 15일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 개방화 추세에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rans-Pacific Partnership)는 일본이 살아 남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TPP 참가를 선언했다. TPP는 아태지역 11개국이 참가해 100% 관세철폐를 목표로 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일본 정부는 TPP 협상참가가 미국과 새로운 경제권을 구축하고 아태지역의 무역규범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참가로 TPP는 세계 GDP의 38%, 세계 무역량의 28%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대가 될 전망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광역 FTA 정책의 무게중심을 TPP로 이동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은 한중일 FTA 또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의 중국 주도권에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미국 주도의 TPP 협상에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미일동맹 강화와 아베노믹스의 효과 극대화를 위해 TPP협상 참가를 본격 추진하던 중 미일 정상회담에서 특정 품목 관세 예외가 합의되면서 TPP 협상 참여 명분을 확보했다. 회담 이전까지 관세철폐 대상품목의 범위에 대해 양국 간 주장이 엇갈렸고 이에 일본이 참가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TPP 협상 참가 선언은 FTA에 적극적인 한국 견제 포석과 TPP 불참에 따르는 손실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일본이 TPP에 참여하지 않고, EU 및 중국 FTA도 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 EU 중국과 FTA를 체결하는 경우 2020년 일본 주력제품(자동차 전자 기계) 부문에서 수출 8.6조엔, 생산 20.6조엔이 감소될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GDP 10.6조엔과 일자리 81만 개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의 TPP 협상 참여에는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승인을 얻기 위한 전략적 판단도 한몫 했다.
세계최대 자유무역지대로 떠올라
원전사고 이후 에너지 부족으로 천연가스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셰일가스 수입이 본격화되면 기존 천연가스에 비해 비용 부담이 낮아지는 긍정적 효과가 고려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TPP 협상 참가 시 수출증가로 인한 실질 GDP 증가효과가 0.66%(3.2조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일본 정부는 TPP 참가를 위한 대미협상에서 농산품 등 특정 품목 예외가 인정됨에 따라 쌀, 설탕, 밀, 유제품, 소고기 등 관세유지 농산품 선정작업에 착수하고, 미국 등 TPP 협상참가 11개국과 개별적으로 양국간 관세 등 구체적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가별 보호 분야가 달라 자국 요구를 수용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선 개별협상 후 전체협상'의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구체적 협상을 추진 중이며 미국 자동차업계의 일본 TPP 협상참가 반대 무마 차원에서 상당 부분 양보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PP는 아태 12개국의 광범위한 지역에 걸친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지향하는 다자간 FTA라는 점과 미국이 주도해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의 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TPP를 아태 경제통합의 중간단계로 보고 최종적으로 APEC 21개국을 모두 포함하는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의 실현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중국의 아태지역 영향력 확대 움직임에 대한 견제가 포함되어 있다. 일본은 TPP협상에 주력, 한중일 FTA 협상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 입장을 것이며, 반면 중국은 대미 견제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도 TPP 참가 여부 본격 검토해야
향후 일본은 보다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며, 다수의 동남아 국가들이 TPP에 참여, 한국의 경쟁국인 일본이 동남아 진출의 활성화 전략으로 TPP를 중시하고 있음도 주시 대상이다.
우리도 이제 TPP 참가 여부를 본격 검토, 대응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단일 경제권으로 연결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엔화 약세 하에서 TPP 가입으로 일본이 무관세로 미국시장에 진출할 경우 우리 수출은 타격을 받게 되고 한미 FTA의 선점효과도 반감될 우려가 크다.
TPP에 다수의 동남아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점, 한미 FTA의 선점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 및 중국 의존형 경제구조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국가전략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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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3월 15일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 개방화 추세에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rans-Pacific Partnership)는 일본이 살아 남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TPP 참가를 선언했다. TPP는 아태지역 11개국이 참가해 100% 관세철폐를 목표로 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일본 정부는 TPP 협상참가가 미국과 새로운 경제권을 구축하고 아태지역의 무역규범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참가로 TPP는 세계 GDP의 38%, 세계 무역량의 28%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지대가 될 전망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광역 FTA 정책의 무게중심을 TPP로 이동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은 한중일 FTA 또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의 중국 주도권에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미국 주도의 TPP 협상에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미일동맹 강화와 아베노믹스의 효과 극대화를 위해 TPP협상 참가를 본격 추진하던 중 미일 정상회담에서 특정 품목 관세 예외가 합의되면서 TPP 협상 참여 명분을 확보했다. 회담 이전까지 관세철폐 대상품목의 범위에 대해 양국 간 주장이 엇갈렸고 이에 일본이 참가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TPP 협상 참가 선언은 FTA에 적극적인 한국 견제 포석과 TPP 불참에 따르는 손실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일본이 TPP에 참여하지 않고, EU 및 중국 FTA도 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 EU 중국과 FTA를 체결하는 경우 2020년 일본 주력제품(자동차 전자 기계) 부문에서 수출 8.6조엔, 생산 20.6조엔이 감소될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GDP 10.6조엔과 일자리 81만 개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의 TPP 협상 참여에는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승인을 얻기 위한 전략적 판단도 한몫 했다.
세계최대 자유무역지대로 떠올라
원전사고 이후 에너지 부족으로 천연가스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셰일가스 수입이 본격화되면 기존 천연가스에 비해 비용 부담이 낮아지는 긍정적 효과가 고려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TPP 협상 참가 시 수출증가로 인한 실질 GDP 증가효과가 0.66%(3.2조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일본 정부는 TPP 참가를 위한 대미협상에서 농산품 등 특정 품목 예외가 인정됨에 따라 쌀, 설탕, 밀, 유제품, 소고기 등 관세유지 농산품 선정작업에 착수하고, 미국 등 TPP 협상참가 11개국과 개별적으로 양국간 관세 등 구체적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가별 보호 분야가 달라 자국 요구를 수용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선 개별협상 후 전체협상'의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구체적 협상을 추진 중이며 미국 자동차업계의 일본 TPP 협상참가 반대 무마 차원에서 상당 부분 양보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TPP는 아태 12개국의 광범위한 지역에 걸친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지향하는 다자간 FTA라는 점과 미국이 주도해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의 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은 TPP를 아태 경제통합의 중간단계로 보고 최종적으로 APEC 21개국을 모두 포함하는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의 실현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중국의 아태지역 영향력 확대 움직임에 대한 견제가 포함되어 있다. 일본은 TPP협상에 주력, 한중일 FTA 협상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 입장을 것이며, 반면 중국은 대미 견제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도 TPP 참가 여부 본격 검토해야
향후 일본은 보다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며, 다수의 동남아 국가들이 TPP에 참여, 한국의 경쟁국인 일본이 동남아 진출의 활성화 전략으로 TPP를 중시하고 있음도 주시 대상이다.
우리도 이제 TPP 참가 여부를 본격 검토, 대응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단일 경제권으로 연결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엔화 약세 하에서 TPP 가입으로 일본이 무관세로 미국시장에 진출할 경우 우리 수출은 타격을 받게 되고 한미 FTA의 선점효과도 반감될 우려가 크다.
TPP에 다수의 동남아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점, 한미 FTA의 선점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 및 중국 의존형 경제구조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국가전략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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