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며 사는 김희선 주부

"우리 것을 먹으며 이웃도 도와요"

지역내일 2002-02-05
요즘 들어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지 못할 세상이라는 푸념들이 곳곳에서 들린다. 하지만 최희선(46, 대전 유성구 전민동 엑스포아파트)씨는 순수 국산콩으로 만든 메주로 오늘도 진실을 전하고 있다.
예로부터 음식 맛은 장맛이라고 하였다. 그만큼 장이란 음식을 만드는데 가장 기본이며, 중요한 요인으로 그 집 음식의 질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음력 정월달이 되면 집집마다 장 담그기에 몸과 마음이 바빠진다. 우리네 어머니들은 맛난 장을 담그기 위해 좋은 콩을 고르고 바닥에 눋지 않게 삶는 등 일찌감치 생활의 지혜를 발휘하였다. 메주를 따뜻한 아랫목에 모셔놓고 깨끗한 이불을 덮어 온갖 정성으로 띄워서 겨울날 처마 끝에 매달아 놓는 진풍경도 이제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나마 동맥경화, 뇌졸중, 노화, 변비, 비만 등을 막아주는 전통건강식품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메주를 어머니의 마음과 부처님의 자비를 더해 만드는 곳이 있으니, 바로 포항의 금강정사(054-261-2231)다.
부처님가르침의 핵심이 가장 잘 드러난 금강경을 아침저녁으로 읽고 실천하는 수행자들은 새벽공부를 마치면 곧바로 메주를 만드는 일에 들어간다. 경북 영주산 純우리 콩을 가마솥에 삶아 나무틀에 넣고 손으로 다져서 햇볕과 바람에 내어 말린다. 게다가 흙으로 만든 띄움방에서 금강경독경과 정진을 테이프로 들려주며 곰팡이를 자연발효 시킨다.
이렇게 정성껏 만든 메주와 된장, 간장, 고추장, 참기름 등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강릉 등 각 지역 법당에서 수행하는 이들이 봉사의 마음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 수익금의 일부는 결식아동 돕기의 기금으로 쓰인다.
올해로 9년 째 대전(042-862-5539)에서는 최희선씨가 이 금강경메주 판매의 일을 묵묵히 맡아하고 있다. 그는 "가족이든 누구든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이 많을 때 상대방이 미워지고 불편해지며, 그런 생각을 부처님께 다 드리고 마음이 고요해지면 그곳이 바로 극락이지요"라고 말한다.
그러한 자세로 피붙이뿐만 아니라 이웃들과도 마음을 나누다보니 시간이 갈수록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자리가 더욱 커진다고 덧붙였다. 또한 "메주를 많이 팔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무공해 식품을 하나라도 더 전해서 내 가까운 세상이라도 조금씩 정화되었으면"하는 바램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매번 하는 일이지만 아직도 첫 발걸음을 내딛을 땐 왠지 주춤거려진다고 한다. 그래도 매년 맛있다는 전화를 잊지 않고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대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두 아이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엄마의 모습으로 다가서고 싶어한다. 손끝 음식솜씨, 살림솜씨 역시 주변에 소문이 자자한 그에게서 대한민국 어머니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재래식 전통비법으로 만든 메주를 부처님께 제일 먼저 공양 올리고 메주 한덩이, 간장 한 병이라도 어디든 배달 가는 그의 길 뒤로 오래 묵을수록 구수한 우리네 장맛이 묻어난다 "된장을 구입하는 분이 제게는 바로 부처님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박정원 리포터 jwyjh@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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