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대한 단상
윤현배 서울대 의학 01
생산직 근로자인 김모(53)씨는 대학을 졸업한 아들(28)이 2년째 취업을 못해 고통을 겪자 28년 동안 자신이 근무해 온 회사측에 사표를 내는 조건으로 아들의 취업을 건의했다. 김씨는 “앞길이 구만리 같은 아들이 `백수’ 소리를 들으며 기약 없이 세월만 보내는 것을 보는 게 너무나 고통스러워 이 같이 제의했다”며 아버지의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놨다.
이 웃지 못할 사연은 현재 대졸자의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작년 12월 교육인적자원부가 전국 4년제 대학들을 상대로 올해 2월 졸업예정자의 가취업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졸업예정자 20만363명 가운데 대학원 진학자와 군입대자를 제외한 취업자는 4만5242명으로 순수취업률이 22.6%에 그쳤다. 또한 작년 기업들의 여성인력 채용비율이 20%도 안 되었다고 하니, 여성 대졸자의 취업난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 대학생들의 현주소이다. 이런 절망적인 현실은 우리 모두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의 경우, 경제적 불황이 사회적 불만과 불안감을 조성하고 대중의 정치적 관심과 욕구를 유발하는 경우도 많은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 대학 사회에서는 심각한 취업난이 오히려 학생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점점 더 엷어지고 있다. 올해에는 대통령 선거도 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역시 냉담하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심각한 취업난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으며 정치적인 관심과 행동은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회에나 대통령에게 그나마 바라는 것조차도 현재 취업난의 해결인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취업난은 전사회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의 해결은 각자 구하려고 하는 것, 혹은 구해야만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학생회에서도 열심히 노동시간 단축, 청년실업 문제 해결 등을 외치면서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거기에 관심과 시간을 투자하느니 그 시간에 성적이라도 조금 더 올리고 영어공부를 한 시간이라도 더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개인적인 대응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한편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즉 모든 대학생들이 좀 더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취업난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자리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결국 부족한 일자리를 놓고 서로 경쟁만 치열해지는 것이 현재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갈수록 입시생과 학부모들이 의대를 점점 더 선호하고 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취업 때문에 걱정이 많은 친구들과 친척들로부터 “너는 의대 가서 좋겠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역시 의대에 오길 잘했다고 스스로 기특해하는 와중에 잠시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모두가 의대를 취업률이 높은 대학, 의사를 안정적인 직업으로만 바라보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의 의사들에게 실력 외에 직업적 양심과 인술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좀 더 솔직해보자. 모두들 취업난을 피해 의대로, 고시로 몰려드는 우리의 현실에서 직업적 양심을 논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물론 이런 고민에 너무 깊게 빠져서는 안 된다. 그 시간에 영어 단어라도 하나 더 외어야지, 어쩌겠는가?
윤현배 서울대 의학 01
생산직 근로자인 김모(53)씨는 대학을 졸업한 아들(28)이 2년째 취업을 못해 고통을 겪자 28년 동안 자신이 근무해 온 회사측에 사표를 내는 조건으로 아들의 취업을 건의했다. 김씨는 “앞길이 구만리 같은 아들이 `백수’ 소리를 들으며 기약 없이 세월만 보내는 것을 보는 게 너무나 고통스러워 이 같이 제의했다”며 아버지의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놨다.
이 웃지 못할 사연은 현재 대졸자의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작년 12월 교육인적자원부가 전국 4년제 대학들을 상대로 올해 2월 졸업예정자의 가취업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졸업예정자 20만363명 가운데 대학원 진학자와 군입대자를 제외한 취업자는 4만5242명으로 순수취업률이 22.6%에 그쳤다. 또한 작년 기업들의 여성인력 채용비율이 20%도 안 되었다고 하니, 여성 대졸자의 취업난은 더욱 심각할 것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 대학생들의 현주소이다. 이런 절망적인 현실은 우리 모두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의 경우, 경제적 불황이 사회적 불만과 불안감을 조성하고 대중의 정치적 관심과 욕구를 유발하는 경우도 많은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 대학 사회에서는 심각한 취업난이 오히려 학생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점점 더 엷어지고 있다. 올해에는 대통령 선거도 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역시 냉담하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심각한 취업난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으며 정치적인 관심과 행동은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회에나 대통령에게 그나마 바라는 것조차도 현재 취업난의 해결인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취업난은 전사회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의 해결은 각자 구하려고 하는 것, 혹은 구해야만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학생회에서도 열심히 노동시간 단축, 청년실업 문제 해결 등을 외치면서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거기에 관심과 시간을 투자하느니 그 시간에 성적이라도 조금 더 올리고 영어공부를 한 시간이라도 더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개인적인 대응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한편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즉 모든 대학생들이 좀 더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취업난이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자리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결국 부족한 일자리를 놓고 서로 경쟁만 치열해지는 것이 현재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갈수록 입시생과 학부모들이 의대를 점점 더 선호하고 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취업 때문에 걱정이 많은 친구들과 친척들로부터 “너는 의대 가서 좋겠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역시 의대에 오길 잘했다고 스스로 기특해하는 와중에 잠시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모두가 의대를 취업률이 높은 대학, 의사를 안정적인 직업으로만 바라보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의 의사들에게 실력 외에 직업적 양심과 인술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좀 더 솔직해보자. 모두들 취업난을 피해 의대로, 고시로 몰려드는 우리의 현실에서 직업적 양심을 논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물론 이런 고민에 너무 깊게 빠져서는 안 된다. 그 시간에 영어 단어라도 하나 더 외어야지,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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