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상습침수 삼성 봐주기 때문”

지역내일 2013-05-15 (수정 2013-05-15 오후 2:01:11)
전문가 2회 현장조사 … "원인제공자가 문제해결 나서야"

강남역 일대 상습침수가 역시 '삼성 봐주기' 때문이었다는 민간 전문가 조사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로 연결되는 지하통로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설계변경을 했다는 서울시와 감사원 지적이 재확인된 셈이다.

서울환경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는 15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5월 2일과 9일 두차례에 걸쳐 강남역 하수관거 현장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두 단체는 "일반적인 하수관거와는 정반대로 설계, 홍수때 통수기능이 현격히 떨어져 침수피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된다"며 "2010년 이후 해마다 반복되는 침수 원인이 강남역과 삼성전자를 잇는 지하통로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지적한 하수관거 문제점은 크게 세가지. 첫째는 경사가 물의 흐름과 반대로 나있는 역경사. 물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7m 정도 지점에서 관로 바닥 높이가 1.5m나 높아졌다. 이 때문에 역경사 지점에서 하수관거 단면적이 대폭 줄었다. 폭 2m에 높이 3m인 하수관거 단면이 폭은 그대로인데 높이는 절반인 1.5m로 축소된 것. 물이 흘러나가는 방향으로 단면적이 넓어져야 할 판인데 외레 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하수관거가 5m 지점에서 두번에 걸쳐 70~80도 각도로 꺾인 부분도 현장에서 확인됐다.

박창근(관동대 교수) 시민환경연구소장은 "10m 짧은 구간인데 하수관거가 물이 흐르는 방향과 반대로 경사가 나있고 단면적은 축소된데다 과도하게 꺾여 있기 때문에 홍수때 하수관거 통수기능이 충분히 확보될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특히 단면이 반으로 축소된 지점은 물 흐름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체 통수기능이 축소된 하수관거 단면 통수기능에 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감사원과 서울시에 따르면 이같은 설계변경은 삼성전자가 강남역과 사옥을 연결하는 지하통로를 서초구에서 승인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서초구에서 기본설계를 마친 뒤 삼성에서 지하층과 연결할 통로 설치를 요청했고 구에서 이를 반영, 지금처럼 설계를 바꿨기 때문이다.

강남역 일대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근본 방안은 축소된 단면 확장. 문제는 단기간에 단면확장 공사를 하기 어렵다는 점. 박창근 교수는 "강남역 일대는 고도로 개발돼 단기간에 투수면적을 확보하기도 어렵다"며 "기존 건물이나 공간을 활용한 저류시설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원인 제공자'인 삼성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 때문에 설계가 바뀌기도 했거니와 새로운 설계로 인해 강남역 일대는 상습 침수지역이 됐지만 삼성은 지하통로를 이용해 상가를 활성화하는 등 공유지를 이용해 사유지 가치를 높였기 때문이다. 신재은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높아진 사유지 가치에 해당하는 예산을 사회에 환원, 상습 침수피해 예방에 쓰는 게 바람직하다"며 "삼성이 사회적 요구를 무시할 경우 올해 강남역 일대에 다시 침수피해가 발생하면 삼성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해 강남역 일대 침수 이후 삼성전자 사옥의 지하주차장 일부를 홍수때 저류시설로 활용하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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