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은 흔히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으로 불리며, 오늘날 제주를 비롯한 한국 사회의 질곡과 갈등의 시원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다. 4·3과 함께 민족의 분단이 촉발됐으며,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야만적인 빨갱이 베재와 배척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하귀중학원을 기억하며'는 제주4·3연구소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한 '제주4·3 1000인 증언채록 사업'의 결과물 중 제주시 애월읍에 거주한 4·3 생존자 33명의 구술을 정리해 엮은 것이다. 하귀중학원은 1945년 10월 15일 고등교육을 목표로 개원한 제주도 최초의 교육기관으로, 당시 중학교 설립 인가를 받지 못한 단계에서 애월읍 마을 유지들과 청년들이 주축이 돼 세워졌다. 구술자들은 당시 하귀중학원의 교육 내용에 '사회주의 사상'이 담겨 있었으며, 이 때문에 다수의 교사와 학생이 '빨갱이'로 지목돼 학살됐다고 증언하고 있다. 제주 방언을 그대로 살려내 사료로서의 가치도 한층 높였다.
'다시 하귀중학원을 기억하며'
한울아카데미
제주4·3연구소
2만4000원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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