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놀라게 한 육림, 이제는 지키고 가꿀 때 ①] 대형·도시산불 시스템으로 막을 수 있다

지역내일 2013-05-21 (수정 2013-05-21 오후 2:07:05)
산림청·소방방재청·농진청·지자체 협력 중요
국민은 실화 예방 … 헬기안전대책도 세워야

우리나라는 세계를 놀라게 한 조림성공 국가다. 어떻게 하면 조림을 성공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산림은 산불, 산사태, 병·해충으로부터 여전히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산림청과 내일신문은 산림안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점검해 본다.

지난 3월 10일 오후 4시 1분, 전남 보성군 문덕면 귀산리에서 산불이 났다는 신고가 산림청 산불상황관제시스템에 접수됐다. 전남 보성군청 소속 지상진화대가 불이 일어난지 1분만에 이를 발견, 산불 단말기로 신고한 것이다.

산림청은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서 바람이 초속 4m 로 불고 있어 산불이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 산불진화용 산림헬기를 급히 출동하도록 지시했다. 


지난 3월 9일 포항에서 발생한 도심산불은 국내 산불진화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게 했다. 사진 산림청 제공

평소 훈련한 대로 초기 진화 성공 = 산림청은 이날 산불발생 신고를 접하고 긴장했다. 하루 전인 9일 전국에서 25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울주군 산불은 9일 밤을 지나 10일까지 이어져 산림청 헬기 및 소방방재청 등 유관기관의 헬기까지 연 118대의 헬기가 투입돼 진화자원도 고갈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산불을 발견하고 신고한 보성군청 소속 지상진화대(엄태복 외 10명)는 헬기가 나타나기만 기다리지 않았다. 이들은 현장에서 중형펌프와 13mm 호스 등을 이용해 신속하게 진화시스템을 설치한 후 산불 진화에 나섰다.

이들은 신고 후 12분만에 불머리를 잡고 29분만에 70% 불을 진화했다. 이때 이들은 헬기가 없어도 완전진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38분 후인 오후 4시39분 완전히 불을 껐다. 지상진화대가 헬기 등 추가장비나 추가 인력투입 없이 신속하게 산불을 진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출동 중이던 헬기는 중간에 돌아왔다.

산림청은 산불이 발생한 초기부터 진화가 완료될 때까지 모든 상황을 '산불상황관제시스템'을 통해 파악하고 상황에 맞춘 진화지침을 내릴 수 있었다. 산불상황관제시스템은 산불위험예보시스템, 산불위치정보, 등산로정보, 산불감시카메라영상, 산불신고프로그램 등을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 종합적인 진화대책을 수립할 수 있게 한다.

통합 대응으로 문화재 소실도 막아 = 부처간 통합적 초기대응을 통해 문화재 소실을 막은 사례도 있다. 지난 4월 16일 오전 전북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에 있는 산에서 쓰레기 소각 중 산불이 발생, 3ha의 산림이 불탔다. 산림청과 완주군 등은 19대의 진화헬기와 10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6시간만에 불을 껐다.

이날 처음 불이 일어난 곳에서 4km 떨어진 곳에는 국보 제316호(극락전)와 보물 제662호(우화루)를 가진 완주 화암사가 위치해 있었다. 산불은 초속 5~6m의 강한 바람을 타고 급격히 번져나갔고 화암사의 중요 목조문화재가 불에 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산림청은 산불상황을 접수한 후 문화재청에 이를 전파하고 목조문화재 보호 등을 요청했다.

불이 발생한 지점에서 화암사는 12시 방향에 있었고 바람은 3시 방향으로 불었다. 하지만 산림청은 만약을 대비해 절이 위치한 12시 방향으로 산림헬기를 집중 투입했고, 산불은 화암사에서 1km 떨어진 지점에서 완전 진화됐다.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야간에 불이 났지만 산림청과 지자체가 함께 대형산불로 번지는 것을 막은 경우도 있다. 4월 13일 오후 9시 즈음 논산시 벌곡면에서 발생한 야간산불은 등산객이 소원을 빌기 위해 불을 붙여 날린 5개의 풍등 중 2개가 원인이 됐다. 불은 강풍을 타고 산 능선을 따라 급속히 번지면서 14일 아침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대피한 가운데 산림청과 논산시가 현장에서 밤샘 진화작업을 벌였고 14일 해가 뜬 후에는 헬기 14대가 진화작업에 동원됐다. 이 산불은 7ha의 산림피해를 냈지만 인명사고나 시설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봄철 산불 건수·피해면적 20% 감소 = 산림청은 지난 1월 '2013년도 전국 산불방지 종합대책'을 세우고 '봄철 산불특별대책기간'을 3월 20일부터 4월 21일까지 30일간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3월 9일 포항·울주 등 전국 동시다발·도심산불이 발생한 후 이를 신속히 수정했다. 산림청은 봄철 산불특별대책기간을 3월 11일로 앞당겼고 기간도 4월 30일까지 50일로 늘렸다. 또 5월 15일까지 봄철 산불조심기간을 설정하고 청명·한식(4월 5~7일), 어린이날(5월 4~5일), 석가탄신일(5월 17~19일) 등 등산을 포함 야외활동인구가 많아지는 때에 맞춰 산불예방활동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 15일까지 발생한 산불과 피해면적은 242건 528ha로 예년(2003년~2012년) 302건 693ha에 비해 각각 20%, 24% 줄었다. 30ha 이상 산불은 3건에 불과했고 대부분 산불이 1ha 미만의 소규모 산불에 그쳤다.

대형·도심·야간산불 여전히 취약 = 하지만 지난 3월 9일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난 산불은 한국의 산불 예방 및 진화시스템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했다.

전국에 건조 및 강풍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이날 하루 동안 25건의 산불이 발생해 444ha의 산림을 태웠다. 포항의 경우 도심 산지에서 불이나 주택 54동을 포함한 건물 111동을 태웠고 사망 1명을 포함 30명의 사상자와 2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시켰다.

울주에서는 야간에 일어난 불이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돼 주택 27동과 산림 280ha를 태웠다. 주민 3명도 다쳤다. 포항과 울주의 순간 최대풍속은 각각 10m, 11m였다.

산림청은 전국 어디에서 산불이 발생해도 30분 안에 소방헬기를 투입할 수 있도록 10곳의 헬기격납고를 운영하고 있다. 산불을 초기에 진화해 대형산불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3월 9일처럼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일어나면 진화용 헬기가 부족해 초기 진화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포항산불이 또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내일신문 3월 13일자 14면 기사 참조>

지난 19일 산림청은 '2013년 봄철 산불방지대책 추진결과'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산림청은 동시다발 산불이 발생하고 강풍이 불 때 진화헬기가 부족해 초동진화가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또 도심 및 야간산불에 특화된 산불예방·진화대응 체계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점도 드러났다.

도심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유관기관들이 신속히 상호협력체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2011년에 이어 헬기추락사고가 발생해 헬기안전관리 개선대책도 시급히 세워야 한다고 제기했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산불예방도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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