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전격 인하 … 김 총재 마음이 변한 이유는?
추경 후 정책공조에 무게 … ECB 금리인하도 영향 미친 듯
노골적인 압박작전에 무너졌을 것 관측도
9일 금통위는 시장의 예상과 정반대의 결론을 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기존에 동결을 강하게 시사해 왔다는 점에서 시장에선 동결을 점쳐왔다. 그러나 5월 금통위는 25bp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인하와 동결 의견이 6:1이었다는 점에서 추측해 보면 한은권 금통위원(김중수 총재, 박원식 부총재, 문우식 위원)이 모두 인하론으로 돌아선 것으로 추측된다. 김 총재는 자신이 소수의견(동결)을 내지 않았다고 말해 김 총재는 인하 의견을 표했음이 확인됐다.
◆대외 환경 변화 때문? = 전날부터 금통위 주변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8일 오전 9시부터 진행된 금통위 동향보고회의는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1시 30분에야 마무리됐다. 평소보다 1시간이나 늦게 끝나는 마라톤회의를 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그리고 국회 추경안 통과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은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보조 맞추기 필요성을 줄기차게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ECB와 호주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는 김중수 총재의 기존 금리동결론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추경에 대해서도 인하론자들은 추경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번 금통위 역시 국회•정부•청와대가 합동으로 편 노골적인 금리인하 압박작전 속에서 진행됐다는 점이다. 정부가 압박수위를 예전보다 낮추기는 했지만 기대감까지 버린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둔 8일 한국은행에 대해 "자칫 청개구리 심리를 갖고 있거나 호주산 (나무)늘보의 행태를 보이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고 국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 역할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명백한 한은에 대한 압박성 발언이었다. 그는 지난달 29일에도 "한은이 4월에는 동결했지만 5월에는 알아서 잘 판단하리라 본다"면서 금리인하를 주문한 바 있다.
기재부의 압박도 계속됐다. 기재부는 3월 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7%p 낮춘 2.3%로 끌어내리며 위기감을 강조했었다. 5월 들어서도 7일 그린북에서 기재부는 국내경제의 위축과 소비자물가가 1%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을 강조하며 은근히 금리인하를 암시했다.
김 총재의 변심이 ECB의 금리인하 등 단순히 대외적인 환경 변화 때문만이 아니라 대외적인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로 성장률 높아질 것 = 한은은 이번 금리인하로 성장률 제고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준 것"이라면서 "정부의 추경과 한국은행의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올해 성장률이 (당초 한은의 전망치인 2.6%)보다 0.2%p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성장률은 4%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의 내년 성장률 추정치는 3.8%이다.
김 총재는 추경효과 극대화와 함께 유럽, 호주 등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도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자율의 격차는 자본유출입에 영향을 준다"며 "어느 정도까지 이자율 격차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지만 선진국의 (금리가) 변화할 때는 같이 변화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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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후 정책공조에 무게 … ECB 금리인하도 영향 미친 듯
노골적인 압박작전에 무너졌을 것 관측도
9일 금통위는 시장의 예상과 정반대의 결론을 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기존에 동결을 강하게 시사해 왔다는 점에서 시장에선 동결을 점쳐왔다. 그러나 5월 금통위는 25bp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인하와 동결 의견이 6:1이었다는 점에서 추측해 보면 한은권 금통위원(김중수 총재, 박원식 부총재, 문우식 위원)이 모두 인하론으로 돌아선 것으로 추측된다. 김 총재는 자신이 소수의견(동결)을 내지 않았다고 말해 김 총재는 인하 의견을 표했음이 확인됐다.
◆대외 환경 변화 때문? = 전날부터 금통위 주변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8일 오전 9시부터 진행된 금통위 동향보고회의는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1시 30분에야 마무리됐다. 평소보다 1시간이나 늦게 끝나는 마라톤회의를 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그리고 국회 추경안 통과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은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보조 맞추기 필요성을 줄기차게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ECB와 호주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는 김중수 총재의 기존 금리동결론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추경에 대해서도 인하론자들은 추경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번 금통위 역시 국회•정부•청와대가 합동으로 편 노골적인 금리인하 압박작전 속에서 진행됐다는 점이다. 정부가 압박수위를 예전보다 낮추기는 했지만 기대감까지 버린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둔 8일 한국은행에 대해 "자칫 청개구리 심리를 갖고 있거나 호주산 (나무)늘보의 행태를 보이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고 국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 역할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명백한 한은에 대한 압박성 발언이었다. 그는 지난달 29일에도 "한은이 4월에는 동결했지만 5월에는 알아서 잘 판단하리라 본다"면서 금리인하를 주문한 바 있다.
기재부의 압박도 계속됐다. 기재부는 3월 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7%p 낮춘 2.3%로 끌어내리며 위기감을 강조했었다. 5월 들어서도 7일 그린북에서 기재부는 국내경제의 위축과 소비자물가가 1%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을 강조하며 은근히 금리인하를 암시했다.
김 총재의 변심이 ECB의 금리인하 등 단순히 대외적인 환경 변화 때문만이 아니라 대외적인 압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로 성장률 높아질 것 = 한은은 이번 금리인하로 성장률 제고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준 것"이라면서 "정부의 추경과 한국은행의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올해 성장률이 (당초 한은의 전망치인 2.6%)보다 0.2%p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성장률은 4%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의 내년 성장률 추정치는 3.8%이다.
김 총재는 추경효과 극대화와 함께 유럽, 호주 등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도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자율의 격차는 자본유출입에 영향을 준다"며 "어느 정도까지 이자율 격차를 유지해야 하느냐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지만 선진국의 (금리가) 변화할 때는 같이 변화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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