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중심공단 입지 ‘흔들’, 근본대책 필요

천안·아산 정부 지원 봇물, 구미공단 경쟁상대로 부각

지역내일 2002-02-04
천안·아산 지역이 구미공단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각될 전망이다. 정부의 잇따른 지원 발표로 인구 40만명 규모의 자족형 신도시 건설은 물론 2006년까지 이 지역에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을 위해 1500억원이 넘는 돈이 투자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반면 공단 고도화와 함께 단순 생산형 공단형태를 벗어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는 구미지역의 경우에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시대적 요청과는 무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미시 ‘장미빛 전망’ 문제
구미시는 지난 19일 구미국가단지 4단지(4공단)에 구미 디지털전자·정보기술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라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부터 2006년까지 구미지역에는 867억원의 각종 예산이 투입돼 부지 4만1272평, 연건평 1만1700평 규모의 디지털전자·정보기술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이 단지는 연구개발집적단지, 첨단산업생산단지, 업무지원단지 등으로 구성된다. 연구개발집적단지는 △전자·정보통신분야 연구개발 △기술교육훈련 △기술창업 등을 담당한다. 첨단산업생산단지의 경우에는 △전자정보기기 전문생산 △중소·벤처산업 성장보육 △부품 소재산업 등을 담당하고 업무지원단지는 △업무지원지구 △공동물류지구 △Intelligent Village 등이 들어서게 된다.
구미시는 이를 통해 지역산업 환경에 부합하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분야와 연관된 소프트웨어산업 및 정보통신산업을 지방화·세계화의 추세에 걸맞게 육성 발전시켜 단순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지역산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기술집약형 미래산업의 거점단지로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최고의 핵심적 R&D 콤플렉스(Complex)인 ‘구미 디지털전자·정보기술단지’의 유치로 구미공단이 활력을 회복하고 구미공단에서는 전자·정보통신기기 등 주력산업의 구조 고도화의 전기가 되고 세계 제일의 디지털전자·정보벨리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 게 구미시의 장미빛 전망이다.

천안·아산지역에 디스플레이산업 집중육성 계획
하지만 최근 정부가 발표하는 일련의 정책들은 구미시의 이 같은 전망과는 무관한 방향이다. 구미시가 ‘성급하게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다’는 것이다.
구미에 디지털전자·정보기술단지를 조성한다는 산업자원부의 발표문 안에는 구미시가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천안·아산을 중심으로 한 디스플레이산업 전략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모니터, TV, LCD 등의 영상장비를 생산하는 산업전체를 지칭하는 말이다. 구미공단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세계최대의 생산단지라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다. “모니터 하나를 만드는데 5분 거리 안에서 모든 관련 부품을 구할 수 있는 지역은 세계에서 구미공단이 유일하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산업자원부 발표에서 정작 구미공단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산업부문이 천안·아산지역에 배정돼 있다.
산업자원부는 충남도 천안·아산지역에 디스플레이관련 부품·소재·장비산업을 육성하고 혁신거점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디스플레이관련 시험생산공장·창업보육센터·연구기관 등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비 융자를 통해 32만6000평에 달하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디스플레이 산업지원센터를 건립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투자되는 금액은 모두 1516억원. 구미공단에 투자되는 금액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산자부는 “천안·아산지역을 중심으로 90년대이후 정보기기의 생산에 관련된 전자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반도체, TFT-LCD, 무선이동통신 단말기 관련 부품 및 장비업체들의 공장 신설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급증하는 충남의 전자·정보기기 관련 기업을 계획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다.

자족형 신도시 건설로 연구소·벤처 유혹
문제는 여기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23일 건설교통부의 발표에 따르면 천안·아산 지역에는 경부고속철도 개통에 따라 876만평 규모의 자족형 신도시가 건설된다. 수도권의 공공기관 및 서울소재 명문대학의 이전도 적극 추진된다.
이와 관련 건교부 관계자는 “건교부가 솔선한다는 방침아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교부와 11개 관련 기관이 이전하면 근무인원 1만5000명의 유입효과가 발생한다.
서울대는 2000년 말 약 1조원의 예산을 들여 아산 신도시 인근에 1학년과 2학년을 위한 캠퍼스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보류된 상태다. 이미 천안·아산 인근에는 26개의 각종 대학이 들어서 있다.
서울과의 거리도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34분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수원-천안 간 복선전철이 완공되면 지하철로도 서울과 연결된다.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된다면 천안·아산지역에는 각종 연구기관이나 벤처기업이 입주할 완벽한 여건이 갖춰지는 것이다.
외국인투자유치문제에 대해서도 구미공단은 천안·아산지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미 천안·아산지역 인근에는 천안 15만평, 광주평동 29만평, 목포대불 49만평 등의 외국인전용단지가 지정돼 있다.
반면 구미시는 최근에 들어서야 4공단 일부지역을 외국인 전용단지로 지정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을 뿐이다.

관련 정보에 어두운 구미시
이처럼 천안·아산지역이 구미공단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되고 있는데도 정작 구미시 관계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구미시의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부문은 디지털전자·정보기술단지의 내용 중 일부분으로 포함되어 있다”면서 “천안·아산지역의 디스플레이산업센터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며 별다른 근거 없는 자신감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천안·아산에 디스플레이지원센터가 들어선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라고 말해 아예 관련 정보조차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시가 구미지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앙부처의 정책결정이나 다른 지역의 움직임에 대해 무지했던 것이다.
구미시 관계자들은 입버릇처럼 구미공단 생산제품의 68.2%가 성숙기 또는 쇠퇴기에 있고, 지역 업체의 93.5%가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어 산업고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천안·아산이 디스플레이산업을 육성하고 있을 동안 구미시의 태도는 여전히 구태의연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시대다. 구미공단이 디스플레이산업의 중심지로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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