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스크랩, 아들의 딴지

지역내일 2013-05-10

40대 중반의 아들이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스크랩북을 펼친다. 저자인 아들(한겨레신문 기자)은 어느 날 아버지가 1959년부터 돌아가신 1992년까지 손수 만들어온 신문 스크랩북을 마주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낯설고도 그리운 아버지와의 대화를 시작한다.

아버지는 1971년 4월 28일 4.27 대통령 선거 다음날, "제7대 대통령 박정희 후보 당선"이라는 제목 밑으로 박 대통령이 감사 인사하는 사진의 얼굴 자리에 조선일보 만평을 붙여놓고 "죄송합니다. 꼴 보기 싫어요"라는 제목을 붙이는 도발적 스크랩을 남긴다. 이승만의 공과를 놓고 정치적 올바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빼곡하다.

그러던 아버지가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사회를 어지럽히는 민주화 운동, 노동자들에 데모 등에 대해 노골적 반감을 드러낸다. 인생 막장으로 내몰린 광부들이 결국 폭발한 사북 사태와 관련한 스크랩에서 아버지는 "개들이 옷을 벗고 냇가에서 물싸움을 한다"며 광부들에게 확신에 찬 비난을 퍼붓는다. 그러면 아들은 사북 사태의 발발 원인과 광부들이 폭발할 수밖에 없었던 억울하고도 부조리한 현실 등의 '팩트'들을 찾아서 아버지에게 딴지를 건다.

'대한국민 현대사'는 이처럼 기억을 일깨우고, 왜곡된 정보를 교정해준다. 스크랩 속 신문기사는 주류 언론의 시선이 취사선택한 역사다. 생생하긴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전하거나 왜곡과 누락의 편집이 때때로 의도적으로 가미돼 있다. 배경을 모르면 가십에 불과하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스크랩북을 펼쳤으나 아버지에 대한 딴지를 걸면서 대화는 역사 바로 잡기로 이어진다. 이런 딴지의 대화를 엮어 정리한 것이 바로 '대한국민 현대사'다.

푸른숲/
고경태 지음/
2만원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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