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압박, 한발 물러선 정부

지역내일 2013-05-07 (수정 2013-05-07 오후 1:49:18)
그린북 5월호 '적극적인 거시정책 운용' 표현 사라져

유럽의 경기회복 지연, 엔저 공세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경제가 생산·투자·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과 금리인하를 놓고 힘겨루기를 해오던 정부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부진, 저성장 기조 지속 = 기획재정부는 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미 채무한도 협상·유럽경제 회복지연·엔화 약세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 가운데 투자·수출 등 실물경제 부진이 이어지면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재정불안·유럽경제 회복지연·북한관련 리스크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상존한 가운데 소비·투자 등 내수부진이 이어지면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던 지난달 경기진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내외 불확실 요인으로 북한 리스크 대신 엔화약세가 추가되고, 수출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정도다. 지난달 처음 등장한 '저성장 기조'에 대한 우려는 이달에도 지속됐다.

하지만 정책적 대응을 표현한 문구는 오히려 약화됐다.

기재부는 지난달 "대내외 경제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거시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등 정책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 반발 의식했나 = 그러나 이번에는 "대내외 경제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투자활성화·수출지원 등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대응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표현을 바꿨다. '거시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문구를 슬그머니 빼 버린 것.

지난달 기재부가 '저성장 기조'를 언급하며 적극적인 거시정책 운용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인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럼에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고 정부에 강하게 반발하자 이번에는 정부가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미 발표한 정부 정책 더 강조 = 앞서 김중수 한은 총재는 최근 아시아개발은행 총회 참석차 인도 뉴델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리인하를 압박해온 정부에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지난해 7월과 10월 0.25%p씩 금리를 내려 완화 기조를 만들어놨고 이렇게 되면 정부의 재정승수(재정지출의 효과)도 커진다"며 "올해 1~3월 '정책조합'에 대해 강하게 언급한 것은 새 정부에 '이제 네가 나설 차례'라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한은이 이미 경기부양 밑밥을 깔아뒀으니 이제는 정부가 행동을 취하라는 얘기다.

김 총재는 "지난해 내린 0.5%p도 굉장히 큰 것"이라며 "한국이 기축통화를 쓰는 미국, 일본도 아닌데 어디까지 가란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실제 그린북 5월호에는 거시정책이라는 표현대신 투자활성화와 수출지원 등 정부가 이미 발표한 정책 노력이 더 강조됐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달 적극적으로 거시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추경편성을 염두에 두었던 것이지 금리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생산·투자·수출 주요 실물지표 여전히 부진 = 한편 그린북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안정 흐름 속에 소비가 다소 개선됐으나 고용 증가세 둔화와 생산·투자·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3월 고용시장은 취업자 증가폭이 2개월 연속 20만명 대에 머무르는 고용둔화세가 지속됐고 광공업 생산은 전월대비 2.6% 감소했다.

4월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에도 대 일본 수출 부진 등으로 작년 동월 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기재부는 자동차·철강 등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품목의 수출 부진이 가시화되는 등 엔화 약세 영향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4월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상승세(0.2%)로 전환한 정도가 실물 경제 부문에서 드문 호재가 됐다.

기재부는 의복·식음료품 등 유통업체의 주요 판매상품과 내구재 등의 판매가 둔화하면서 4월 소매판매가 3월보다 다소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4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 등으로 흑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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